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3412251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4-02-13
책 소개
목차
1부 누가 나의 감추어진 손을 끌어내 줄까
심야 버스
봄날
아직 가만히 놓다
긴 잠깐
금영노래방
어제는 생일이었다
오늘
생각은 끝났습니다
그러고 싶었던 것처럼
막막함이 나를 살릴 것이다
적벽, 그 아래서
끝은 없었다
2부 밤의 긴 침묵이 날아다녔다
상사초
일식의 하루
부르지 못할 이름
공모
붉은가슴딱새
셋, 동행
저의 불찰입니다
빈 술병이 쓰러져 우는 시
어두움 너머
나의 70년대식
나의 80년대식
나의 90년대식
3부 짧은 사랑의 기록이라고 해 두자
야간 산행
식물학
물푸레나무
입하
가을의 구도
사과
표해록
노란 선 안으로
패턴으로 기억해
쑥보다 레몬그라스
잉카인들은 고향을 감자라고 불러
심해에서
카슈가르에서 한나절
4부 꾸어야 할 꿈이 너무 많아서
세월
들여다보다
연애 고샅길
1월은 길었다
직선과 사선
스물에서의 한밤
재경향우회
골목 끝에 우리 집이 있는데
4월은
삼거리 버스 정류장
인정하긴 싫겠지만
한낮
해설
어둠의 저편, ‘불빛−불 비늘’의 욕망
—고명철(문학평론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어둠이 밤새 일렁일 때마다 불 비늘이 되어
외로운 이의 창가를 밝히고 싶었다
심야 버스의 낯선 실내등이 파랗게 질려 간다
어둠을 배경 삼아 더 파랗게 질려 가는 찌든 얼굴들
이마가 창문에 차갑게 닿는다
출렁거리며 어둠이 다가왔다가 물러선다
어둠을 뚫고 먼 인가의 불빛이 다가오다 망설인다
이 버스가 닿는 곳이 내일이다
―「심야 버스」 부분
추전역을 지나면서
아직 오늘이 다 가지 않았다는 것과
더 기다릴 여력이 남아 있다는 것에 숨을 내쉰다
(중략)
막막함이 나를 살릴 것이다
발부리에 차인 돌멩이를 주워 던지며
그리워할 사람이 없을 때가 좋았다고
말하려다 그만두었다
손이 펴지지 않았다
항상 무언가를 쥐고 있어야 했던 손이지만
항상 비어 있다고 기억하려 했다
―「막막함이 나를 살릴 것이다」 부분
손에 넣으면 금세 부러질 듯한 몸매와
인기척에 놀라 그림자까지 떠메고 사라지는 딱새가
그 어마어마한 슬픔을 어떻게 물어 날랐을까
슬픔은 어둠이 흔들어 깨워
아침이면 유리창에 기대어
딱새를 기다리게 하는 것
―「붉은가슴딱새」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