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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3093467
· 쪽수 : 134쪽
· 출판일 : 2024-03-15
책 소개
목차
1부 흰 눈썹에 가둔 새의 숨소리
나는 퍼즐러
오렌지 지구본
직립이 모호하다
바닥엔 바닥이 없다
끝까지 징
저물지 않는 눈동자들
금빛 비늘
뭉크에게 말 걸기
여윈 달력
수메르
every day
제비꽃 자리
휘파람 기도
중절모 신사와 기린
2부 저 붉은 꽃잎의 문을 두드리면
백일홍 뜰에서
소리 타고 흐르는 것
바람이 그린 그림
상수리 경전
사시나무에게 주문 걸기
바닥과 내통하다
동백으로 부르는 노래
보자기꽃
연인
무모한 반란
비 끝
알사탕
워너비wannabe
우산의 방향
몰입하는 일이란
3부 달의 이면에 숨은 문장
포스트잇
자체발광
김밥서체
달의 이면
맥놀이
아수라 침술원
엔젤트럼펫
젖은 금요일
바다제비 펜션
그리하여 수리하다
눈 밖의 눈
엘리베이터 부족
뿔들의 크리스마스
잎말이나방
묘수가 없어서
4부 벌겋게 익어갈 나의 사과들
회심곡
기린에게 보내는 송신
벌통론
자리바꿈
은밀한 착지
조우
메르디앙
장미가 질 거라는 예보는 없었다
오늘의 동선
적천사 은행나무
미완의 큐브
한꺼번에 노루
나빌레라
프라하 프라하
해설 _ 몸 안과 몸 밖의 세계, 그 합일 정신
이구한(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오렌지 지구본
남극과 북극을 빙빙 돌린다
자유로운 영혼일수록 침이 고이고
껍질은 오래전부터 탈출을 꿈꾸었을 것
귀퉁이 쪼그라든 오렌지
살빛 다른 이들에게 한 쪽씩 나누어졌을 것
꽃을 꺾은 자에게 손을 모은 바라나시*가
전설보다 더 오래 산다 해도
어찌 오렌지 역사만큼 살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끝이 보이지 않던 갈림길에서 달려 나온 바퀴는
바빌론에서 풀려나온 눈빛이다
눈 감고 입을 열어 과즙 한입 삼키면
쓴맛 단맛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껍질 잃은 알맹이가 초라하다지만
어느 낯선 접시별에 툭 던져진다면
오렌지 아닌 다른 이름이 되어도 좋다
내일은 어디에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 인도 북부의 도시.
바닥엔 바닥이 없다
바닥에 떨어지면 닿는 바닥은
멀고도 가깝지
바닥은 바닥을 볼 수 없다
단단한 바닥일수록
깨지는 아픔은 크고
우뚝 멈추는 곳에서
금세 튕겨 올리는 스프링
햇살 비켜 간 골목길로 떨어졌을 때
푹신하게 받아 주는 바닥
여기가 끝이라고 생각할 때
슬그머니 사라지는 바닥
피멍 곱씹은 땅
이슬 내린 뒤에야 들국화가 스르르 일어나는 걸
바닥 없는 바닥에서 알게 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