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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92913506
· 쪽수 : 176쪽
책 소개
목차
작가의말
서리의 발자국을 따라나선 길 — 4
보리 주먹밥 — 9
머슴도 될 수 없는 아이 — 18
보퉁이를 도둑맞다 — 25
목숨을 건 산행 — 33
엽전을 부르는 이야기꾼 — 42
거지 왕초 달문 — 50
들켜 버린 꿈 — 62
서당 머슴이 되다 — 69
닷새 만에 언문을 익혀라 — 78
주름 지운 값 —88
억울한 누명 — 96
엿을 나누다 — 104
당당히 문을 두드리다 — 112
패랭이를 쓴 서리 — 120
마당에서 벌인 이야기판 — 128
날지 못하는 나비 — 134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 — 145
벗이 되는 나들이 — 158
갓을 쓴 아이 — 163
부록
이야기 속 인물 엿보기 — 170
책속에서
그 뒤로 서리는 나무를 하러 가지 않을 때면 전기수를 찾아다니며 이야기를 들었다. 자기도 모르게 전기수를 찾아가는 발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 서리의 몸을 그득 채운 이야기가 한 바가지씩 정성스레 퍼 담은 물처럼 찰랑찰랑 흘러넘쳤다.
언문을 알기 전과 안 후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 우물에 가면 우물물 위에 '우물'이라는 글자가 떠오르고, '개구리'도 떠올랐다. 하늘을 보면 '하늘'이라는 글자가 구름처럼 둥둥 떠다니고, '견우'와 '직녀'도 떠올랐다. 온갖 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났다.
종이에 진한 검은색 글자들이 세로로 줄을 맞춰 반듯반듯하게 쓰여 있었다. 가로획과 세로획의 시작 부분이 양반집 지붕의 처마 끝처럼 살짝 구부러진 것이 운치 있는 기와집을 보는 것 같았다. 서리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얼른 행랑채로 달려가 달빛에라도 책을 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