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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3773109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25-06-18
책 소개
목차
빅풋 7
발밑의 일 39
슬픈 마음 있는 사람 75
검은 강에 둥실 111
마음대로 우는 벽세계 145
농부의 피 177
공부를 하자 그리고 시험을 보자 215
바람 부는 날 259
해설 | 정지혜(영화 평론가)
음음 음음 음음, 나는 그냥 따라가보기로 했어 307
추천의 글 | 임선우(소설가)
『슬픈 마음 있는 사람』 성분표 329
작가의 말 332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삶과는 영 무관해 보이는 일을 계속해나가는 사람이 반드시 큰마음을 품은 것은 아니다. 그따위 일을 왜 그렇게까지 몰아붙이세요? 묻고 싶게 만들 만큼 많은 것을 감수하고, 다른 사람들의 미움을 받고, 시간을 쏟아붓고, 벌써 현실이 아니라 천국에 온 것처럼 구는 이들. 집 앞 공원 벤치에는 사시사철 하루에 두 번씩 비둘기들에게 식빵을 잘게 찢어 던져주는 노인이 있고, 공원에 모인 다른 노인들은 그 노인이 별종이라며 다 들리도록 빈정거리고, 그럼에도 그 노인은 제임스, 닉, 멀리, 리사, 사마천, 강물, 준지 너는 아까도 먹었는데 또 이렇게 앞으로 오면 어떡하나…… 비둘기들을 소리 내어 호명하며 그날의 몫에 몰두한다.(「빅풋」)
기은은 다시 홀로 벤치에 남아 오늘의 모험을 찬찬히 되짚어보았다. 거여고가교 아래 서늘한 공기에 몸이 식자 머릿속 뒤죽박죽이었던 장면들이 제자리를 찾았다. 기은은 오늘 모험을 나선 목적이 김병철의 낙서를 밝혀내는 데 있지 않고 준영에게 이 모든 것을 알려주고자 함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자신이 출발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까지도 연달아 알게 되었는데, 그러자 마음에 슬픔이 깃들었다. 준영을 뒤따라 교회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왠지 그럴 수 없었고 이것은 슬픈 마음이었다. 기은은 자신이 비로소 슬픈 마음 있는 사람이 된 것에 아늑함을 느끼면서도 슬픈 마음을 가지게 된 덕분에 슬픔 속에 한참을 머물다 자리를 떴다.(「슬픈 마음 있는 사람」)
“엄마 저 사람은 왜 저렇게 두리번거리면서 걸어 다녀?” “어어, 저렇게 걷는 것을 ‘산책’이라고 하는 거야.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동네 이곳저곳을 살피며 시간을 보내는 거란다.”(「바람 부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