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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덕의 사랑

뺑덕의 사랑

정해왕 (지은이)
초봄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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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덕의 사랑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뺑덕의 사랑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94847007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5-06-30

책 소개

한국인이라면 모두가 아는 《심청전》에는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고 제대로 언급조차 안 된 인물이 있다. 바로 ‘뺑덕’이다. 《뺑덕의 사랑》은 뺑덕어미의 아들인 뺑덕의 시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심청이 어쩌다 인당수에 몸을 던지고, 어떻게 아버지 심 봉사를 다시 만나 눈을 뜨게 하고, 이런 이야기가 어떻게 구전되어 내려오다 <심청가>가 되었는지, 그 내막을 자세히 알려주는 이야기이다.

목차

추천사

소리, 기억을 부르다

기억, 지우지 못한 이야기

역관에서 역적으로
보호색
끊어진 실낱
벙어리와 봉사 딸
손수건
공양미 삼백 석
처녀를 삽니다
운명의 선택
두 마리의 새
비밀과 거짓말
장가방의 백 부자(父子)
가짜 오누이
봄나들이
꾀꼬리 한 쌍
위험한 부탁
진짜 오누이
효녀의 진심
오래된 비밀
기훈의 속내
삼 년 만의 귀향
뜻밖의 만남
떠나야 할 시간

이야기, 소리로 되살아나다
떠도는 이야기, 소리가 되다
뺑덕의 눈물
넝쿨내 소리판
소리는 살아 있다

저자소개

정해왕 (옮긴이)    정보 더보기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에서 국문학을 공부했다. MBC창작동화대상과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에 당선하였고, 지금은 ‘어린이책작가교실’에서 튼실한 작가를 길러내는 일에 힘쓰고 있다. 그동안 펴낸 책으로는 《나이 도둑》, 《자린고비 일기》, 《세계의 지붕에 첫발을 딛다》, 《어린 장자》, 《토끼 뻥튀기》 등이 있으며, 초등 국어책에 《금강초롱》과 《오른발 왼발》(번역)이, 중등 국어책(대교)에 《한글 피어나다》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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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뺑덕이란 이름이 썩 내키는 건 아니었다. 그것은 약전현의 외가 바로 옆집에 살던 ‘동네 바보’ 팔복이가 병덕을 부를 적에 쓰던 이름이었다. 병덕이 외가에 머물 때면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와서는 “뺑덕아, 뺑덕아” 노래를 부르다시피 하였으니, 어머니에게도 그 이름이 귀에 익은 모양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름의 좋고 나쁨을 가릴 형편이 아니다.


뺑덕은 슬그머니 고개를 들어 자기 앞에 바투 서 있는 처녀애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아아!’
숨이 멎는 듯했다. 세상에서 그토록 맑은 눈망울은 처음이었다. 천상의 선녀가 땅에 내려온다면 그 얼굴에서나 찾아봄직한 눈망울이었다. 그 순간 뺑덕의 머리에 무언가 번쩍 스쳤다.
‘네가 바로 청이구나! 눈먼 아비의 눈망울이 될 슬픈 운명을 지니고 태어난 아이.’
“뭘 그리 빤히 쳐다봐?”
청이가 두 눈을 끔적이며 물었다. 당황한 뺑덕은 얼굴을 모로 돌리며 강 건너를 보는 척했다.


마침내 청이가 앞으로 두어 걸음 내딛는가 싶더니, 희뿌연 허공 속으로 한 마리 흰 새처럼 몸을 던졌다. 불곰과 족제비를 비롯하여 뱃머리 쪽에 몰려 있던 선원들이 일제히 갑판 위에 넙죽 엎드렸다. 그것이 용왕께 바치는 절인지, 청이를 위로하는 인사인지는 알 길이 없었다.
모두의 이목이 뱃머리로 쏠린 틈을 타, 고물 쪽에선 또 한 마리의 새가 몸을 날렸다. 옆구리에 기다란 널빤지를 낀 채로였다. 하지만 짙은 안개와 파도 소리로 인하여 아무도 그것을 알아채지는 못하였다. 그저 십 년에 한 차례 돌아오는 남경 상인들만의 거사를 무사히 치른 것에 안도하며, 제 갈 길로 멀어져 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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