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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주제평론
· ISBN : 9791194141167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5-08-08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Ⅰ. 시간의 결, 기억의 온기
‘나’의 언어로 끌어들인 세계의 크기
기억의 산책, 삶의 아카이브
존재의 허기, 고행의 순례길
친밀한 타자, ‘언니’의 소환
시간의 결, 기억의 온기
Ⅱ. 기억과 서사의 프로타주
실존의 본래성과 삶의 아포리즘
경계의 존재, 예민한 시선
자기응시와 ‘개인’의 발견
행간의 풍경, 여백의 시선
기억과 서사의 베르누이
Ⅲ. 기억과 망각의 아포리아
실존의 무게, 세 가지 질문
소통의 철학, ‘한 알의 밀알처럼’
삶의 행간이 전하는 말
내밀한 시선들의 ‘비꽃’
기억과 망각의 아포리아
기억과 환영의 콜라주
Ⅳ. 기억 읽기와 자기 거리두기의 성찰
수필, 신산辛酸한 삶의 벤다이어그램
수필 가락, 국악 스토리텔링
수필 소묘素描
제3기 인생, ‘자등명自燈明·필등명筆燈明’
기억 읽기와 자기 거리두기의 성찰
Ⅴ. 수필의 결, 서사의 온기
‘1920년대 수필’에서의 미래적 전형典型 탐구
김열규의 수필론 연구
이육사 수필의 자기의식 연구
목성균 수필의 휴머니즘 고찰
저자소개
책속에서
산책자의 시선은 존재론적 고민을 드러내는 문학적 장치다. 어느 날 문득 ‘왜’라는 물음표 앞에 작가는 일상에 파묻혔던 존재론적 질문을 마주한다. 자신을 나타내는 다양한 직함이 주는 성취감으로도, 아내, 엄마라는 존재감으로도 채울 수 없는 실존의 공허함이 밀려온 것이다. 언제부턴가 자주 술에 취해있던 아버지의 붉은 눈동자가 바로 이런 삶의 회의 때문이었다는 걸 이제는 안다. 집안을 호령하던 아버지를 피해 다른 우산 속으로 뛰어 들어간 젊은 날의 자신을 재회하며 투병의 고통에 찌들었던 노년의 아버지를 다시 읽는다.
가끔 작가는 “주름과 기미로 삶의 흔적을 담은 무표정한 얼굴” 들을 기어이 다시 읽어낸다. 친정 엄마의 손때가 남아있는 베갯잇에 고개를 파묻어보고 할머니의 체취가 남아있는 은빛비녀를 바라보며 옛 추억에 빠져든다. 다른 듯 닮은 두 여인의 얼굴이 상기된다. 위축된 존재감에 뭔가 모를 불안에 떨고 있던 주름진 표정이 눈에 밟힌다. 일찍이 혼자되어 일생 아들 뒤에서 긴 그림자처럼 살다 가신 할머니, 장남을 가슴에 묻고 노을처럼 울다 가신 어머니, 작가는 예순의 고개에서 그 얼굴들을 다시 그린다. 두 여인 역시 실존의 무게에 휘청거린 여린 존재였다고, 상실의 고통에 신음하는 한 사람이었다고, 어머니이기 이전에 여자였노라고.
-<기억의 산책, 삶의 아카이브> 중에서
모든 예술은 자기 표현이다. 문학은 언어로 작가의 정서를 표출하는 것이다. 언어는 곧 그 사람의 세계라고 하였다. 각기 다른 경험과 해석은 자기만의 스타일-문체-을 빚어낸다. 그것이 작가의 개성이다. 꽃 한 송이 한 송이는 그 나무의 언어다. 똑같은 듯 다르게, 미묘한 빛깔의 차이로 생명의 신비를 표상한다. 매년 같은 자리에서 ‘환생을 거듭하는’ 나무는 해마다 꽃을 피우지만 그때마다 모양과 크기와 향기는 다르다. 이미 다른 생명체다. 작가는 글쓰기도 그러하다는 이치를 말하고 있다. 깊어진 생각만큼, 성숙한 만큼 그만큼의 색깔과 향을 가진 언어의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의미이다.
수필가 김춘기의 언어는 현란한 색의 꽃이 아니다. 소박한 들꽃 같고 청초한 하얀 목련 같고 고즈넉한 자목련 같다. 그런 진실한 언어를 추구한다. 작가란 언제나 자기만의 언어를 찾아 스스로 방랑을 자처하는 운명이다. 때로는 고향을 찾아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때로는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코이처럼 말이다.
-<기억과 서사의 베르누이> 중에서
작가 권민정은 이 책에 대해 “가족과 이웃과 자연에 대한 시선과 마음의 이야기”라고 밝히고 있다. 가족, 이웃, 자연은 사람이 살아가는 환경이다. 어쩌면 특별할 거 없어 보이는 ‘일상’이다. 너무 당연해서 자칫 소홀해지거나 감사함을 잊어버리기 십상이다. 그리고 어떤 일련의 사건을 통해 다시금 일상-자신을 둘러싼 사람들과 자연-의 소중함을 깨우치는 것이 인생사다. 이처럼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들을 소재로 삼아 삶의 진정성을 캐는 글이 수필이다.
수필이 자기 경험을 고백하고 해석하여 삶의 감동을 긷는 글이라면 그것을 공감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기도 하다. 〈시간 더하기〉, 이 표제 앞에서 잠시 생각에 잠긴다. ‘시간’이라는 추상적 개념에 엮은 ‘더하다’의 이질적 어감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는 동안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더하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는지, 어쩌면 그것들이 ‘시간’처럼 추상적이나 정말 소중한 ‘사랑’, ‘행복’ 같은 것이 아니라 그저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들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삶의 행간이 전하는 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