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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73371
· 쪽수 : 436쪽
· 출판일 : 2022-07-1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2부
3부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녀는 희망이 없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제부터 상황이 어떤 식으로 치달아 갈지 역시 감히 확신할 수 있었다. 가슴이 조여 왔다. 정희는 손으로 눈을 가린 채 조용히 흐느꼈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모르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도 이것은 끝이 아니며 가장 나쁜 일도 아니고,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일들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는 걸 차마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다.
혜순은 딸이 있을 종합병원 장례식장 입구에 서서 축축해진 손바닥을 허리춤에 문질러 닦았다. 손을 잡아 줘야 할 테니까. 더 이상 아이의 엄마도, 누군가의 아내도 아니지만 아직 삶이 끝난 것이 아니라고 딸에게 말해 줘야 할 테니까. 혜순은 여기, 너를 다른 이름으로 불러 줄 사람이 있다고, 너는 내 딸이라고, 누구보다 먼저, 누구보다 오래 너를 그렇게 불러 온 여자가 여기 왔다고, 딸의 두 손을 단단히 붙잡고 말해 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혜순은 딸의 손을 잡아 줄 수 없었다. 으스러지는 정신을 다잡으며 준비해 온 말 역시 하나도 해 줄 수가 없었다. 품이 큰 상복을 입고 서 있는 정희의 곁으로 건장한 남자 형사들이 먼저 다가갔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정말 끔찍한 사람은 그녀가 작성한 기사 바깥에 있을 거였다. 내연녀를 살해하고 자살(하며 노인을 객사하게)한 김 씨의 아내. 어떤 의미에서 그녀의 악몽은 이제 막, 시작된 셈이다. 머리가 반 이상 날아가고도 숨통이 완전히 끊어지기 전까진 고통당할 수밖에 없는 것. 그것이 죽지 못한 자들의 숙명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