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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흔

그늘흔

김성백 (지은이)
걷는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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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흔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그늘흔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3412954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5-06-09

책 소개

김성백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그늘흔』이 걷는사람 시인선 125번째로 출간되었다. “그늘 속에서 유영하던 밤들”(「시인의 말」)을 지나 비로소 내보이는 이 시집은, 어둠과 침묵의 시간을 견디며 ‘그림자뿐인 생’을 살아온 존재들의 언어 없는 고통을 비로소 ‘시’로 호명하는 작품이다.

목차

1부 누구한테 배웠을까 낮아지는 저 기술은
잉여숨
쪼그려 뛰기
그늘흔
살고 싶은 아이
화정
징걸이
일인용
섀도복서
소파미륵
빵 나오는 시간
중고 소년
내부순환로
누생
보기 중에 없음

2부 극단에로의 전조

그레타 툰베리에게
보건증
셔틀
태권브이
꼭두
아무와 누구의 총파업
요양원
개와 기계의 나라
사바나 가설
투사에게
창문 도둑
녹슨 풀
림보의 연인
일란성

3부 부서진 꽃대를 위한 변호

10리터의 눈물
먼 등
한 닢의 女子
약달력
주소들
석태아
환승
월말
고립계
햇물
무지개를 데리고 갔다
연희삼거리
개미마을

4부 빨강은 모두 연애를 한다

눈님
일부러 사랑한 당신
삼대 유감
손잡이
귀에서 삐 하는 소리가
도자기 여인
조왕
해류병
개닛
늙숨
사량
끝과 미안
아름다운 태풍의 생애주기

해설
그늘의 계보학 − 사라진 그림자들과 마주하기
—김대현(문학평론가)

저자소개

김성백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서울에서 태어나 2018년 계간 《시현실》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제14회 조영관 문학창작기금을 수혜했다.
펼치기

책속에서

거울 깊숙이 울음을 파묻는 놀이
아이는 꼬리를 잘라 그늘을 살찌웠다
여름이라는 짐승, 그 서늘한 발작

여름에서 하나씩 버리면
어른이 되지

기다림이 어두울수록 끄트머리가 헐거워지는
그늘의 실패

― 「그늘흔」 부분


여인이 방을 나오는 시간은 빵들의 장례식
너는 두 개의 창문 너머로 방을 본다
부풀어 오를 대로 올라야 숨이 멎는 곡물의 뼛가루

석양이 노릇노릇 익어 갈 때면 여인은 손바닥을 우려낸 물에 방을 헹구곤 했다
오븐 속으로 뛰어들고 싶었던 많은 밤들

(중략)

무에서 유가 태어나는 우연과
빈 고택에 누룩이 움틀 확률에 기대어

텅이 가득 찬 빔에서
멍이 분주한 함까지
―「빵 나오는 시간」부분


막이라는 말에는 지향점이 박혀 있어서 반드시 어딘가로 떠나야 한다
무릎을 부수고 가죽을 찢고
기상천외한 터닝 포인트를 찾아 얼음이 불타기를 기다리는 붕어처럼
그것은 뭐랄까, 마지막 신파일 것

(중략)

예정된 엔딩을 벗어나 썩기만을 기다리는 독백처럼
드러내기 힘든 나의 절반은
당신에겐 누수 같은 존재였을 것

뚝뚝 떨어지는 모든 것은
간절했다
―「누생」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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