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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93024874
· 쪽수 : 276쪽
· 출판일 : 2024-10-29
책 소개
목차
1부 - 블러디 마더 ..... 9p
2부 - 인터뷰 : 황혼에서 새벽까지
part. 1 ..... 225p
part. 2 ..... 231p
에필로그: 썸데이 도넛 클럽 ..... 241p
작가의 말 ..... 270p
프로듀서의 말 ..... 271p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놈의 주먹에 맞아 쓰러졌을 때 내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
정야. 26년 3개월이 된 내 딸.
그것이 내 마지막 기억이다. 나는 코피를 쏟으며 쓰러졌고, 넘어지면서 신발장 모서리에 뒤통수를 찍혀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놈은 맥없이 쓰러진 내 팔을 밟고 싱크대 위에 놓여 있던 오래된 장미칼을 집었다.
정야가 비명을 질렀다. 놈은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정야의 손바닥을 벴고, 이어 정신을 잃고 쓰러진 정야의 가슴을 찌르고 목을 그었다. 적어도 내 희망으로는 그렇다. 정야가 정신을 잃은 것이 먼저였기를 바란다. 정야의 몸에서 거짓말처럼 많은 피가 솟구쳤다. 정야의 피가 온 집 안을 적시고 내 몸을 붉게 물들이는 동안 나는 그 애를 생각하고, 사랑하고, 걱정했으며, 그리워했다.
그것에 모든 기력을 썼다.
내가 놈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건, 그래서였다고 믿고 싶다.
명주는 플래시가 켜진 핸드폰을 꼭 쥔 채 하수구 창살 쪽으로 다가갔다. 그렇게 다가간 하수구 창살 속에는…….
새까맣게 불에 탄 남자가 있었다.
탔다기보다는 그을렸다고 해야 할까. 입고 있던 옷이 피부에 눌어붙고 머리칼이 그을려 재가 됐지만 몸의 형태만큼은 상한 데 없이 온전히 보전되어 있었다. 좁고 네모난 하수구 속에 커다란 몸을 구겨 넣은 채 무릎을 꿇고, 고개는 바닥에 처박고, 두 손은 하늘을 향해 맞잡고 있는 남자는 마치 기도 굴에 들어가 간절히 기도를 하고 있는 독실한 신자처럼 보였다.
“일반적으로 연쇄살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반복 학습과 훈련을 통해 숙련도가 향상되는데, 이 사건의 경우 그렇지 않습니다.”
형사들이 일제히 정연을 바라봤다. 이번에도 좀 더 설명이 필요한 이야기였다.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첫 살인인 2018년 사건에서 이미 완결된 형식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 이후에 벌어진 사건에선 오히려 미숙한 면을 보입니다.”
“수사에 혼란을 주기 위해 일부러 그런 것 아닐까요?”
윤오가 물었다.
“글쎄요.”
정연의 얼굴에 깊고 날카로운 골이 파였다. 그녀가 생각하기에 범인은 마치, 시간에 상관없이 무작위로 사건을 선택해 저지르고 있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