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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개신교) 신앙생활 > 신앙생활일반
· ISBN : 9791194216254
· 쪽수 : 350쪽
· 출판일 : 2025-09-29
책 소개
목차
서문_ 소설이 밥 먹여 주진 않겠지만
01 파 한 뿌리 _《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02 알료사 VS. 스메르자코프 _《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03 대심문관의 길 _《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04 운이 좋다는 것에 관하여 _《호빗》
05 집보다 중요한 것 _《하우스키핑》
06 신앙인 가정교육의 실패에 관하여 _《홈》
07 신뢰로 나아가는 길 _《라일라》
08 두려움, 복수, 신앙의 증거 _《해리 포터》
09 맹인과 함께한 저녁 _《대성당》
10 피난처 이용법 _《주는 나의 피난처》
11 요코를 향한 응원 _《빙점》
12 누군가가 있다면 _《속 빙점》
13 회고록, 프리퀄, 초대장 _《빛이 드리운 자리》
14 생긴 대로 산다는 것 _《제인 에어》
15 우상과 선물 _《제인 에어》
16 영문학의 자리 _《스토너》
17 허기와 탐식이 말해 주는 것 _《사랑이 한 일》
18 빨치산 아버지의 초상 _《아버지의 해방일지》
저자소개
책속에서
알료사를 붙들어 세운 파 한 뿌리 은유는 내게도 의미 있게 다가온다. 일단, 어깨에 힘을 좀 빼게 해 준다. 뭔가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게 하고, 대단한 일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벗게 한다. 동시에 이 은유 앞에서 나는 이렇게 바라게 된다. 내 인생도, 내가 하는 번역도, 이 글도, 내가 하는 모든 일이 ‘고작’ 파 한 뿌리 건네는 일이면 좋겠다고. 그렇다면 그것이 아주 작은 일일지라도 그분이 맡기신 것일 수 있겠고 가냘픈 은혜의 통로가 될 수 있으리라고.
이 소설은 우리가 불안정한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잠시 머물다 가는 ‘나그네’라는 사실을 떠올려 준다. 떠돌이 루스가 펼쳐 놓는 단상과 추억, 상상은 기독교 신자가 대부분 그대로 받을 만한 내용이다. 그리스도인이 이 세상에서 나그네라는 성경의 가르침은 우리 삶의 구체적인 선택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 과연 아무 의미도 없을까?
다른 사람들처럼 되고자 집과 가족을 떠나 새엄마를 찾아 간 루실, 서로 함께하기 위해 집을 떠나는 이모와 루스. 양측 모두 귀중한 것을 얻고 지키고자 커다란 것을 포기한다. 둘 다 그 만만치 않은 선택을 통해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있었다. 《하우스키핑》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그것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그것을 얻기 위해 혹은 지키기 위해 포기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이 책은 내게 그렇게 묻고 있다.
믿음이 ‘자, 이런 거다’ 하며 내놓을 수 있는, 모두의 눈에 보이는 명명백백한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 적이 있다. 나 자신이 신앙의 회의를 겪을 때 간절했던 생각이자, 지금도 주위의 여러 사람들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아쉬움이다. 초자연계가 정말 자연계를 떠받치고 있고 자연계 안에 의미를 부여하는 ‘진정한 현실’이라면, 그 사실이 왜 좀 더 분명하지 않을까?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증거가 당연히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런 증거로는 기적과 신실한 증인의 존재, 논리적 증명을 떠올릴 수 있다. 그중에서도 내가 주로 관심을 갖고 찾기를 바랐던 것은 반박 불가한 논리적 증명이었다. 그런 증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