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4508366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5-08-12
책 소개
목차
추천사
머리글
1부. 오늘의 행운을 주웠다
여유를 훔치는 방법
숨, 쉼
오늘도 이겼다
행운 줍기
한국의 여름
나만의 레이스
하늘 색
평화
삶
엄마
여유의 바다
2부. 아무렴 어떤가
고독과 잡생각
심우도
비눗방울
발버둥
비행
LALA LAND
봉우리
근두운
시
흔적 지우기
네모의 꿈
빈틈 있는 사람
방향
3부. 그 순간의 우린 부족함이 없었다
아버지의 필름 카메라
건강하게 사는 방법
Last dance of Spring
공원에서 만난 ‘귀빈’
열정
오키나와1
오키나와2
오키나와3
온기
죽음
라디오
글을 마치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새들의 지저귐, 사람들의 웃음소리, 재잘거리는 말소리, 바람의 살랑거림, 나뭇잎의 춤사위, 그 위로 번지는 빛줄기, 하얀 구름, 푸른 하늘, 주황빛 노을, 어둠이 오기 전의 보랏빛 하늘, 밤하늘의 별, 밤공기 내음, 계절마다 피고 지는 꽃, 그리고 모든 순간마다 죽고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우리.
그 끝에 마침내 발견했다. 여유를 찾는 방법을.
오늘도 나를 마주하기 위해 부스스한 머리를 모자로 덮고 졸린 눈으로 요가원에 갔다. 첫 동작은 호흡이다.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리고 눈을 감고 오로지 숨에 집중한다. 마음속 어느 한 초점에 시선을 두고 호흡하다 보면, 그 짧은 시간에도 수많은 흔들림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 흔들림을 무리하게 바로잡으려 하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풀어지지도 않게 중심을 유지하며 들어오고 나가는 숨에 집중한다. 그러다 보면 숨이 이동하는 것이 느껴진다. 어느 때는 가슴으로, 또 어느 때는 등 뒤로 숨이 차오르는 느낌, 숨의 오고 감도 일정하지 않다. 호흡이 정리되면, 조금씩 동작에 들어간다. 선생님의 리드에 몸을 맡기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을 다한다. 겉으로는 큰 움직임이 없어 땀이 날까 싶지만, 막상 해 보면 땀이 비 오듯 한다. 요가만큼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운동이 있을까 싶다.
오늘도 역시 여의도공원을 걷고 또 걷다가 언덕 위에서 이리저리 뛰노는 아이들을 보았다. 가까이 가 보니 선생님이 아이들을 위해 비눗방울을 흩날리고 있었다. 비눗방울을 잡은 아이도, 비눗방울을 놓친 아이도 모두 웃고 있었다. 그 모습에서 무언가 잡으려는 행위가 어른과 다름을 느꼈다. 아이들은 눈앞의 비눗방울이 내 손에 닿아 터져도, 요리조리 손을 피해 달아나도 마냥 웃는다. 어쩌면 진짜 비눗방울을 잡고 싶은 게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즐거움을 주는 하나의 매개체이지 그것이 어떠한 목적이 아닌 것처럼. 순수하게 즐기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잊고 있던 가장 소중한 것이 저 ‘순수함’ 아닐까. 당장 먹고살기 바쁜데 순수는 무슨, 편안한 소리하네, 라고 할지도 모른다. 맞다. 참 편안한 소리. 배부른 소리. 그렇지만 한편으론, 왜 나에게 주어진 소중한 하루에 편안한 소리 한 번 못 하는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