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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인문/사회
· ISBN : 9791192894881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6-06-10
책 소개
『버린다는 것』은 매립지와 재활용 선별장, 외진 농촌과 멀리 태평양까지 쓰레기의 여정을 따라가 며,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다양하고 끈질긴 노력을 ‘분해’라는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자고 하는 책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쓰레기 문제에 눈을 떴고, 지금은 도시 계획을 공부하는 저자는 복합적인 쓰레기 문제의 원인과 본질적인 해결책을 고민하게 해 준다. 우리 각자가 분해자가 되어 서로 연결되고 힘을 합치면 진짜 변화가 시작될 거라고 힘차게 말한다.
우리가 사는 도시는 눈앞에서 쓰레기를 치우는 것에는 유능하지만, 그렇게 치운 쓰레기가 결국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것은 불편하고도 서늘한 진실이다. 소외된 지역과 가난한 나라로 쓰레기가 몰리는 불평등은 가혹하기까지 하다. 매립지를 생태 공원으로 바꾼 서울 하늘공원과 미국의 프레시 킬스의 사례, 묻어 두기만 할 뿐인 매립지의 본질을 파헤친 ‘쓰레기 고고학’의 연구는 쓰레기를 처리해 온 역사와 한계를 그대로 드러낸다.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변화를 이끈 사람들이 있다. ‘용기내’ 캠페인과 포장 없이 물건을 살 수 있게 하는 ‘제로 웨이스트 상점’, 옷을 사지 말고 수리하고 돌려 입자는 캠페인을 벌이는 파타고니아, 수리하는 기술과 기쁨을 함께 누리는 수리공간 곰손과 리페어 카페, 안 쓰는 것을 나누는 플랫폼 등 다채롭고 새롭다. 나아가 저자는 지렁이와 버섯, 온갖 미생물 등이 죽은 생명체를 분해해서 생명의 사슬로 이어 주는 분해를 배우자고 제안하며, 환경미화원과 재활용 선별장 노동자, 자원 재생 활동가 등을 도시의 분해자로 새롭게 호명한다.
“생각하지 말고 마음껏 쓰고 버려!”라고 하는 세상에 대해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으로 우리도 분해자가 될 수 있다. 경쾌한 색채와 독특한 상상을 담아 그린 전지 작가의 그림들도 버린다는 것을 새로운 존재를 받아들이기 위한 다정한 초대로 바꾸자는 책의 메시지를 유쾌하게 전한다. 십대를 위한 인문학 너머학교 열린교실 24번째 책이다.
집 앞에서 태평양까지 쓰레기의 여정을 따라
불필요한 사진과 메일, 며칠 전에 한 약속이나 결심, 택배 상자와 휴지, 음료수 캔까지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버린다. 버리고 나면 사라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쓰레기는 사라진 것이 아니다. 『버린다는 것』은 집 앞에 버린 쓰레기봉투의 여정을 따라가며 우리가 버린 것들이 실제로 어디로 가는지 그 서늘한 현실을 살펴본다.
새벽녘 환경미화원의 손에 의해 수거차에 실린 뒤 쓰레기봉투는 먼저 소각장으로 갔다가 타고 남은 10-20% 찌꺼기가 되어 매립지로 실려 간다. 재활용품들은 재활용 선별장으로 가 컨베이어벨트에 실리는데, 최종적으로는 선별원들의 손길로 재활용 가능한 것이 걸러진다는 것은 잘 모르던 일일 것이다. 분리수거율 세계 2위, 재활용율 60%이라 하지만 여기에는 소각된 열에너지가 포함된 것이라 플라스틱 재활용율은 16%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도 놀랍다.
선별장에서 살아남은 플라스틱과 캔 등은 가난한 나라에 헐값으로 팔려간다. 처리하는 마을 주민들이 침출수와 독한 연기로 고통받는 ‘쓰레기 식민주의’의 현실은 가혹하다. 육지에서 처리되지 못한 쓰레기들은 결국 바다로 가서 미세 플라스틱이 되어 플랑크톤의 먹이가 되었다가 해양 생물의 몸 속에 들어가고, 결국 우리 식탁에 되돌아오고 있다.
이 모든 여정은 버린 것이 끝이 아니라 계속 이름을 바꾸며 새로운 관계를 맺고 있음을 보여 주는 한편,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불평등하고 가혹하다는 것을 알려 준다. 내 방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친구 집을 지저분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상식을 환기하며, 저자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 온 여러 활동 이야기로 넘어간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행동하다
그런데 애초에 왜 이렇게 쓰레기가 많아졌을까? 저자는 그 이유를 욕망을 자극하고 환상을 주입하는 상점, 쇼핑몰의 영업 비밀에서 찾는다. 물건을 쓰임새를 넘어 나를 표현하는 도구처럼 여기게 하고, 2+1 행사처럼 알뜰하고 싶은 소망을 이용하는 마케팅 기법을 쓰며, 물건의 교체 주기가 빠르게 돌아오도록 하거나 고치는 비용을 너무 비싸게 책정하는 것 등을 예리하게 지적한다. 20세기의 연금술이라 하는 플라스틱이 나오면서 쓰고 버리는 일회용 문화가 급속히 퍼진 것까지 살펴보며 쓰레기 문제에는 도시화, 대량생산과 소비문화, 기술 발전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알려 준다. 그래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여러 차원에서 끈질기게 벌어지고 있다. 『버린다는 것』은 그 현장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플라스틱 포장지나 용기가 없고 대나무 칫솔, 알약 치약, 용기에 담아갈 수 있는 액체 세제 등을 팔며 플라스틱 뚜껑과 우유팩, 텀블러 등을 다시 쓸 수 있게 하는 ‘구조 대상’ 코너를 둔 알맹상점, 작은 차량을 개조해서 움직이는 ‘소분상점’ 활동, 일회용기 대신 텀블러와 용기를 내는 용기내 캠페인 등등 톡톡 튀고 재미있는 활동 사례들이 펼쳐진다.
쓰레기를 줄이려는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의 행동은 기업의 변화를 이끌었다. 플라스틱 빨대나 포장을 줄이거나 플라스틱 라벨을 없애고 재활용 원자재를 20% 이상 사용하는 등이 그런 사례이다. 친환경적인 척만 하는 ‘그린 워싱’을 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옷을 무료로 수선하고 수선법을 가르쳐 주며 옷을 나눠 입을 수 있게 제안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하며 소비자의 사랑을 받게 되자 회사의 권리를 지구에 모두 기부한 ‘파타고니아’ 같은 회사도 있다. 이웃끼리 잘 안 쓰는 물건을 나눌 수 있게 한 플랫폼, 재고 의류를 다시 입자고 캠페인을 벌이는 패션 회사도 흥미진진하다.
저자는 개인이 만드는 생활 쓰레기는 전체 쓰레기의 10%도 되지 않고 거의 90%는 물건을 만들면서 공장과 제조업체에서 나온다는 것을 강조하며, 근본적으로 쓰레기를 줄이는 길은 소비를 줄이고 물건을 오래 쓰는 것임을 다시 한번 힘주어 말한다. 기후 위기와 에너지 위기를 생각한다면 더욱 깊이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자연의 분해자처럼 도시의 분해자가 되자
오래 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오래 쓸 수 있게 튼튼하게 만들고, 또 문제가 생기면 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저자는 수리할 권리를 함께 누리고 다양한 고치는 기술을 함께 나누는 공간을 소개하며, 자기 손으로 고쳐서 다시 움직이는 물건을 볼 때의 기쁨은 새로 사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나아가 자연에는 쓰레기가 없는 이유는 생명이 다하면 분해되어 다른 생명에게 필요한 자원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을 환기하며, 자연의 분해자들을 소개한다. 온갖 미생물들과 땅속에서 뿌리를 펼쳐 분해하는 버섯, 흙과 유기물을 삼키고 분변토를 배설하여 땅을 비옥하게 하는 지렁이들이 그들이다. 도시에도 분해자가 있다. 바로 환경미화원, 재활용 선별장의 노동자들이다. 흔히 폐지 줍는 어른이라 부르지만 수거차가 가지 못하는 골목을 누비며 자원을 다시 소생시키는 분들이라며 ‘자원 재생 활동가’라고 부르자는 제안은 새롭다.
『버린다는 것』은 ‘많이 만들고 대강 쓰고 버려’라고 하는 세상에 그것이 당연한지 질문하는 것부터 균열이 시작된다고 한다. 버리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분해하고 순환시키며 우리가 지구라는 큰 생태계의 일부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 버리는 것들이 어떻게 다른 생명과 연결되는지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 큰 변화는 시작된다. 책을 다 읽고 덮을 때는 ‘쓰레기’라는 말이 전혀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너머학교 열린교실 시리즈 스물네 번째 책
‘너머학교 열린교실’ 시리즈는 십대 청소년들과 삶을 구성하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나누고,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계를 스스로 구성하는 데 바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획되었다. 생각, 탐구, 기록, 느낌, 읽기, 믿음과 놀이, 본다는 것, 경제, 인권, 그림, 관찰, 언어와 소통, 스토리텔링, 기억, 공감, 쓰기, 묻기, 듣기, 살아 있다는 것 등 말에 담긴 새로운 의미를, 먼저 공부하고 배운 대로 살고 있는 저자들에게 묻고 그 삶의 이야기를 십대들과 나누는 ‘열린’ 교실이다.
첫 번째 책 『생각한다는 것』은 ‘2009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청소년저작발굴 및 출판지원사업 당선작’으로, ‘책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교사들(책따세)’의 2010 여름방학 추천도서에 선정되었으며, 2014년 서울도서관 한 도서관 한 책 올해의 한 책에 선정되었다. 이어 출간된 『탐구한다는 것』『읽는다는 것』 『사람답게 산다는 것』 『차별한다는 것』 등도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에게 좋은 책’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뽑은 어린이 청소년 책’, 경기도 교육청, 서울시 교육청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다. 23번째 책 『살아 있다는 것』은 세종도서와 2026 대구시 한 도시 한 책에 선정되며 청소년을 위한 필독서 시리즈로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목차
들어가며
버리는 것에 대해 질문하자
버려진 것들을 따라가면
버려지는 것들을 줄이려면
버린 후에는 분해하자
나가며
책속에서
가벼운 기분으로 내던진 물건들은 내 시야 밖으로 밀려나는 순간 이름표를 바꿔 답니다. 어제까지 책상 위에 놓여 있던 물건은 내 손을 떠나 쓰레기가 되죠. 마음속 어두운 기억이나 불편한 관계는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흐려지기도 하지만, 쓰레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과 달라서 그저 잊는다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한번 버려진 물건은 분명한 모양과 무게를 지닌 채, 우리가 모르는 어딘가에 남아 있습니다. 그럼 우리는 왜 버린 것이 사라졌다고 생각하게 되는 걸까요?
매일 수백 대의 트럭이 쏟아붓고 간 쓰레기 더미 속에서 다시 쓸 수 있는 금속, 플라스틱, 종이 등을 맨손으로 골라내 생계를 유지했던 폐품 수집인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난지도에 살았던 그들은 도시가 버린 것들 속에서 삶을 일구며, 쓰레기 산의 팽창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들의 손길이 없었다면 쓰레기 산은 더 빨리, 더 높이 쌓였을지도 모릅니다. 1993년,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는 마음내 문을 닫았습니다. 매립지 안정화 작업(땅속에 유독가스를 빼는 가스관을 묻고 강변에 벽을 깊이 묻어 침출수를 막는 등의 작업)을 하고 쓰레기 위에는 두텁게 흙을 덮고 잔디와 나무를 심어 공원으로 변신했습니다.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어깨를 맞댄 선별원들의 손길은 눈보다 빠릅니다. 자석이 캔을 끌어당기고 바람이 비닐을 날려 보내는 1차 분류가 끝나면, 그다음부터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진짜 분류가 시작됩니다. 투명한 페트병 사이에서 유색 병을 골라내고, 겉보기엔 똑같은 플라스틱이어도 딱딱한 것과 말랑한 것을 구별해 냅니다. 우리는 분리수거함에 쓰레기를 넣기만 하면 모든 것이 자원으로 다시 태어날 거라 믿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분리배출 세계 2위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숫자를 한 겹만 벗겨 보면 씁쓸한 진실이 드러나요. 우리가 믿었던 60%의 재활용률에는 태워서 없애는 열 에너지까지 포함되어 있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