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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인문계열 > 철학
· ISBN : 9791194716464
· 쪽수 : 472쪽
· 출판일 : 2026-02-13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05
제1장 예의교화와 악한 본성 / 23
제2장 교육을 통한 인간 본성의 변화 / 49
제3장 인간의 궁극적인 경지에 이르는 길 / 77
제4장 인간 사회에 대한 합리적인 견해 / 105
제5장 사회 안정을 위한 시스템(Ⅰ) / 135
제6장 사회 안정을 위한 시스템(Ⅱ) / 167
제7장 하늘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견해 / 199
제8장 국가경영에 대한 탁견(Ⅰ) / 231
제9장 국가경영에 대한 탁견(Ⅱ) / 259
제10장 현실 정치에 대한 견해(Ⅰ) / 287
제11장 현실 정치에 대한 견해(Ⅱ) / 319
제12장 현실 정치에 대한 견해(Ⅲ) / 349
제13장 유가의 편벽됨에 대한 비판 / 377
제14장 도가의 무위자연에 대한 비판 / 405
제15장 묵가의 예악 무용론에 대한 비판 / 433
참고문헌 / 461
찾아보기 / 465
저자소개
책속에서
제1장 예의교화와 악한 본성
▪시작하는 말
고대 중국의 인성론 전통에 있어서 맹자(孟子)의 ‘성선설(性善說)’과 함께 한 획을 그어온 순자(荀子)의 ‘성악설(性惡說)’에 대하여 지난 시간 속에서 수많은 학자들이 각기 나름대로의 해석과 견해를 피력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과 견해들 대부분이 순자의 ‘성악설’을 이루는 중요한 성분의 하나인 선악 개념의 분석을 간과한 경향들을 보이고 있다.
순자가 언급한 ‘성(性)’은 형식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나는 ‘성’은 타고난 것이라는 의미이고, 다른 하나는 자연적인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러한 두 가지 의미 가운데 어느 것 하나만 갖추고 있어도 ‘성’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정의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측면에 본다면 ‘성’은 자연적인 생명의 여러 가지 징후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서 곧 인간의 자연적 성질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감각기관과 그 기능 그리고 생리적 욕구 및 심리적 욕망 등을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언급되어지는 ‘성’에 관한 논의는 ‘본능이 곧 성이다’라고 하는 주장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본능이 곧 성이다’라고 한다면 ‘성’의 문제에 관하여 순자는 마땅히 고자(告子)처럼 ‘성에는 선(善)함도 없고 불선(不善)함도 없다’라고 주장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성은 악하다’라는 주장을 한다. 순자는 도대체 왜 본성이 악하다는 주장을 한 것일까? 그는 기존의 학설과 다른 새로운 이론체계를 세우기 위해서 본성이 악하다는 주장을 한 것일까? 아니면 피치 못할 어떤 고충이 있었던 것일까?
순자가 본성이 악하다고 하는 주장은 이후 학술계의 주요 쟁점 가운데의 하나가 되었으며, 심지어 그는 이러한 주장으로 인해서 신랄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현대에 와서 많은 학자들은 이러한 순자의 ‘본능이 곧 성이다’라는 주장에 대하여 제각기 다른 해석과 주장을 내놓고 있지만, 그들의 해석과 주장이 과연 보편타당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본문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명확한 정리를 통하여 순자는 어떤 이유 때문에 본성이 악하다고 주장했는가를 규명하고, 그가 언급한 ‘본성은 악하다’는 주장 속에는 어떠한 함의가 담겨져 있는지를 현대적인 시각에서 재조명하고자 한다.
▪성악에 대한 현대 학자들의 해석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고 하는 주장은 순자의 사상체계 가운데 후세 학자들로부터 가장 주목을 받는 한편 의견이 분분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는 주장으로 인하여 순자는 송대(宋代)에 많은 유학자들로부터 적지 않은 비판을 받는데 특히 정이천(程伊川) 같은 경우 “순자는 심하게 순수하지 않음에 치우쳐 있다. 그는 본성은 악한 것이다라고 하는 한마디 때문에 그 큰 근본을 이미 상실했다.”라고 비판을 한다.
현대의 학자들은 순자의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는 주장에 대하여 송대의 유학자들에게서 보여지는 것과 같은 감정적인 비판에서 벗어나 비교적 객관적인 각도에서 비판하지만, 일부 개념들의 의미를 명확하게 규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순자가 주장한 ‘성악’에 대한 이해 역시 제각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모종삼(牟宗三)은 순자의 ‘본성은 악한 것이다’라는 주장에 대하여 비교적 합리적인 해석을 하는데, 그의 해석은 현대신유학자들 사이에서 상당한 영향력과 대표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순자는 인간의 본성에 대하여 단지 한 측면만을 보았는데, 그것은 인간을 생리적 욕구를 가진 자연 생명체로만 본 것이다. 이러한 동물적인 성향을 가진 자연 생명체는 그 자체로만 보았을 때 악(惡)하다고 할 수 없으며 자연적일 뿐이다. 그러한 것을 따르기만 하고 조절하지 않는다면 곧 악과 무질서가 발생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순자가 말하는 본성은 악하다라는 것이다.
즉 모종삼은 순자가 언급한 인간의 본성이란 것은 인간의 자연적 성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러한 자연적 성향에는 선이나 악이라고 하는 가치판단이 내재되어 있지 않은 가치중립적인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순자는 그의 저서 곳곳에서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고 언급하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자연적 성향으로서의 본성과 악 사이에는 어떠한 상관관계가 성립되어 있는가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답은 다음과 같다. “그러한 것을 따르기만 하고 조절하지 않는다면 곧 악과 무질서가 발생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순자가 말하는 본성은 악하다라는 것이다.” 즉 자연적 성향으로서의 본성을 따르기만 하고 적절하게 조절하지 않는다면 악과 무질서가 발생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순자는 본성은 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위정통(韋政通)은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좀 더 진일보한 견해를 내놓는다.
인간 본성의 자연적 성향에서 악이 발생한다는 것의 관건은 바로 자연적 성향을 따른다는 것에서 찾아질 수 있다. 자연적 성향을 따른다는 것은 바로 자연적인 본능을 따르기만 할 뿐 그러한 자연적인 본능을 절제할 줄 모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실의 삶 속에서 인간은 욕망이 없을 수 없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욕망이 있다’『荀子・禮論』는 말은 보편적인 사실이다. 인간은 욕망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본능을 따르기 때문에 결국은 욕망이 많은 존재로 궁핍함이 누적되어도 만족할 줄 모른다. 그래서 인간과 인간 사이에는 쟁탈이 발생하여 결국 폭력이 출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 본성의 자연적 성향이 요구하는 것을 따른 결과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는 결과가 출현하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 본성의 자연적인 성향은 욕망을 추구하기 때문에 욕망이 많고 그러한 욕망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재화가 적은 상황 속에서, 만일 모든 인간들이 자연적인 성향을 따르기만 하고 절제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인간들 사이에서 쟁탈과 혼란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악의 국면인 것이다. 이와 같이 인간 본성의 자연적인 성향이 추구하는 것을 따르기만 했을 때 반드시 악의 국면이 조성된다면, 순자의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위정통은 여기에서 특히 “그러한 것을 따르기만 한다.”라는 점을 강조하는데, 이는 한편으로 인간 본성의 자연적인 성향이 악으로 변화 되어지는 필연성을 설명한 것으로 모종삼의 해석에 비하여 더욱 설득력을 갖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한 것을 따르기만 한다.”는 의미 속에는 선택의 의미가 내재 되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비록 본성에는 악으로 편향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인간 스스로 이러한 경향을 따를 것인가 혹은 거스를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악의 출현은 선택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