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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3749135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5-04-1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내가 겪은 시가 나를 구원한다
1부 울면서 걷는 마음
<사는 일> 나태주 / 울면서 걸었다
<속리산에서> 나희덕 / 인생은 개척이 아니라 살아가는 것
<야간 산행> 오세영 / 시시포스의 운명
<생활에게> 이병률 / 일의 기쁨과 슬픔
<동사무소에 가자> 이장욱 / 동사무소만이 알고 있다
<삶은 달걀> 백우선 / 새가 먼저인지 알이 먼저인지…
<밥을 주세요> 김지녀 / 정답이 없는 시
<지하인간> 장정일 / 반지하 인간
<겨울산> 황지우 / 나도 견디고 있다
2부 번지는 마음
<밤> 박시하 / 슬픔과 침묵
<어둠이 아직> 나희덕 / 이토록 충만한 어둠
<초산> 장석주 / 울음이 온몸으로 밀려들어온 후에
<무릎으로 남은> 유병록 / 어찌하여 이번 생에
<사과 없어요> 김이듬 / 소심하면 어때
<밥> 천양희 / ‘혼자’라는 시대
<탕자의 기도> 손택수 / 나는 떠돌이
<껌> 김기택 / 내 안의 파시스트
<아프리카의 어느 어린이가> / 너는 어느 색이냐고 묻는 말들에 관하여
<형용사로 굴러가는 기차> 박연준 /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수묵 정원 9 – 번짐> 장석남 / 번짐의 기적
3부 슬픔을 공부하는 마음
<어두워지기 전에> 한강 / 한강의 눈꺼풀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심보선 / 기리코의 그림과 함께한 십오 초
<길을 잃다> 이병승 / 발자국이 찍히길
<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 박준 / 슬픔은 자랑
<교조> 송경동 / 답답함과 굳은 마음 사이
<오래된 기도> 이문재 / 눈을 감거나 천천히
<화> 도종환 / 화가 난 내 앞에서
<질투는 나의 힘> 기형도 / 촘촘한 결핍의 마음
<침대를 타고 달렸어> 신현림 / 돌침대와 라텍스
<내 자아가 머무는 곳> 박서원 / 밧줄이 필요해
<어쩌자고> 진은영 / 어찌할 수 없고, 어찌할 바를 몰라도
4부 늠름한 마음
<외딴섬> 홍영철 / 지금 이대로
<빈 집> 기형도 /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
<전화> 마종기 /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포개어진 의자> 김소연 / 서성이는 의자
<독거> 안현미 / 감사한 일요일
<권오준씨> 정영 / 누구나, 아무나
<너에게> 최승자 / 궁금하고 절박한
<젖이라는 이름의 좆> 김민정 / 맨몸으로 맞서는 시
<이우성> 이우성 / 잘생긴 마음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 황인숙 / 고양이의 본능을 품고
5부 사랑에 답하는 마음
<남해금산> 이성복 / 헤어질 결심
<다음 생에 할 일들> 안주철 / 이번 생에는 피식
<국수> 이재무 / 희망의 따근한 국수
<오직 한 사람> 황화자 / 서울 남편 장춘 남편
<남편> 문정희 / 위대한 동맹
<추억의 다림질> 정끝별 / 다리미의 눈물
<물을 만드는 여자> 문정희 / 오줌에 대하여
<둥긂은> 허은실 / 둥글게 굴러가기 위해
<내 늙은 아내> 서정주 / 시처럼 살다
<헤어지는 연습을 하며> 조병화 / 잘 떠나는 연습
6부 고결한 마음
<폐허 이후> 도종환 / 머리에 쌓인 재를 털고 나아가는 시간
<버들가지들이 얼어 은빛으로> 최하림 / 시간을 바라보는 일
<종점> 이우걸 / 다정한 그 어깨는 어디로 갔을까?
<뒷골목 풍경> 이동순 / 그리운 소음
<눈> 윤동주 / 하얗고 시려운 마음을 생각하며
<내 기분> 강달막 할머니 / 사랑스러운 기분
<무서운 손자> 강춘자 할머니 / 가장 무서운 시간
<늙은 여자> 최정례 / 몇 겹의 여자
<웃지 마세요 당신,> 이규리 / 대답할 수 없는 물음
<엄마가 들어 있다> 이수익 / 살과 살의 추억
<귀여운 아버지> 최승자 / 세상의 모든 아버지에게
<바람 속에 답이 있다> 밥 딜런 / 바람만이, 노래만이
에필로그
추천사 조용하게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주는 것 -이우성
인용시집
저자소개
책속에서
"저쪽 마을에서부터 여기까지 저 너머 큰 길까지 두 시간 걸어가면서. 타박 타박 타박… 그때… 나는 오십 중반에 완전히 망한 사람이었습니다. 거드름 피우며 행세했던 장학사를 그만두고 초등학교 교감으로 내려왔고, 서울에서도 완전히 잊힌 시인이었어요. 망했다는 걸 인정하고 울면서 길을 걸었어요. 울면서 걸으며 시도 쓰고 풀꽃 그림도 그렸습니다. 그 길이 없었으면 나는 끝이었을 거예요. 울면서 걸으면서 나는 달라졌어요. 울면서 <사는 일>이라는 시를 써서 지금의 내가 있어요."
선생은 자신을 휴짓조각이나 돌멩이처럼 길 위에 던져 놓았다고 했습니다. 나태주 선생과 길 위에서 주거니 받거니 읊은 수많은 시가 있지만, 이 시 <사는 일>이 가장 기억납니다.
'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 굽은 길은 굽게 가고, 곧은 길은 곧게 가고… 걷지 않아도 좋을 길을 두어 시간 땀 흘려 걷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나쁘지 아니했다…'
-<울면서 걸었다> 중
어린이의 뼈 때리는 통찰에 얼굴이 훅 달아오르는 시입니다. 정말 그러고 보니 아플 때도 추울 때도 블랙은 언제나 블랙입니다. 태어날 때도 죽을 때도 블랙은 한결같은 블랙입니다. 반면 추울 때는 새파랗게, 더울 때는 시뻘겋게, 태어날 때는 분홍색, 죽을 때는 회색… 환경에 따라 색을 바꾸는 쪽은 화이트지요. 그럼, 아이의 반문처럼 정말 누가 '유색 인종'일까요? 오직 색을 기준으로 관찰한 어린 현자의 과학적 일침에, 세상 만사가 다 달리 보입니다.
-<너는 어느 색이냐고 묻는 말들에 관하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