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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79735727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1-12-27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주문진에서
수릿골의 독수공방
웃사다리길 목련
샛깔바다에서
활게 유감
봉끄메로 돌아온 남자의 序
동성호 초장집에서
홍질목, 첫눈
양미리 통
일기를 보다
등대 1길의 오후
파랑주의보
2부
순례자의 길
다미네 집에서
보릿골 진달래
도루묵 흑역사
뱃사람 홍성돈 형
소돌해수욕장 곁 능소화
비켜간 사랑
흰긴수염고래의 노래
주문진 대구
바다 앞에서 곰치 살점을 뜯다
서낭당 부연 아래
삼교리 옛날 막국수집
3부
천우사진관
수평선횟집 수족관의 자유
외곬, 첫사랑
폭풍이 바다와 만나는 곶
르메르호텔
주문진수산시장 혜숙 씨
문득 수평선처럼
강원수리조선소에서
카페, 새벽별
전어의 승천
워커힐다방
청솔공원 목백일홍
4부
영순 씨 그녀
어판장 유토피아
주문진 등대
신리천 방파제에서
향호 일출
큰축항, 문어를 노리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다경횟집에서
남정바리를 낚다
불당골 연가
소돌, 아들바위에 빌다
주문진 블루
시집해설_ 김명기(시인), <숭고한 문학의 지속성 혹은 이윤길의 고찰에 대하여>
저자소개
책속에서
바다는 가난을 벗어날 수 있었던 비상구
나는 뱃고동소리 동무해 파도를 넘었다
사랑은 했으나 사랑을 얻지 못한 젊은 날
그 따뜻한 추억만으로도 견딜 수 있었던
등댓불 바깥으로 쓴 편지는 되돌아왔다
배신자 심장에 애증의 이빨을 박아야지
인도양 모리샤스해적과 럼주를 마셔가며
폭풍에서 표류했던 방랑자요 빅블루였다
희미했던 발자국마저 첫눈처럼 사라진 날
연애의 한 시절이 서성였던 주문진에서
보릿골 언덕의 진달래꽃은 피고 또 졌다
늙어가는 인생 버려진 것 아님이 고맙다
서푸개울 봄꽃이 모두 사라진 뒷날에도
다가간다는 것은 실러캔스 부레를 떼고
파랑새 닮은 얼굴 하나 잊지 않는 것이다
차가운 발꿈치 자주 뒤척거리는 일이다
-<주문진에서>
대굴령 넘은 바람이 몇 번 뒤척이자
심장마비로 유방암으로 췌장암으로
혈족 어른들이 떠나기 시작했다
점빵집 아주머니와 빼꼼이 삼촌까지
가슴 속엔 출렁이는 눈물과 파도
떠나가는 이들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양철지붕 낙수소리 섧게 수런거리는
어디에선가 마구 젖고 싶었던 봄
마침내 어머니마저 가셨다
샛바람 해악질에 쓰러지는 목단꽃
먼 바다 떠돌던 두려움만 남았다
혼자다
-<수릿골의 독수공방>
그러므로 사랑이여! 뜨거운 심장의 피를 흘려보내고 싶었다. 오래되어 희미해진 발자국처럼 수평선에서 흩어지기를 바랐다. 손가락을 빠져나가는 모래톱의 바닷물처럼 스쳐지나가기를, 지상에서 가장 낮은 바다 저 어디쯤, 그러므로 사랑이여! 네가 서 있었던 곳에서 시퍼렇게 부서진다. 서로가 서로의 차가운 손을 위해서 시간을 버렸던 곳, 그 뜨거웠던 침묵의 심장으로 가려했던 것이다.
-<샛깔바다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