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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는 오늘도 비가 내렸네

나가사키는 오늘도 비가 내렸네

(한용운문학상 수상 기념 소설집)

권영재 (지은이)
샘문(도서출판)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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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는 오늘도 비가 내렸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나가사키는 오늘도 비가 내렸네 (한용운문학상 수상 기념 소설집)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4817260
· 쪽수 : 254쪽
· 출판일 : 2025-08-28

목차

나가사키는 오늘도 비가 내렸네

권영재 제1소설집

여는 글
창시골 오일장에서 푸성귀 파는 시골 아낙의 마음 / 4
평설
현실 비판과 삶에 대한 통찰이 깊은 소설 … 강소이 / 7

제1화 / 개싸움 / 17
제2화 / 검붉은 입술 / 23
제3화 / 고구마의 일기 / 37
제4화 / 곤충 공화국 / 54
제5화 / 금강산의 결투 / 63
제6화 / 나가사키 여행기 1 / 79
제7화 / 나가사키 여행기 2 / 91
제8화 / 나가사키 여행기 3 / 97
제9화 / 나가사키는 오늘도 비가 내렸네 / 101
제10화 / 나는 청소부 / 132
제11화 / 나마무기生麥의 추억 1 / 138
제12화 / 나마무기生麥의 추억 2 / 145
제13화 /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다 / 151
제14화 / 태초의 질투 설화 / 163
제15화 / 두 노인 해탈 이야기 / 188
제16화 / 두 이별 / 192
제17화 / 매미의 웨딩드레스 / 196
제18화 / 몬도 카네 / 201
제19화 / 민들레로 태어난 사나이 / 211
제20화 / 영원하라 배롱나무여 / 221
제21화 / 감나무 밑에 묻힌 화가 / 227
제22화 / 빛나는 별 / 247

저자소개

권영재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력] 대구시 서구 거주 대구광역시 동인동 출생 경북중학교, 고등학교 졸업 가톨릭의대학교 신정정신과 졸업 카톡릴의과대학원 신경정신과 박사 카톨릭의과대학교 성모병원 수련 대구 가톨릭의과대학교 외래교수 영남의과대학교 외래교수 계명의과대학교 외래교수 대지털대학교 외래교수 경북의과대학교 겸임교수 대구정신병원 의무원장 서대구노인병원 의무원장 대한적십자병원 대구병원장 대구사이버대학교 교수 가톨릭의과대학교 외래교수 대구경북 신경정신과 학회장(전) 카톨릭의대 정신과 동문회장 [문학] (재)샘문그룹문화재단 자문위원 (사)문학그룹샘문 부이사장 (사)샘문그룹문인협회 부회장 (사)샘문학(구,샘터문학) 부이사장 (사)한용운문학 편집위원 (샘문) (주)한국문학 편집위원(샘문) (사)도서출판샘문 회원 (사)샘문뉴스 문화부 기자 이정록문학관 회원 샘문시선 회원 [수상] 2024 한용운문학상 시 등단(샘문) 2025 샘문뉴스 신춘문예 소설 당선 2025 샘문학상 소설부문 대상 [저서] 2000 정신건강클리닉(정신과 전문서) 2006 거리에 선 청진기(수필집) 2008 아련한 기억속에 어느 봄날(소설집) 2012 소소한 행복(수필집) 2014 아름다운 사람들 (논픽션) 2016 내고향 대구(수필집) 2019 비 내리는 고모령(수필집) 2022 지랄육갑 떨지 마(엽편소설집) [공저] 2024 불의 詩 님의 침묵 <한용운문학시선집/ 샘문> 2025 만화방창 랩소디 <컨버전스시선집/ 샘문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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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여는 글>

창시골 오일장에서 푸성귀 파는 시골 아낙의 마음

스스로 생각해도 좀 뻔뻔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별로 글 답지도 않는 작품을 감히 수필이니 소설이니 이름을 붙여 대중들 앞에 책으로 만들어 출판하여 선을 보이겠다고 하니 조금 부끄러워 진다.  이런 책은 비매품으로 찍어서 무료로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나 나눠주어야 되는 데도 
굳이 국내 대형서점 매대에서 독자를 맞이하겠다고 하니, 정말 그래도 되는가 싶은 걱정과 겸손한 마음이 앞선다.  시골 오일장 한 귀퉁이에 앉아 푸성귀 파는 시골 아낙네들이 말하는 한결같은 소리가 있다. 이 광주리에 있는 냉이와 달래와 쑥과 머위는 집 앞 밭둑에서 캔 것이고 
두룹과 더덕은 뒷산에 올라가 손목 아프도록 캐내고 딴 것이니 그래서 순 국산이다. 
그리고 이 종재기에 다슬기는 동네 앞 맑은 개울에서 어렵게 건진 것이니 순 국산이고 내 땀의 수확물이다.  그러나 마트에서 파는 잘 다듬어지고 예쁘게 포장된 저 상품들은 다 외국산이고 방부제 잔뜩 들어 있다. 향기도 없고 먹으면 독이 되는 먹을거리들이라고 한다. 자기 물건을 선전하다 보니 죄 없는 남들을 마음에도 없는 비난을 하게 된다.   필자는 정신병원에 근무하는 정신과 전문 의사다. 일평생 아침부터 정신병 환자들과 따따부따 입씨름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억지를 부린다. 이런 말과 행동은 가족들이 더 심한 경우도 있다. 우리 병원 원무과, 간호과 여직원들은 자주 운다. 어떤 직원은 퇴근하자 말자 소주 한 병을 마시고 잔다.  그러나 나는 책을 보고 글을 쓴다.  이렇게 화를 다스린다고 끄적거리며 집필해서 모아둔 글들이 장편소설 두 권을 출간할 수 있는 분량이 되었다. 정말 옳은 이성적 판단인가 하는 의문도 든다. 그러나 필자가 평생을 살아오면서 인생 역정이 녹아있는 글들이고 픽션, 논픽션으로 꾸준히 글을 연마해온 치열한 정성과 필자의 서사적 희노애락이 녹아있다. 그리고 인생 뭐 있나 싶다. 도전해보고 싶다.    또한 고맙고 사랑하는 친구나 지인, 가족, 동료들의 삶이 화자로 등장하고 삶도 깊숙이 녹아있다. 그래서 사장 시켜 버리기에는  너무나 아까워서 책으로 묶어 출간을 하려 한다.  난전의 한 귀퉁이에서 체소를 파는 시골 아낙이나 할머니들의 푸념을 들어주듯 필자의 푸념과 인생담을 들어주십사 하고 조심스럽게 독자 여러분께 펼쳐 보입니다. 도회지 어두운 한구석에서 낑낑대며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의 삶을 어떠한지 마음 착한 독자 여러분이 한 번 들어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끝으로 필자의 제1소설집이 출간될 수 있도록 지도편달 해주시고 작품 감수를 해주신 샘문그룹에 시인 이정록 교수님께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도서출판샘문(샘문시선) 편집부, 출판부 임직원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저의 가족들과 친구와 지인과 의료계에서 평생을 함께했던 동료분들께도 존경과 감사를 드리며 이 소설집 출간의 기쁨을 함께 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2025. 06. 29.    성하지절 희망 서재에서 권영재 드림


<평 설>

<권영재 제1소설집 「나가사키에 비는 내렸네」 평설>

현실 비판과 삶에 대한 통찰이 깊은 소설
- 「나가사키는 오늘도 비가 내렸네」 소설집에 나타난

- 강소이 (시인, 수필가, 소설가, 문학평론가)

1. 머리말
권영재 님의 제2소설집 「나가사키는 오늘도 비가 내렸네」는 모두 22편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한편이 짧은 엽편 소설이다. 이 속에는 여행기이거나 세상사에 대한 칼럼, 명상록도 들어있다.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이라는 소설의 구성 단계를 갖춘 단편 소설도 있는 서사敍事-story 줄거리가 있는 소설이다. 특히 이 작품은 샘문그룹 산하 계열사 샘문뉴스, 샘문학, 문학그룹샘문에서 개최한 신춘문예 샘문학상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소설이다. 권영제 소설가는 2024년에 샘문그룹 산하 계열사 한용운문학, 문학그룹샘문에서 개최한 한용운문학상 공모전 소설부문에 응모하여, 시인 이정록 교수가 추전하고 이근배, 김소엽, 손해일, 김유조 시인이 심사하여 <한용운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등단한 수재다.

권영재 님의 직업이 신경정신과 의사이며, 대학교수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그는 의학도다. 세상의 모든 이치를 합리를 따지는 과학적이며, 철저히 실용적인 사고를 지녔을 법하다. 그러나 그는 여행기를 쓰고, 칼럼을 쓰고 소설을 쓴다. 이번 소설집 「나가사키는 오늘도 비가 내렸네」에서 세상사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현실 인식, 더 나아가 종교 이면裏面에 숨겨진 종교적인 비리까지 맹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비판력은 이성적인 두뇌 작용이다. 이 소설집에서 주목할 만한 그의 소설 몇 편을 살펴보면, 문학적인 예민한 감수성과 상상력의 증폭을 엿볼 수 있다. 감성과 이성의 양쪽 균형이 돋보이는 작품집이라 하겠다.

2. 작품 들여다 보기
이 소설집의 평설을 쓰기 위해 여러 차례 통독하면서, <곤충 공화국>, <고구마 일기>, <금강산 결투>,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다>. <민들레도 태어난 사나이> 등의 작품을 흥미 있게 읽었다. 많은 독자도 공감할 글이다. 그러나 평설 지면으로 허락된 공간이 여의치가 않으므로 주목할 말한 작품 <나가사키는 오늘도 비가 내렸네>, <태초의 질투 설화>, <감나무 밑에 묻힌 화가> 세 작품만을 언급하기도 한다.

1) <나가사키는 오늘도 비가 내렸네>
나가사키는 가슴 아픈 도시다. 2016년과 2017년에 필자筆者도 두 차례나 다녀왔기에 나가사키에 관한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그런데, 제6,7,8화에 실린 <나가사키 여행기> 세 편은 엽편 소설이다. 나가사키를 여행하고 감회를 쓴 여행기를 쓴 시적 산문 소설이다.

그러나 필자는 위의 글을 읽으면서, 몇 년 전에 다녀왔던 나가사키 여행을 추억하며 노코지如己堂와 나가이 다카시 박사 이야기, 평화 공원과 원자폭탄, 조선인 피폭 기념비 등에 관한 글을 여행기로 써서 책을 출간했었기에 간과할 수 없는 글이었다. 감동과 공감이 느껴지는 글이다. 다만, 같은 내용이 글 세 편에 반복되고 있는 점을 수정하면, 훌륭한 여행 수필이 될 것이라 여겨진다.

본격적으로, <나가사키는 오늘도 비가 내렸네>라는 글은 나가사키를 여행하면서 겪었던 일을 여정 – 견문 – 감상을 넣은 기행 수필인가 했더니, 미쯔코라는 여성이 며칠간 나가사키 여행을 안내해 주면서 있었던 일화가 담긴 – 스토리가 있는 서사문학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작가 자신의 체험 소설일 수도 있고, 작가의 상상력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을 작가가 상상으로 빚어낸 fiction일 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이 글은 소설이 갖추어야 하는 소설의 구성 요소를 잘 갖춘 문학성 있는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은 미쯔코라는 여성의 유년과 결혼, 가족 이야기를 통해서 일제 강점기 때 일본으로 징집되어 온 조선 광부들의 애환을 고발하고 있다. 니사마(군함도)의 비극을 모르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필자도 나가사키 여행 때 군함도에 들어가 보지는 못한 채, 노모자키에서 멀리 바다 너머로 군함도를 바라보며 가슴 아파하며 글을 써서 책을 냈던 기억이 있다. 이 소설에서는 군함도에 징집되어 온 할아버지로 인해 미쯔코가 일본에서 나고 자라 재일교포(자이니찌)가 되어 살아가는 가족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강제 징집 역사 - 군함도의 한 단면과 원자폭탄 피폭 때 부친과 삼촌이 살아남은 이야기, 할머니는 피폭으로 흔적없이 사라진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군함도에 들어가면 살아서 나오지 못한다고 하여 지옥도라고 불렸던 곳.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피폭되어 수만 명의 조선인이 사망한 식민지 역사의 검은 페이지를 ‘나가사키 여행’ 중에 일어난 일 – 미쯔코와의 만남을 통해서 작품 속에 소환해 내는 권영재 작가의 역사의식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이 소설은 “나”가 주인공이 되어 소설을 이끌어가는 1인칭 주인공 시점視點 - point of view을 보이고 있다. “나와 미쯔코”가 몇 일간 나가사키 여행에서 밀착되어 있으면서 서로 친해지고 서로에게 마음이 열려 운젠 여행에서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독자들의 흥미를 끌만 한 에로틱한 장면이 묘사되고 있다. 그러나 미쯔코는 3년 뒤 이 소설의 주인공 ‘나’의 소설 <녹슨 철모>와 <아름다운 사람들>을 일본어로 번역한 번역본을 소포로 보내온다. 순수한 여성의 사랑의 노작勞作 두 권을 선물 받다니, 여성의 순수한 사랑이 감동으로 결미를 보이는 여운 있는 작품이다.

원자폭탄의 피폭으로 수만 명의 일본인과 일본에 와 있던 중국인, 조선인들이 폭탄의 열화에 불타 사라졌다. 평화를 기원하는 일본인들은 평화 공원을 조성하고 원자폭탄 기념관을 만들었다. 제국주의 침략의 선두에 섰던 일본의 야심, 원자폭탄 투하로 목숨을 잃은 선량한 나가사키 시민들. 조총련 후예였던 미쯔코라는 여성과의 하루 사랑. 그 사랑의 착한 열매로 얻은 번역본. 소설의 구성이 가슴 아프지만 흥미진진하다.

2) <태초의 질투 설화>
이 소설은 조물주 하느님을 작가가 “나”로 설정하여, 천지 창조하던 태초 시기를 시간적 배경으로 설정한다. 태백 동산과 죄짓고 추방된 신들의 귀양처 “시빌래국”이 공간적 배경이다.
창조주(나)는 최초의 인간 응서(남)과 자운(여)를 창조한다. 어느 날 시빌래국에 사는 부류(자운의 애인)가 나타나 자운에게 육체적인 에로스 사랑을 가르친다. 그리고 응서와 자운이 행복하지 못한 결혼 생활의 원인이 응서가 똑똑하지 못한 탓이라고 자운에게 일러주며, 태백 동산에 있는 사과(금단의 열매)를 따먹도록 가르쳐 준다. 자운은 부류가 알려준 대로 사과를 따 먹고 똑똑해진 응서와 비로소 제대로 된 교미(에로스적인 사랑)을 하게 된다. 그 결과 부류는 심판을 받고 간통죄로 감옥으로 보내지고, 응서와 자운은 태백 동산에서 ㅤㅉㅗㅈ겨난다.

여기까지 이야기는 성경에 나오는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와 모티브가 유사하다. 부류의 등장만 더 추가되었다. 그리고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이야기에 육체적 사랑이 가미되어 독자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태백 동산에서 쫓겨난 자운과 응서는 춥고 배가 고팠기에, 응서는 돌도끼를 들고 눈보라 치는 겨울 들판으로 나가 먹잇감을 사냥해야 했다. 빈손으로 돌아오기 일쑤였고, 응서는 “사과”를 따먹고 태백 동산에서 쫓겨난 신세를 후회하기도 한다. 어느 날 자운이 아들을 낳았으나 응서와 닯지 않았다는 이유로 응서는 더더욱 먹을 걸 구하러 나가니 싫어진다.

응서와 자운의 동굴 앞에는 돼지나 토끼, 노루 고기가 놓여있곤 했다. 부류가 탈옥까지 해서 자운의 집 앞에 놓아두고 가곤 한 것이다. 비로소 젖이 돈 자운은 갓난아기에게 젖을 먹이곤 했고, 자운과 부류가 재회한 장면을 보며 응서는 불같은 질투를 느낀다. 응서는 돌도끼로 부류의 머리를 내리쳤고 부류는 흔적 없이 사라진다. 자신의 자운과 행복하게 살길 소망하고 동굴로 돌아왔으나, 자운과 아기도 없어진 텅 빈 상태가 된다. 부류의 등장과 부류가 살해당해 사라지는 설정은 독특한 발상이다. 어쩌면 부류는 인간 내면에 있는 “부정적인 정서”라는 실체를 말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 인간 내면에 있는 수많은 속 사람 말이다. 사람 속에 도사리고 있는 수많은 감정 – 욕심, 질투, 시기, 경쟁, 이기심, 분노, 우울, 욕망 등…. “부류”는 순간순간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감정들의 다른 이름이 아닐는지?

인간에겐 선한 마음과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부정적인 마음이 뒤섞여 있기 마련이다. 부정적인 마음을 선택하면 인간의 마음은 어두워질 터이고, 이 소설에서 말하는 태백 동산에서 쫓겨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부류”를 없애고 나면 자운과 행복할 줄 알았던 응서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허였다. 어쩌면, 응서에게 있어서 “자운”과 “자식”은 응서가 관리해야 할 여러 모양의 자기 자신이었을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응서! 많은 사유를 하게 하는 깊이 있는 훌륭한 소설이다.

3) 감나무 밑에 묻힌 화가
이 소설 또한 “나”가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 소설을 이끌어가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이다. 주인공 “나”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畫家다. 군 제대 후 화실을 차려 입시생을 가르치고, 그림을 그려 전시회도 몇 차례 열어 화가로서 승승장구하기도 한다. 친구들과 후배, 부잣집 마나님, 전문직 여성들도 드나들며 친교를 나누며 화가로서의 행복에 젖어 산다. 그러나 주인공은 삶에 대한 권태, 고독, 적개심으로 불면증으로 정신과에 다니기도 한다. 의사는 어린 시절 “나”가 형에게 지속적으로 맞았던 트라우마를 끄집어낸다.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고 긴 시간 내 삶 온갖 곳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라고 했다. 비싼 금액에 그림이 팔리고, 향락가에 드나들고 여인들과 질탕으로 놀아도 “형에 대한 적개심은 생생하게 살아있었고 점점 극으로 달려갔다”라고 했다. 유년 시절에 받은 상처가 “나”의 내면에 깊은 상처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의 정신적인 아픔 – 내면의 병은 육신의 병으로도 나타났는지, 급성 간염. 부정맥, 폐암까지 걸리게 된다. 치료를 거부하고 주인공은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죽기 전에 정신 분열로 슬픔의 감정으로 사람들을 싫어하는 대인기피증까지 걸린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어 기초수급자가 된 사실까지 주인공을 더 슬프고 우울하게 했을 것이다. 주인공은 화장火葬터에서 하얀 뼛가루가 되어 시골 조카 집 감나무 밑에 묻힌다. 언뜻 보기에는 이 소설은 삶에 덧없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마음 아픈 소설로 보인다.

그러나 작가는 소설의 결말 부분에서 “권태와 고독에 맞서 싸워 승리했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주인공은 업장소멸業障消滅에 힘쓴 결과 반야용선般若龍船을 타고 상락아정常樂我淨의 세계로 옮겨갔다는 행복한 결말(happy ending)을 보이고 있다. 이 세상에서의 삶이 곧 지옥에서 산 것이었고 업보를 치르는 고해苦海의 바다였다는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다. 현생의 삶이 지난 후, 내세를 두려워하는 불안한 마음은 모든 인간의 기본적인 정서일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이 소설에서 현생의 삶이 곧 지옥이라는 설정이다. 독특하고 재미있는 상상력의 발상이다. 이 소설대로라면, 우리 인류(人類)가 현생의 삶에서 겪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은 결국 업장을 소멸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선사상禪思想의 불교적인 세계관 – 내세관이 소설 전체에 흐르는 주된 기조基調라 하겠다.

소설 결미에 두 문장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색즉시공色卽是空을 생각하게 한다. 아무것도 집착할 게 없다는 의미이리라.

“천만 가지 생각과 헤아림이 붉은 화로에 한 점의 눈雪이더라”
“흙으로 만든 소가 물 위를 가듯, 사대오온四大五蘊 흔적 없이 사라진다”

3. 맺음말
위에서 권영재 님의 소설집 「나가사키는 오늘도 비가 내렸네」 작품집에 실린 작품 중 주목할 만한 세 작품을 살펴보았다. <나가사키는 오늘도 비가 내렸네>, <태초의 질투 설화>, <감나무 밑에 묻힌 화가> 외에도 돋보이는 작품이 여럿이었다. 현실 비판과 풍자, 칼럼, 사유 철학을 동물과 식물에 빗대어 표현한 작품도 있었다. 특히 불교, 기독교, 천주교의 종교 뒷면을 통렬하게 비판하는가 하면, 정치와 사회에 대한 풍자 비판의 글도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위에 세 작품은 소설이 갖추어야 할 구성 요소와 문학적인 장치가 잘 구비된 독특한 훌륭한 작품들이다. 아마도 소설 문학의 길이 남을만한 철학적인 깊이가 깊은 작품으로 주목받게 될 것이다. 독자를 가슴에 울림과 긴 여운을 줄 작품으로 평가된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빚어 선업善業을 쌓으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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