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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나쁜 일

가장 나쁜 일

김보현 (지은이)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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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나쁜 일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가장 나쁜 일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73371
· 쪽수 : 436쪽
· 출판일 : 2022-07-15

책 소개

오늘의 젊은 작가 37권. 김보현 장편소설. 그동안 김보현이 보여 주었던 매력들이 폭발하는 대표작이라 할 만하다. 나쁜 일 뒤에 더 나쁜 일, 이윽고 가장 나쁜 일이 연쇄하는 가운데 드러나는 물질주의와 물신주의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슬픔을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1부
2부
3부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소개

김보현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11년 문예지 《자음과 모음》 신인문학상에 단편소설 〈고니〉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3년 《올빼미 소년》으로, 2015년 《팽: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로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2017년 장편소설 《누군가 이름을 부른다면》을 출간했고, 2022년 장편소설 《가장 나쁜 일》을 출간했다. 2022년 개봉한 영화 〈올빼미〉의 원안을 썼으며 2023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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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녀는 희망이 없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제부터 상황이 어떤 식으로 치달아 갈지 역시 감히 확신할 수 있었다. 가슴이 조여 왔다. 정희는 손으로 눈을 가린 채 조용히 흐느꼈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모르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도 이것은 끝이 아니며 가장 나쁜 일도 아니고,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일들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는 걸 차마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다.


혜순은 딸이 있을 종합병원 장례식장 입구에 서서 축축해진 손바닥을 허리춤에 문질러 닦았다. 손을 잡아 줘야 할 테니까. 더 이상 아이의 엄마도, 누군가의 아내도 아니지만 아직 삶이 끝난 것이 아니라고 딸에게 말해 줘야 할 테니까. 혜순은 여기, 너를 다른 이름으로 불러 줄 사람이 있다고, 너는 내 딸이라고, 누구보다 먼저, 누구보다 오래 너를 그렇게 불러 온 여자가 여기 왔다고, 딸의 두 손을 단단히 붙잡고 말해 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혜순은 딸의 손을 잡아 줄 수 없었다. 으스러지는 정신을 다잡으며 준비해 온 말 역시 하나도 해 줄 수가 없었다. 품이 큰 상복을 입고 서 있는 정희의 곁으로 건장한 남자 형사들이 먼저 다가갔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정말 끔찍한 사람은 그녀가 작성한 기사 바깥에 있을 거였다. 내연녀를 살해하고 자살(하며 노인을 객사하게)한 김 씨의 아내. 어떤 의미에서 그녀의 악몽은 이제 막, 시작된 셈이다. 머리가 반 이상 날아가고도 숨통이 완전히 끊어지기 전까진 고통당할 수밖에 없는 것. 그것이 죽지 못한 자들의 숙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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