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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건축 > 건축이론/비평/역사
· ISBN : 9791195159277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16-01-15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_ 왜 스튜디오 201인가
프롤로그 _ 스튜디오의 문을 열며
1장. 개념 상실하기
개념 없는 녀석 / 용산공원의 개념/ 개념이 없다면? / 개념 없는 설계 / 개념에 대한 오해 / 개념의 함정
2장. 말로 때우기
그 남자들의 사정 / 이론이라는 처방 / 글쓰기로서의 설계 / 말로 하는 설계 / 사상가
3장. 분석만 하기
대상지, 그 진부함 / Processes as Values / 맵핑 / 메타스케이프 / 다섯 개의 씨앗 / 대상지, 그 풍부함
4장. 맥락 무시하기
맥락의 이름으로 / 맥락이라는 새로운 바람 / 맥락의 이면 / 흑과 백 / 맥락 무시하기 / 맥락의 의미
5장. 그림 안 그리기
조경가로서의 재능 / 자연을 설계하다 / 그들의 태도 / 재료의 힘 / 발견의 능력
6장. 그림만 그리기(1)
설계의 정의 / 두 가지 그림 / 도면의 논리 / 평면도는 체계다 / 평면 너머의 평면 / 입면도는 표면이다
7장. 그림만 그리기(2)
단면도는 구축의 해설서다 / 투시도는 진실한 왜곡이다 / 콜라주는 감각을 종합하는 창발적 이미지다 / 엑소노메트릭은 입체적 종합이다 / 다이어그램은 추상기계다 / 때로는 형식이 내용을 압도한다
8장. 베끼기
양심의 가책 / 베끼기의 역사 / 첫째, 다른 분야에서 베껴라 / 둘째, 일반적인 해로 만들어라 / 셋째, 별것 아닌 것으로 만들어라 / 새롭게, 그리고 다르게 베껴라
9장. 꿈꾸기
몽상가의 좌절 / 신들의 풍경 / 실현되지 않은 도시 / 가능세계 / 예지몽 / 꿈꾸는 자
10장. 유치해지기
유치한 녀석 / 라스베이거스의 교훈 / 쉬운 설계 / 유치한 설계 / 야한 설계 / 유치함의 가치
11장. 저항하기
주민참여 / 저항 1 - 하이라인 / 저항 2 - 포르타 볼타와 파킹데이 / 저항 3 - 센트럴 파크와 공동체 정원 / 참여를 넘어서 - 세바다와 키베라 / 저항하는 설계
12장. 남에게 미루기
도대체 누가 한 거야? / 작가의 죽음 / 작가 없는 정원 / 움직이는 정원 / 컴퓨터 아트 / 디지털의 풍경 / 남에게 미루는 설계
13장. 딴짓하기
딴짓하지마 / 간추린 조경의 역사 / 1996년, 미국 필라델피아 /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 과거 vs 미래 / Here and Now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디자이너는 맥락을 존중해야 한다는 오래된 가치를 전면적으로 부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맥락에서 벗어나 설계를 해 본 경험이 없을 때 맥락에 대한 강요는 매우 위험하다는 사실 역시 잊어서는 안 된다. 자칫 맥락이 사고의 한계를 좁히는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설계를 하는 과정에서 맥락에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 맥락은 설계가 기댈 수 있는 하나의 대상이자 가치이지 전부가 아니다. 좋은 디자이너는 맥락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지 맥락에 집착하는 사람은 아니다.
조경가에게 가장 중요한 재능은 창조의 능력이 아니다. 그것은 발견의 능력이다. 비어있음이 채워짐으로 바뀔 수 있다는 진리를 발견하는 능력, 지금은 죽은 듯 얼어붙은 땅에서 찬란하게 피어날 생명을 알아채는 능력, 아무렇게나 쌓여있는 돌무더기에서 가장 감동적인 이야기를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 감히 말하건대, 그림을 그리지 않는 설계야 말로 가장 고차원적인 설계이며 예술로서 조경의 정점이다.
대부분 우리는 설계의 형식보다는 내용을 중요시한다. 설계의 개념과 공간에 대한 구상이 평면도로 표현되든, 투시도로 표현되든, 다이어그램으로 표현되든 결국 내용은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매체는 설계가의 구상을 전달하는 도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동일한 개념도 다이어그램으로 표현하느냐 단면도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공간으로 발전할 수가 있다. 설계의 매체가 도구에 불과하다는 말이 틀리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도구가 내용의 목적과 실체에 미치는 영향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진화는 생물학적 진화보다도 도구의 진화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 설계도 마찬가지다. 설계의 목표는 그림을 그리는 데 있지 않다. 그러나 그림으로 표현되지 못하고 머리와 입속에서 맴돌고 있는 설계는 설계가 아니다. 때로는 형식이 내용을 압도하기도 한다. 매체가 설계가의 생각을 지배하기도 한다. 매체에 종속되지 않고 매체를 다루는 설계가가 되기 위해서는 매체의 힘과 가능성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