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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이 찾아왔다

다정이 찾아왔다

김지헌 (지은이)
청색종이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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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이 찾아왔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다정이 찾아왔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3509388
· 쪽수 : 164쪽
· 출판일 : 2026-07-10

책 소개

김지헌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다정이 찾아왔다』는 생명에 대한 애정과 인간에 대한 연민, 그리고 시를 향한 기다림이 하나의 세계로 수렴되는 작품집이다. 그의 시는 오래전부터 자연과 인간을 분리하지 않는 시선 위에서 전개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 시집에서 그러한 생명 의식은 이전보다 더욱 깊어지고 넓어졌다.

목차

05 시인의 말

Ⅰ
13 절필
14 물의 캔버스
16 노랑어리연꽃
18 눈사람
20 노동요를 듣는 아침
22 상처에게 말 걸기
24 단풍 조문객
26 두부
28 살구가 입을 닫았다
30 섀도 맨
32 섬에 살아요
34 자명종
36 운수 좋은 날
38 세족(洗足)
40 싸목싸목
42 완벽
43 시집 읽기
44 소월과 남조 사이
46 애연가
48 폭염도 시가 되네

Ⅱ
51 금요일
52 흰 책이 있는 도서관
54 마음의 내력벽
56 꽃구경
58 꽃의 항변
60 무연고자 김경철 씨
62 그 말씀
64 노마드
66 당당하게 뻔뻔하게
68 날지 못하는 새
70 문밖의 그대
72 손금
74 안개의 도시
76 집사
78 유쾌한 거래
80 6140

Ⅲ
83 손바닥 이불
84 4월의 폭설
86 그 땅에 사람이 있다
88 십자가 언덕
90 손
92 십일월
94 저녁의 친구
96 헛것에도 저녁이 내려
98 시소
100 즐거운 감옥
101 한없이 높고 깊은
102 당근 마켓
104 돌옷
106 그 여자 지니 2
108 모시나비의 사생활
110 빵 굽는 남자

Ⅳ
113 모기 경전
114 움
116 도다리 쑥국
118 가족
119 기쁨
120 나의 식탁은
122 누가 잡초라고 했나
124 뽕나무 밑동을 자르다 문득
126 꿈꾸는 가발공장
128 동거인
130 수국을 기다리며
132 메콩 강 소녀
134 빨래
136 게발선인장
138 바라나시
140 벚나무 장례식
142 저 초록들!
144 장마


해설
145 생명화(生命化)를 위한 생명화(生命花)의 시작(詩作) | 나민애(문학평론가)

저자소개

김지헌 (지은이)    정보 더보기
충남 강경에서 태어났다. 1997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 『다음 마을로 가는 길』 『회중시계』 『황금빛 가창오리 떼』 『배롱나무 사원』 『심장을 가졌다』 『다정이 찾아왔다』를 썼다. 제13회 미네르바문학상, 제8회 풀꽃문학상을 수상했다.
펼치기

책속에서

배롱나무 아래 수반 하나
지난봄 노랑어리연꽃 한 포기를 얻어 수반에 심어 놓고는 아침저녁 줄어드는 물을 채우며 기다렸지요 수반 아래 금이 가 있는 줄은 모르고 물을 채우며 배롱나무 꽃 아래 노랑어리연꽃이 참 잘도 어울리겠다는 생각에 이미 꽃을 본 듯 웃음이 배곤 했지요 가끔은 고양이들이 그 물을 먹고는 수반 속 구름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다 가기도 했는데, 마치 오래전부터의 약속인 듯 말이죠 한여름엔 수반의 물이 더욱 빠르게 줄어 동네 고양이들이 다 몰려든 줄 알았어요
고양이들이 분주할 때면 쏜살같이 물까치가 다녀가기도 했지요

노랑어리연꽃은 다녀갈 생각이 없는지 배롱나무만 꽃비를 흠뻑 뿌려 주네요
밑동에 금이 간 수반을 메우곤 아침저녁 물을 흘려 넣으니 종일 구름이 머물다 갑니다 여전히 노랑어리연꽃은 와줄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배롱나무 아래 수반은 이 말 저 말 받아 적느라 깜빡 했을까요
어느덧 배롱 꽃도 지고 마당의 나무들 약속이라도 한 듯 침묵에 드는 시간
빈 하늘만 수면 위에 머물다 갑니다

나는 지금껏 무얼 기다렸던 걸까요
60년대식 연애처럼 서성거리다 입도 못 떼던, 한 계절이 다 가도록, 아니 평생을 걸어오면서도 보내지 못하는 그리움이었을까요

― 「노랑어리연꽃」


아룬 제간은 국경 없는 의사회 소속
인도적 지원 어드바이저
세상에서 가장 큰 감옥이 되어 버린 가자 땅에서
목숨 걸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 날마다 굶어 죽거나
공습으로 죽임 당하거나 미쳐 버리거나
삶의 터전은 이미 부서지고 파괴되어
부모 잃은 아이들 배회하고
무표정의 사람들 목숨 연명하고 있는 땅
이 세계는 어차피 모순덩어리라며
어떤 사람들은 가볍게 말하기도 하지
작은 모니터를 통해 처참하게 파괴된 가자 땅 들여다보며
밥 먹듯 아무렇지도 않게 전쟁놀이를 보는 일
아프다는 말에 내성이 생기듯
슬픔도 이미 무딘 칼날 되어
가자 사람들에게 싸구려 희망 하나쯤 던져 주고는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는 척
배부른 오늘이 미안해 애써 핑계를 찾으며
부풀어 오르는 꽃눈에 시선을 주다
늙은 퇴역 군인처럼 길고양이나 챙기며
다만 누군가 혁명을 일으킨다면
그땐 두 손 들고 뛰쳐나갈 수도 있다고
말이나 쏟아내겠지

― 「그 땅에 사람이 있다」


도서 정보 제공 : Yes24(www.yes24.com), 알라딘(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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