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3333006
· 쪽수 : 134쪽
· 출판일 : 2023-09-01
책 소개
목차
엄마는 단호박 20
엄마표 펀치라인 22
순삭 24
엄마는 위대해 26
엄마 말씀 잘 듣자 28
냉철한 평가 32
외모지상주의 34
갈 36
엄마는 빼줘 38
엄마의 복수 40
손바닥 안 42
엄마라 부를래 평생 48
엄마와 엄마들 50
엄마 사랑해요 54
다려둔 정장 58
지진 64
틈새 작업 회고 68
완벽한 엄마상 74
엄마라는 섬 78
도서관 나들이 80
고양이와 쥐 82
엄마는 독서광 90
엄마의 편식 90
엄마의 찬합통 94
삐딱한 뒤통수 100
늘 새 옷 102
하얀 기억 106
엄마의 다음 생엔 112
Multiverse of Mother 114
저자소개
책속에서
저녁을 먹지 않고 늦게 들어가는 길에 엄마에게 전화했다. 자다 일어난 목소리로 이미 저녁을 먹은 후 한숨 자고 있었다고 하신다. 뭘 좀 사 갈지 물으니 배를 깎아 드시고 있다는 답을 하셨다. 방금 자고 있다고 하시면서 동시에 배를 먹고 있다는 혼란스러운 이야기. 무슨 소리냐 되물으니 저녁을 좀 많이 먹었더니 배가 너무 불러서 방금 자다가, 목이 말라 잠을 깨서 지금 배를 깎아 드신단다. 배가 불러서 배를 깎아 먹는 엄청난 펀치 라인. 엄마의 클래스에 다시 한번 리스펙했다. 역시 나를 낳은 우리 엄마가 맞다. 그러면서 너 뭐 먹을걸 사올 거라면 순대를 사오라고 콕 집어 말씀하셔서 분식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하루는 집에 와서 입이 심심하던 차에 과자 한 봉지가 눈에 보였다. 부드러운 고구마 맛 과자 큰 봉지라서 좀 부담스러웠으나 그냥 맛만 보고 다시 묶어두면 되겠거니 싶었다. 그래서 뜯고 한입 두입 먹다가 TV 드라마를 보고 있던 엄마에게 먹으라고 권했더니 처음엔 한사코 손사래를 치며 거절하셨지만, 우리 엄마가 아닌가. 이내 슬쩍 드시기 시작하셨고 나는 몇 조각만 먹은 후 샤워를 하고 나왔더니 엄마가 역정을 내신다. 입안이 다 헐었다고. 그새 그 큰 봉지를 다 드셨다. 지퍼가 없어서 닫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 덧붙이시며.
집에 갔더니 엄마는 웬일로 피자와 치킨을 사 오셨다.
별로 배고프지 않아서 몇 조각씩만 먹다가 옆에 옥수수 샐러드가 있어서 뜯어 먹으려니 엄마는 내게 '옥수수 묵지 마라. 그거 살 잘 찐다더라.' 라고 말리셨다. 피자와 치킨을 먹는 내가 옥수수 먹고 더 살찔까 봐 걱정하신다.
역시 엄마는 위대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