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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3615034
· 쪽수 : 140쪽
· 출판일 : 2023-12-15
목차
시인의 말
1부
인생 소묘
적요寂寥의 봄
심혈관 센터에서
아름다운 힘
얼레지꽃
파문과 평정 사이
민달팽이
오만과 편견
적응
생生의 상징
아름다운 동행 23
순례자의 길
시를 긷다 2
2부
나무나루 소리
강진만 갈대숲 2
수선화섬
게
사랑 소묘
소나무를 읽다
눈꽃 되는 법
목포항
녹차를 읽다
이내의 목포항
떠난 것은 봄을 품는다
비 그친 뒤
직립
3부
벚꽃비
파도
마른 겸허
아카시아꽃
필드의 꿈
어떤 충고
설렘
추색의 함평구장
푸른 물고기
거위
봄은 왔는데
잔디밭의 꿈
4부
메밀꽃
깨꽃 2
이팝꽃 3
풍경소리
이팝꽃 4
수선화 섬의 어머니
봉선화
소낙비
내가 낙엽이다
대숲 울음소리
뒤로 가는 풍경
어머니는 둥글다
5부
덕유산 상고대
무등산은 침묵한다
승화
8월 뱀사골 사유
천관산정의 억새꽃
화순 옹석산의 첫눈
35도 장성 입암산
노고단 상고대
마이산 벚꽃 길
월출산의 사유
섬이라는 너를 지웠다
견인
해설
서정의 힘 | 신병은(시인)
저자소개
책속에서
인생 소묘
찰나다.
배냇저고리와 수의 사이의 짧은 시간이다
젖니와 틀니 사이 공간의 거리 달리기다
갓난아이 첫 울음소리와 마지막 숨비소리 사이
생을 노래하는 오페라다
탯줄과 분향소의 사이
인생을 채색할 그림은 내 손의 붓에 달렸다
삶,
언젠가 우리가 닿아야 할 결승선을 향한
사랑의 경주다
푸른 잔디 위에서
행복의 홀컵을 향해 구르는 공이다.
잠겨 있는 자물쇠를 열어젖혀 보는 노동과
수고로움이 지나가고 난 뒷날에는
서툴게 숨겨 온 서글픈 이야기를 꺼내놓기로 한다
새로울 것 없는 새 길이 먼 뒤에서 도착하리라는.
적요寂寥의 봄
어느 늦가을
손톱 밑이 까만 손으로 깨 자루를 내미시며
깻단을 바스러지도록 두들겨 팼다는
그래서 마음이 아팠다는
아버지의 말씀,
자꾸 생각나는 것은
예감이나 한 듯
죽음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이다
요양원 창문 속 표정 없는 얼굴
시간을 갉아먹는 소리만 살아 있을 뿐
평생 등짐 졌으니, 꽃 지고 핀 것을 알지 못했던
아버지의 생이 슬픔을 산란하고 있다
봄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아버지의 눈자위는 자꾸 꺼져만 간다
얼레지꽃
다스운 볕을 주셔야
웃음꽃 터뜨리는 자줏빛 ㅇㄹㅈ랍니다
치맛자락 걷어 올리고
봄바람 따라
날렵하게 날아갈 듯
손끝까지 출렁이는
가벼운 어깨춤
그 자태, 봄바람 난 여인이라네요
반그늘에서 더 매혹적이라고
나를
‘ㅇㄹㅈ’ 라고 부르는 그대
어디쯤 계실까
방창方暢이 가기 전에
손 내밀어 봐요
봄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