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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5273904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16-05-08
책 소개
목차
2009년 _ 17년 전 그날, 저희는 엄니와 살기 시작했지요
4월 불러도 불러도 질리지 않는 엄니 / 36
5월 17년 전 5월 31일, 저와 아내는 엄니와 살기 시작했지요 / 37
6월 큰 손주 성범이의 바지를 꿰매고 계시네요 / 40
7월 어릴 때 맹세했죠. 꼭 성공해서 모시겠다고요 / 41
8월 세상이 다 변해도 영원히 변치 않으실 엄니 / 42
9월 잠깐이지만 영원과도 같은 대화를 나눕니다 / 44
10월 떡 하나라도 더 먹이려고 애쓰셨던 당신입니다 / 46
11월 그 많은 계절마다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 48
12월 큰 형님 아들이 장가갔네요 / 50
2010년 _ 오늘도 비틀비틀 배웅을 해 주십니다
1월 평생을 구멍가게에서 껌 하나 사 드신 적 없는 엄니! / 56
2월 당신은 직원 한 분 한 분을 소중하게 대하셨습니다 / 58
3월 나중에 챙겨드리려 했는데 이렇게 가시다니요 / 62
4월 아직은 떠나시지 마세요 / 65
5월 세상에서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 / 68
6월 자신을 위해서는 한 푼도 쓰지 않으셨습니다 / 72
7월 장사가 안 되어도 기부는 해야 합니다 / 74
8월 살아계신 동안 아프지 마세요 / 77
9월 비틀비틀 걸으시며 배웅을 해주시네요 / 80
10월 그리운 고향산천 / 86
11월 가난은 나의 힘 / 90
12월 세상에서 제일 선한 눈빛으로 / 96
2011년 _ 엄니, 바느질을 멈추지 마세요
1월 책은 읽어야 알 수 있지만 엄니는 보고만 있어도 배우게 됩니다 / 106
2월 제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드시는 엄니 / 110
3월 오늘따라 왜 이렇게 귀여우세요? / 116
4월 엄니, 우리 꽃구경 가요 / 122
5월 뒤돌아보며 또 돌아보며 / 127
6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 133
7월 엄니 아들이 또 상을 받았습니다 / 139
8월 강아지 나쵸와 장난을 치시네요 / 145
9월 엄니, 바느질을 멈추지 마세요! / 150
10월 새벽부터 초밥 만드느라 전 직원이 바쁩니다 / 155
11월 보아도 보아도 또 보고 싶은 엄니 / 162
12월 살이라곤 없으시고 귀도 잘 들리지 않으시지만 / 167
2012년 _ 엄니가 하느님과 제일 친하니까요
1월 너무 아파 일을 못하겠어요 / 176
2월 엄니가 하느님과 제일 친하니까요 / 181
3월 당신에게 제일 슬픈 일은 제가 아픈 겁니다 / 184
4월 12살에 고향을 떠나와 / 188
5월 힘들었을 때의 추억은 왜 이리 생생하고 아련한지요 / 193
6월 무슨 듣고 싶은 말이라도 있으신지요? / 197
7월 여름엔 민어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 201
8월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사람이 그립습니다 / 204
9월 오늘은 또 어떤 숙제가 주어질까 생각합니다 / 208
10월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니까요 / 210
11월 휴지를 곱게 개고 계시네요 / 213
12월 우리 <어도>는 새벽부터 숨 쉽니다 / 215
2013년 _ 고향이 좋습니다. 고향 사람이 좋습니다
1월 20년 전 오늘, <어도>에서 처음 장사를 시작했지요 / 222
2월 고향이 좋습니다. 고향 사람이 좋습니다 / 225
3월 선생님들과 사진도 찍었습니다 / 228
4월 교회에 다녀오셨네요 / 231
5월 모든 걸 내려놓고 훌쩍 떠났으면 싶었지요 / 234
6월 버선은 왜 꿰매시나요? / 239
7월 아내 친구들과 한잔하는 것도 좋네요 / 241
8월 치마를 바지로 만들어 입으시네요 / 243
9월 이 세상 모든 엄니는 / 246
10월 당신을 부르면 엄니가 대답하는 이 현실이 감사합니다 / 248
11월 합격 소식 전합니다 / 250
12월 장학금을 주는 저보다 받는 아이들이 더 대견합니다 / 254
2014년 _ 당신은 이제 한 살이십니다
1월 마음이 메마를까봐 하늘에서 눈을 내려주시네요 / 260
2월 한참을 울었습니다 / 262
3월 내가 먼저, 내가 좀 더 / 265
4월 어릴 적, 엄니를 살려달라고 하느님께 기도했었죠 / 268
5월 고려대 법학과 학생들, 이 젊은이들이 앞으로 정의를 세우겠지요 / 272
6월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게 장사 같습니다 / 275
7월 엄니가 끓여주신 닭죽 맛을 어찌 잊을까요 / 277
8월 지나온 힘든 과거를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려봅니다 / 279
9월 2,000일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편지를 쓴 것은 / 282
10월 눈물을 흘리시며 돌아가신 아버지와 얘기를 나누시네요 / 285
11월 아침은 엄니로 시작됩니다 / 288
12월 당신은 한 살이십니다 / 290
2015년 _ 6년을 하루도 빠짐없이 이 편지를 씁니다
1월 내 어릴 적 꿈은 소 사고 돼지 사는 것이었습니다 / 296
2월 마지막 예배가 아닌지요 / 298
3월 저라고 여행이 싫겠어요 / 302
4월 고향에 내려가 면민의 날을 치르고 돌아왔습니다 / 305
5월 23년 전 계절의 여왕, 5월에 결혼했지요 / 309
6월 심각한 표정으로 돈을 세시네요 / 312
7월 여름휴가, 30년 전에 가 보았네요 / 315
8월 고객님들, 너무 고맙습니다 / 317
9월 서울대병원과의 인연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 321
10월 마침내 고향 효잔치가 열렸습니다 / 325
11월 술을 끊은 지 한 달 하고도 열흘 됩니다 / 328
12월 이 추운 날씨에 하나라도 더 팔고자 하는 분들을 봅니다 / 332
2016년 _ 살아 계셔서 고맙습니다
1월 <어도>는 다시 시작입니다 / 340
2월 102살 엄니를 오늘도 뵙니다 / 342
3월 엄니, 사랑합니다 / 344
저자소개
책속에서
2009년의 편지 중에서
-4월 16일. <어도>로 출근하기 전 엄니 방에 들르니 조용히 웃고 계시네요. 삼베옷을 꺼내들고 만지시며 ‘이 옷 입고 하늘나라로 갈란다’ 하시며…. 그 옷 40년 전에 손수 지으신 옷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 나이 10살도 더 전이지요. 이제 제 나이 48살. 어머니, 그 옷 잠시 내려놓으시고 오래오래 사시기 바랍니다. 제가 세상에서 제일 잘 한 게 무엇인지 아십니까?
기부하는 것이요? 아닙니다. 봉사하는 것이요? 아닙니다. 어머니 자식으로 태어난 것입니다.
- 어린 시절 저에겐 가난과 어머님, 그리고 아픈 몸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제일 잘하는 것은 노래와 달리기였지요. 고생하는 어머님을 생각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마구 달렸습니다.
2010년의 편지 중에서
- 미리 준비해 둔 어머니 묘지 터도 둘러보았습니다. 멀리 산자락 사이에 강도 보이고 아주 좋은 명당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저기 묻히실 걸 미리 생각하니, 아무리 명당이어도 차가운 땅 속에 계실 것을 생각하니 목이 메어 왔습니다. 아직은 떠나시지 마시기 바랍니다. 어머니가 안 계시는 아침을 감히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제 어릴 적 기억엔 항상 몸이 아파 고생하시던 엄니의 모습이 있습니다. 머리에 수건을 두르시고 몇날 며칠 앓으시던 모습. 어린 제게도 고통이었습니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그저 눈물만 났지요. 들풀처럼 잡초처럼 살아 온 저에게 엄니는 전부입니다.
2011년의 편지 중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무얼 그리 생각하시나요? 지나 온 세월을 생각하시나요? 제가 손을 내밀자 반가워하시며 간신히 일어서서 제게 안기시네요. 현관까지 비틀비틀 걸어오셔서 저를 배웅하시네요. 그 모습에 출근하면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언젠가는 삶은 끝나지만… 어머니, 세상에 그 무엇이 ‘어머니’라는 말을 대신 하겠어요
- 730일째 편지를 씁니다. 오늘이 만 2년째 쓰는 날입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쓰며 어머니 생각을 할 수 있어 행복했던 날들이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나를 낳아주고 길러준 분은 단 한 분이십니다.
2012년의 편지 중에서
- 5월 31일. 엄니, 오늘이 저와 아내가 결혼한 지 20년 되는 날입니다. 20년 전,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앳된 처녀는 꿈과 포부를 얘기하는 일식집 주방장 총각의 청혼을 마침내 받아들였지요. 그토록 순정한 여인이 저와 함께한 그날부터 미래가 더 잘 보이기 시작했지요. 그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살아왔고 가게도 잘 꾸렸고 성범이와 수경이와 기범이를 낳았지요. 엄니가 저를 낳아주고 키워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엄니, 감사합니다.
-하루 종일 비가 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이상하게 사람이 더 그립고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집니다. 오늘도 현관까지 나오셔서 손을 흔들어주신 엄니, 사랑합니다.
2013년의 편지 중에서
-고요한 새벽 2시 30분입니다. 왜 나는 이렇게 신경이 예민하고 종잡을 수가 없을까요. 남들 앞에서는 안 그런 척하면서 왜 나는 이렇게 힘들게 살아갈까요. 어느 한 곳에 마음 두지 못하면서 살아가게 될까요. 마음이 아파 표현할 수 없는 큰 외로움에 잠을 이루지 못하며 이 밤을 힘들게 보냅니다. 엄니 제가 외롭지 않게, 용기 있게 계속 살아가게 해 주세요.
-엄니, 불러도 불러도 질리지 않는 어머니. 당신이 계셔서 행복합니다. 당신을 부르면 엄니가 대답하는 이 현실이 감사합니다. 지금껏 마음속에 절 두고 계셔서 고맙습니다. 어떤 고통 어떤 힘든 일이 온다 해도 엄니를 생각하면서 용기 잃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2014년의 편지 중에서
- 포기를 한다는 게 이 세상에서 제일 안 좋은 듯합니다. 옳은 일이고 바른 판단이라면 포기하지 않는 그런 정신이 꼭 필요한 듯합니다. 장사도 그렇습니다. 손님이 없어도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다보면 어느새 좋은 결과가 주어집니다.
- 혼자 누우셔서 누구하고 대화를 하시는가 봤더니 돌아가신 아버지와 대화를 하고 계시네요. 아버님께 서운한 게 많으셨는지 눈물을 흘리시며 말씀하시는 모습이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했고 평생을 착하게 살아온 엄니의 고단한 삶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2015년의 편지 중에서
- 돈을 세고 게신 엄니를 뵙습니다. 하루에 수차례 누가 주고 간 돈인지 하나하나 세시면서 심각한 표정을 하시는 우리 엄니. 돌아가시면 놓고 갈 돈인데도 하나하나 세시면서 밝은 웃음을 보이시네요. 제가 출근한다 하니 현관까지 나오셔서 손을 흔들어 주신 엄니. 어제는 바빴는데 오늘은 한가합니다.
-제 나이 12살 때, 정든 고향을 떠나면서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객지인 서울 생활이 고달프고 힘들 때마다 고향을 그리면서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그 고향인 전라남도 장성군 진원면 진원리 고산마을에서 다음 주 일요일 고산마을 큰 잔치가 열립니다. 효잔치입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고향분들이 많이 모여 잔치를 합니다.
2016년의 편지 중에서
-좋아하시면서 씨익 웃으시네요. 어릴 적, 아픈 몸에 가진 것 없고 배운 게 없어 잘할 수 있는 것도 없이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오로지 병환 중이신 어머니가 살아 계신다는 것이 전부였고,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것만이 희망이고 목적이었던 시절이었죠. 알고 보니 그것이 제 삶의 가장 값진 자산이었습니다.
- 사랑합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