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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점무늬파란바다물뱀

흰점무늬파란바다물뱀

이윤길 (지은이)
신생(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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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점무늬파란바다물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흰점무늬파란바다물뱀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4345060
· 쪽수 : 104쪽
· 출판일 : 2025-11-30

책 소개

선장 출신인 이윤길 시인의 해양시집『흰점무늬파란바다물뱀』에서 붉은색은 인간의 운명을 상징하는 핵심적인 색채로 작동한다. 그것은 인간이 지닌 삶의 유한성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순간, 혹은 유한한 존재가 스스로의 의미를 끊임없이 탐색하는 장면에서 더욱 선명해진다. 붉은 기운이 수평선의 경계를 넘어 천상계와 해수면을 가르는 구획을 지워버릴 때, 그 색은 단순한 감정의 진동이 아니라 존재론적 질문의 확장으로 번져 나간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바다의 조각들
만선의 총량
이만 해리 밖 난파
어느 선장의 신탁
사우스조지아섬의 묘박
표류하는 사람들
폭풍주의보
마지막 노을
소금꽃 환하다
리브해의 닻
난파
다시, 실러캔스
사랑을 잃다
마다가스카르
뱃사람의 이웃
로스해
심해
마르 파시피고

난파선 졸리 로저 호
황천

2부

충무동 지짐집
바다 안개
흰점무늬파란바다물뱀
삼등 항해사의 기도
스탠리 항 민들레
파도
가자미에게 경배
신자본주의
연어의 귀천
면역의 문신
처리장 손일
알바코르, 읽다
정박등 앞 와와 과
수평선에서 놀다
미크로네시아, 이유 없이 슬픈
만선
남풍에게
한심한 술고래
갑판에는 만선 대신 붉은 해
싱싱한 포승

3부

전복희, 어머니 이름은
적도
세이셀에서
남극해
쿠릴, 피항하며
환생을 지키다
마지막 기항지
폭풍에 닿다
깃털에 대한 유감
퇴선
악마와 검푸른 바다 사이
타이푼, 2022
블루 홀 같은
수평선, 이름 없는 사내의 봉분
몬테비데오
조리장 박 씨
희망봉 롱 워프에서
열대성저기압
어느 해 1월 1일 항해일지에서
잭타르의 편지

해설_ 홍기돈(문학평론가)
붉은 수평선 위에 분기공을 쏘아올리는 고래의 깊은 허밍

저자소개

이윤길 (지은이)    정보 더보기
주문진 수산고, 강원도립대학 해양산업학과 졸업. 한국해양대학교대학원 국제지역학 박사. 해양시집 『진화하지 못한 물고기 한 마리』 『대왕고래를 만나다』 『파도공화국』 『바다, 짐승이 우글우글하다』『더 블루』 『파도詩편』 『주문진』 『흰점무늬파란바다물뱀』 해양창작집 『배타적경제수역』 『하선자들』 해양중편집 『쇄빙항해』 『남태평양』 해양장편집 『남극해』 해양산문 <바다 위에서> 해양논문 「선상 문화접변 연구」 「천금성 문학을 통해본 한국원양어업의 발전 양상」 박사논문 「해양작가 천금성 연구」
펼치기

책속에서

암막 커튼 장미 화병 곁에는 DGPS와 몇 장의 해도 그리고 바다를 조명하는 LED 등이 어둠을 밝히고 있다. 쓰가루 해협을 통과하고 사흘이 지나도 나침반 방향은 여전히 북쪽을 부둥켜안았다. 선회창 앞으로 알류산 열도가 스칠 듯 다가와서 천천히 멀어졌다. 묘박지는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다. 파랑주의보가 발령되자 종생에 근접한 통신장의 주름이 깊어졌다. 수다스럽던 수평선이 퍼렇게 멍이 들기 시작했고 선장은 애정하던 돈나무 화분에 아침의 절반을 토했다. 그것 또한 바다를 선택한 자의 운명이다. 눈물마저 말라버린 밤, 갑판장은 구명정에 시동을 걸면서 생각했다. 브리지로 예리한 각도의 빗방울이 연거푸 날아들 때 파랗게 질린 실습항해사는 울음소리도 내지 못한 채 뱃머리에 버려졌다
- 「바다의 조각들」


두려움의 연속무늬를 모르는 척하기로 했다. 목숨을 걸고 해치는 파도가 황천의 뜻을 몰라서 마른 바닥 어창을 더듬는 건 아니다. 희망이란 이름 아래 물고기를 쫓아가다 보면 좌초할 것을 알면서 해령 위에 서 있고 싶을 때가 있다. 삶은 반복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것이다. 때로는 난파할 것을 알면서 투망 지시를 내리고 싶을 때도 있다. 불안에 몰린 만선은 낭만의 적이나 유영할 곳을 잃은 참다랑어 꼬릿살은 밤참이다. 누구 하나 탐욕에 만족하는 사람이 없다
- 「만선의 총량」


13일 금요일 도미니카와 헤어진 달 없는 밤 포트 모르즈비항을 끝으로 난파했다. 아마존강을 기어오르는 분홍돌고래의 마지막 흰 분기공처럼 조타륜 곁 아스파라거스 그늘에서 마셨던 테킬라 한 잔. 수평선은 블랙홀처럼 어두웠고 전율과 공포가 강제된 하늘에서 떨어지는 번개는 마치 쇠 스파이크처럼 늑골을 쑤셔대었다. 발이 묶인 채 저승으로 끌려가는 앨버트로스처럼 파도 소리마저 서걱거렸다. 눈물조차 무거워 울지 못했던 그때의 황천. 꿈도 꾸지 못했다. 살아 술잔을 기울일 거라고는
- 「이만 해리 밖 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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