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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3740101
· 쪽수 : 220쪽
· 출판일 : 2024-08-05
책 소개
목차
이야기를 시작하며
I. 어떻게 떠나보내고, 떠나야 할까
리추얼
상실과 애도
1이 사라지지 않는 카톡
생전 만남과 장례식장에서의 만남
가족이라는 이름, 조건과 사랑 사이
울지 말아라
신여성
편안한 이별과 정 떼는 시간
임종을 보여주는 자식
‘무엇’과 ‘어떻게’의 차이
지나고 보면 그때가 좋았다
목구멍에 밥을 들이민다는 것
이어달리기
II. 우리를 향한 또 다른 질문들
영 케어러를 위하여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 1: 누가 진짜 가족인가?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 2: ‘거의’ 남편
섣불리 위로하지 말기
외주화되는 죽음들
집에서 평온히 임종하는 일
돌봄과 간병에 대한 짧은 생각
타인의 불행을 마주하는 태도
약보다 중요한 것
고령 환자의 병원 입원에 관하여
환자가 아닌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이야기를 마치며
저자소개
책속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는 비슷하면서도 저마다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그리고 우리는 반드시 언젠가 그 풍경 속에 서게 된다. 지금도 여전히 누군가의 어제가 누군가의 오늘에, 누군가의 오늘이 누군가의 내일에 영향을 미치고, 우리는 그렇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만 주변으로 시선을 돌리면, 우리에게는 삶을 관찰할 기회가 많고, 우리는 그렇게 다양한 삶을 거울삼아 스스로를 돌아보며 나아질 수 있다.
사람들은 보통 삶과 죽음이 명확히 경계가 나뉘어지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 경계가 어디인지는 늘 모호했다. 삶과 죽음은 정확히 이분할 수 없다. 임종을 목전에 둔 환자도 이미 죽었는지 아직 살아 있는지 애매할 때가 많았다.
사람들은 성스러운 절차를 통해 보통의 순간을 의미 있는 순간으로 만들곤 한다. 리추얼은 그것이 행해지는 순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는 때로 삶이 이어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 그때를 되돌아보면 그날 환자의 사망 시간은 중요하지 않았다. 남은 사람들이 마음의 준비를 하고 그들만의 리추얼을 치를 수 있느냐가 중요했다. 환자가 객사하지 않고 집에서 임종하는 것이 환자를 위해서만 필요했던 게 아니었다. 남은 사람들이 고인을 온전히 떠나보낼 수 있는지가 중요했고, 그러기 위해 그들만의 의식이 필요했던 거였다. 그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이를 위해 환자를 집으로 모셔왔고 그들이 원하는 대로 준비한 의식을 마친 셈이었다. 나는 그때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도 그와 같은 리추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