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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3615331
· 쪽수 : 148쪽
· 출판일 : 2025-07-25
목차
** 시인의 말
1부 날아오른 국화꽃자리
언향言香 14
4월, 그 힘찬 발돋음이여 16
손톱반달 18
작은 사슴섬의 이별 꽃 19
불꽃 20
등꽃 23
별이 되어 일어서다 24
내 고향은 그리움의 꽃 26
그리움 속에 가을을 묻고 28
날아오른 국화꽃자리 30
밤빛에 스며든 물바람 31
뱃길 하모니 32
강빛에 물들다 33
비단섬 거금도에서 34
섬 하나 섬 하나 섬 36
비대면 38
2부 터널에 갇힌 심장
모래 꽃 피워낸 추석 보름달 40
그리움 안고 있는 백도 42
바다 여행 44
깨어나다 47
수증기 50
터널에 갇힌 심장 52
진달래꽃 55
당신을 가슴에 담았어도 58
영원히 살아있을 인동초꽃 그 향기 61
그리움 64
흩날린 꽃잎으로 다가선 사람 66
그리운 얼굴 68
그리운 사람 70
고장 난 수도 72
하늘이 울다 74
예초기 높은음 76
3부 구름의 언덕
불을 지피다 78
구름의 언덕 80
규봉암의 가을 81
세월의 표피 82
만연산 산책길 84
토속골 투박이 86
다선 일미에 젖어 들다 88
이른 아침 논둑길 90
기다림 2 91
너나들이 향기 꽃 92
산 94
희망 찾기 95
로컬푸드 부표 98
운주사 전경 100
내 안의 방문객 102
구름다리 104
4부 손톱을 사이에 두고
쑥섬 106
덮개 107
지렛대 선물 108
냄비의 두 귀 109
손톱을 사이에 두고 110
묶음줄 112
쫀득쫀득 114
바위 귀 115
바위에게 116
굴곡 118
자연에 물들다 120
꼬순내 122
바닷물에 젖어 든 달빛 그림 124
해넘이 속으로 126
기원 127
** 해설
향토의 샘에서 길어 올리는 서정의 두레박┃노창수(시인·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밤빛에 스며든 물바람
어둠이 내려와
물소리마저 잠재우려는 계곡
안개만큼 빈 무게로
고요롭게 숨죽여 스며든 실핏줄
물 위에 사뿐 내려와
맴도는 듯 공간을 점유한다
희미하기 그지없는
녹색 엷은 빛
밤으로 이어진 장막 사이에 두고
어수선한 일상 차분하게 가라앉혀
한줄기 물바람으로 머문 자리
한가롭게 숨 쉬는 계곡은
지금
휴식을 마중하고 있다
깨어나다
아버지는 전화를 받지 못했다
깊은 잠에 묻혀 있어서
벨소리는 귓바퀴를 돌아나갔다
보통 때는
무의식적 반사행동으로
울림에 익숙해서
깜빡 늦잠에 젖어있다가도
소리 강도와 상관없이
수화기 잡아끌어 귀에 대는데
오늘 아침은 정적뿐이다
순간
침묵하던 사념이 꿈틀대고
무심하게 흐트러졌던 시간이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며
긴장모드로 전환한다
언어가 몸을 일으켜야 맞는데
아버지 손은 멈춤 그대로인 듯
한없이 길게 냉랭하다
아직 늦잠이겠지
잠시 생각의 끈 들추며
애써 태연한 척
손에 든 전화기를 껐다
아예 내려놓았다
죄명이 무엇인지도 모르게
방망이 치고 있는 심장 소리
뇌파진동으로 이어져
의식 세포들까지 두들겨 때린다
뜀박질 속력으로 방문 열었을 땐
오랜 병석 훌훌 벗어나
먼 길 혼자서 걸어갈 차비 마쳤는지
아버지는 미동조차 거부했다
귓바퀴 돌아나간 벨소리와는 무관하게
청아한 풍경 음 앞세운 아버지는
분명 또 다른 구슬픈 가락에 옷자락 펄럭이며
훠이 훠이 깨어나고 있었다
너나들이 향기 꽃
첫물에 이어
두 번 세 번째 살이
취나물 부추 싹
돋음으로 일어나
햇살 구름 단비 맞으며
텃밭 채워 보듬는다
백색 순한 자연의 언어 품은
작디작은 조각 꽃잎들
가림막 없는 대지에서
흙밥 나눠 갖는 흔희작약
속 깊은 사랑이 향기로 여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