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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93024447
· 쪽수 : 192쪽
책 소개
목차
라벤더 · 7p
베이지 우드 · 31p
티타늄 화이트 · 49p
티타늄 화이트, 티타늄 화이트 · 70p
블랙 · 86p
골드 브라운 · 129p
메탈릭 블루 · 146p
애플망고 · 157p
애플망고, 아쿠아 · 171p
작가의 말 · 180p
프로듀서의 말 · 184p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몇 해 전, 입사 면접을 볼 때만 해도 안류지는 컬러 필드가 추구하는 기조와 방향에 온전히 동의했다. 누군가에게 이끌리는 마음이란 유한할 리 없었다. 혼자 좋아했던 사람의 숫자만 꼽아 봐도 당연한 이치였다. 결혼이 점점 사라지고 연인이 쉽게 바뀌는 세상에서, 한 사람을 오래 만나는 일은 거의 착오에 가깝다는 생각을 안류지 역시 하고 있었다. 새 기류를 거부하고 부정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수명이 길어진 사회 안에서 내내 수세에 몰렸고, 회사의 입지는 나날이 튼튼해졌다.
시체가 발견되자마자 경찰서에 제 발로 찾아온 용의자, 우울증과 분노 조절 장애가 있는 배우자만큼 적당한 피의자가 세상 어디에 또 있을까. 경찰서 입구에 선 안류지가 눈앞의 건물들을 이리저리 쏘아보았다. 진범은 바깥에 있다. 여자는 맞지 않는 퍼즐 판에 스스로 몸을 욱여넣었다. 언뜻 보기엔 그림이 완성된 것 같아도, 자세히 보면 조각 귀퉁이가 우그러져 있을 것이다.
안류지는 자신 앞으로 다가온 백환의 눈을 마주 보지 못했다. 그 역시 권태를 느끼지만, 자신처럼 신호를 무시할 뿐인지도 모른다. 마음이 변했다는 말을 입 밖으로 먼저 꺼내지 않겠다고 다짐했을 수도 있다. 루프톱에서 백환은 분명히 상기되어 있었다. 게다가 백환의 베이지 우드 뱅글과 여자의 밀키 핑크 뱅글은 지나치게 잘 어울렸다. 96BG. 상위 5% 안에 드는 조화로운 배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