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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파크

더 파크

(서울에 사는 일곱 사람, 그들의 공원 이야기)

김중혁 (감독), 오영욱, 유하준, 이유, 차우진, 대니 애런즈 (지은이), 최지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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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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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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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더 파크 (서울에 사는 일곱 사람, 그들의 공원 이야기)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사에세이 > 기타 명사에세이
· ISBN : 9791195391035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15-04-01

책 소개

서울의 공원과 그 주변을 둘러싼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일곱 명의 스토리텔러가 각기 다른 공원에 얽힌 추억을 들려주는 에세이가 수록되어 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곱 사람은 음악평론가 차우진, 건축가 오영욱, 패션디자이너 최지형, 뮤지션 대니애런즈, 모델 이유, 소설가 김중혁, 배우 유하준으로 서울의 공원들을 소개한다.

목차

프롤로그
서울의 크고 작은 공원들
비트가 넘실대는 유일한 장소 - 올림픽공원 차우진
과거를 향한 산책의 출발점 - 경복궁 오영욱
아이와 함께 거니는 울창한 숲 - 서울숲 이유
분주한 서울의 고요한 중심 - 남산공원 대니애런즈
모닥불 앞에서 보내는 따스한 하룻밤 - 노을공원 유하준
강남의 작은 섬 - 도산공원 최지형
한강에 가서 물을 바라보는 것 - 여의도한강공원 김중혁
에필로그

+부록 : 서울 가이드맵 일러스트북

저자소개

오영욱 (지은이)    정보 더보기
선을 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을 걸어서 넘었다.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을 걸어서 넘었다.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을 걸어서 넘었다. 볼리비아와 페루의 국경을 걸어서 넘었다. 페루와 브라질의 국경을 걸어서 넘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국경을 걸어서 넘었다.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을 기차로 넘었다. 독일과 폴란드의 국경을 기차로 넘었다. 폴란드와 벨라루스의 국경을 기차로 넘었다. 벨라루스와 러시아의 국경을 기차로 넘었다. 러시와와 몽골의 국경을 기차로 넘었다. 몽골과 중국의 국경을 기차로 넘었다. 중국과 북한의 국경을 넘었… 행복한 오기사 blog.naver.com/nifilwag 지금까지 전 세계 30개 국가를 여행하고 책을 쓴 여행 작가, 건축설계를 전공한 디자이너,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자선사업가, 건축기사, 시간강사, 방송인, 광고모델, 부동산 임대업자 등의 일을 두루 거친 후 서울 이태원에 정착했다. ‘오기사'라는 필명으로 더 유명하며,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깜삐돌리오 언덕에 앉아 그림을 그리다』『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 『인생의 지도』 『변덕주의자들의 도시』 『중국인은 왜 시끄러운가』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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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준 (지은이)    정보 더보기
배우는 마음으로 꾸준히 연기하는 배우, 유하준. 그는 2003년 <써클>을 시작으로 <비스티 보이즈>,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등 총 11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로맨스가 필요해3>, <당신의 여자>, <대풍수> 등 장르를 넘나드는 드라마를 통해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2012년에는 <아드레날린>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동료들과 캠핑을 즐기는 유쾌한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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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지은이)    정보 더보기
90년대 중반에 한 브랜드의 카탈로그로 데뷔한 이유는 잡지, 패션쇼, CF, 뮤직비디오 등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2003년에 결혼을 했고, 몇 년 뒤에 딸 야니를 낳았다. 그 이후로 그녀만의 육아 이야기를 담은 책 《리틀북》을 냈다. 결혼한 지 12년이 되어가는 이유는 여전히 멋진 모델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 담담하게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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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 (지은이)    정보 더보기
콘텐츠 산업 분석가. 음악과 디지털 산업, 문화 전반의 분야를 넘나들며 관찰자이자 연구자·작가·평론가 무엇보다 소비자로 살고 있다. 네이버를 비롯한 IT회사에서 콘텐츠를 기획하고 『매거진t』 등의 온라인 매거진에서 기자로서 산업 전반을 취재해 왔다. 음악 웹진 ‘weiv’의 편집장, 프리랜스 칼럼니스트, 스타트업의 콘텐츠 디렉터로도 일하며 20년 넘게 패션 매거진·시사 주간지·정보 기관지·일간지·웹 매거진 등에 다양한 글을 썼다. 2020년부터는 뉴스레터 ‘TMI.FM’을 발행하고 ‘MIT’(뮤직 인더스트리 토크)라는 오픈채팅방을 운영하며 디지털 산업 전반의 변화와 흐름을 여러 산업의 관점에서 다각도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더욱 ‘분야와 분야를 연결하는 사람’이라고 느꼈고, 그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더 많이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찾는 중이다. 『케이팝의 역사, 100번의 웨이브』(공저) 『대중문화 트렌드 2018』(공저) 『청춘의 사운드』 등을 썼고, 티빙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케이팝 제너레이션』(2023)의 스토리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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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애런즈 (지은이)    정보 더보기
미국 국적의 대니애런즈Danny Arens가 한국에 살게 된 것은 2008년. 세계를 자유롭게 여행하다 한국의 독특한 문화와 정서에 반해 이곳에 정착했다. 서울에서 그의 첫 직업은 영어 선생님이었고, 지금은 다국적 록 밴드 유즈드카세트Used Cassettes의 보컬로도 활동 중이다. 중저음의 묵직한 목소리로 사랑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방송 및 패션계에서도 활약하며 새로운 의미의 '서울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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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 (지은이)    정보 더보기
소설가. 메모 전문가. 종이에 낙서하기 전문가. 백여 개가 넘는 메모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며, 수백 권의 노트에다 메모를 남겼다. 그중 몇 개의 메모는 소설이 되었고 몇 개의 메모는 에세이가, 몇 개의 메모는 그림이 되었다. 그중 몇 개의 메모는 농담이 되었고, 그중 몇 개의 메모는 수면 위로 떠오를 때를 기다리며 잘 쉬고 있다. 2000년 『문학과사회』에 중편소설 「펭귄뉴스」를 발표하며 데뷔했다. 소설집 『1F/B1 일층, 지하 일층』, 『악기들의 도서관』,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나는 농담이다』, 에세이 『무엇이든 쓰게 된다』, 『뭐라도 되겠지』, 『영화 보고 오는 길에 글을 썼습니다』 등을 썼고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상, 이효석문학상, 동인문학상, 심훈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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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형 (감독)    정보 더보기
패션디자이너. 2007년, 브랜드 '쟈닛헤잇재즈'를 런칭하여 지금까지 꾸준히 서울 컬렉션에 참여하고 있다. 2011년에는 파리 컬렉션에도 참여했다. Seoul's 10 soul 최우수 디자이너 1인으로 선정된 적이 있고, 코리아 패션대상 지식경제부 장관 표창, 한국패션디자이너 연합회의 디자이너상 등 다양한 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매 시즌마다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새로운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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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올림픽공원 :: 음악평론가 차우진
어떤 장소는 원래의 의미대로 쓰이지 않는다. 당연하다. 그래서 올림픽 공원은 누군가에게는 도심 속의 레저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족들과 나들이하는 공간으로, 아이돌 스타의 콘서트를 볼 수 있는 장소로, 록 밴드의 무대를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 공간으로 여겨질 수 있다. 혹은 그저 가을의 낙엽을 물끄러미 감상하기에 좋은 조용한 공원일 수도 있다. 이렇게 다층적인 의미가 가능하다는 것이야말로 올림픽 공원이 특별한 장소라는 뜻일 것이다.
나는 이곳에 음악을 들으러 온다. 서울의 서쪽 끝에서 동쪽 끝으로 찾아온다. 공원의 입구에 들어설 때, 희미하게 음악 소리가 들릴 때,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사람들 혹은 예쁘게 꾸미고 재잘거리는 아가씨들을 볼 때, 여기가 특별한 장소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 이 드넓은 공원을 서울의 심장이라고 한다면, 쿵쿵쿵쿵-두근두근-쿵-쿵, 올림픽 공원은 그야말로 계절마다 비트가 넘실대는 유일한 장소다.
- 차우진의 <비트가 넘실대는 유일한 장소> 중에서

경복궁 :: 건축가 오영욱
아픈 역사조차 현재의 근거가 되는 법이다. 다사다난했던 경복궁의 역사는 오히려 현대의 광화문 일대를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권력의 중심이 창덕궁으로 쏠리며 서촌 일대는 정치의 변방으로서 독자적인 중인문화를 이루기에 적합했다. 북촌은 창덕궁과 경복궁을 잇는 양반촌이 되었다. 경복궁에서 덕수궁으로 이어지는 광화문 남쪽 일대는 장소적 상징성에 의해 제국주의 열강의 공관과 현대 서울의 업무 빌딩들이 지어졌다. 경복궁으로부터 파생되는 이런 다양한 역사의 스펙트럼은 어떤 게 우선이라고 할 것 없이 저마다 매력적이다.
굳이 피할 게 아니라면 광화문 일대의 여정은 경복궁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경복궁은 목적지로서의 점이 아닌 자유로운 산책의 출발점이 되기에 아주 적당하다.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는 유적이면서 광화문 일대의 시간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 오영욱의 <과거를 향한 느릿한 산책의 출발점> 중에서

서울숲 :: 모델 이유
2003년 스물네 살에 이른 결혼을 했고, 몇 년 후 딸 '야니'를 낳았다. 아이가 걷게 되자, 나는 아이의 손을 붙잡고 가까운 동물원이나 공원으로 향하곤 했다. 두 마리의 반려견도 함께. 우리가 요즘 자주 찾는 공원은 서울숲이다. 워낙 공간이 넓어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많은 탓에 올 때마다 아이와 탐험하듯 돌아다닌다. 아이에게 더할 나위 없는 놀이터이기도 하지만 어른인 나에게도 특별한 공간이다.
평소 말수가 적은 야니는 이곳에 오면 유독 여러 이야기를 재잘재잘 털어놓는다. 나는 그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 학교에서 친구와 있었던 일, 제주와 누드리 그리고 우리 가족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 나는 이때다 싶어 아이에게 궁금했던 것을 이것저것 물어본다. 셀카를 찍는 척 아이의 웃는 사진을 몰래 찍으며 혼자서 즐거워한다. 그러다 문득, '야니가 이 시간들을 기억이나 할까?'하며 조급해지기도 한다. 기억은커녕 더 크면 공부는 안 시키고 맨날 밖에서 놀게 했다고 투정부릴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뭐, "너 그곳에서 많이 뛰어다녔다고, 그곳에서 많이 웃음지었다"고 말하며 오늘의 사진을 보여주면 그만이겠지. 그러면 야니는 사진 속 어린 야니처럼 또 다시 해맑게 웃음짓지 않을까.
- 이유의 <아이와 함께 거니는 울창한 숲> 중에서

남산공원 :: 뮤지션 대니애런즈
처음에는 남산공원이 혼란스러운 서울의 중심에서 평온함을 지키고 있는 곳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나의 바쁜 삶 중심에 서서 고요함을 지켜주는 곳이다. 복잡한 서울에서 사는 것이 지치고 힘들 때가 있다. 그럴 때 남산공원을 찾으면 그런 마음이 슬며시 사라지곤 한다. 남산에 있을 때, 내 영혼이 그 평온을 닮아가는 모습이 좋다. 서울에 남산공원이 없었다면, 이곳의 삶은 내게 몹시 어려운 것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한국도 남산공원도 내게 어느 정도는 익숙하고 편한 곳이 되었다. 남산공원 길을 따라 조깅을 하다 보면, 남산을 낯선 표정으로 바라보는 여행객을 발견하곤 한다. 어색한 표정으로 두리번거리는 그들을 볼 때마다 처음 남산에 왔던 나를 떠올린다. 내게 길을 알려주던 사람들은 지금의 나와 같은 심정이었을까. 그들도 그런 나를 보며 남산을 처음 오르던 날을 추억했을지도 모르겠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길이 있지만, 분명 그 길을 처음 걷기 시작하던 날도 있었을 테니까.
- 대니애런즈의 <분주한 서울의 고요한 중심> 중에서

노을공원 :: 배우 유하준
우리 집은 노을공원 근처에 있다. 그래서 더 놀랐을지도 모른다. 집 근처에 이렇게 근사한 공원이 있다니. 새로운 놀이터가 생겼다는 사실이 기뻤다. 이곳은 2012년 <아드레날린>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하며 처음 찾았다. 캠핑을 소개하는 코너였기에 이곳에 오게 되었는데, 그로부터 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노을공원을 자주 찾는다. 서울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캠핑장. 한강을 등지고 하늘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곳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간단한 캠핑장비를 들고, 노을공원에 간다. 처음엔 캠핑이 불편한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제는 불편함 너머의 것들을 알고 있다. 혼자 하는 캠핑은 소음에 익숙한 나에게 안정을 주고, 친구들과 함께할 때는 지친 내게 웃음보따리를 선물해준다. 가족들과의 캠핑은 무뚝뚝한 나를 수다쟁이로 만들곤 한다. 시작은 누군가의 연락이었다. 함께 캠핑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거절했더라면 아마 평생 이런 즐거움은 모르고 지냈을 것이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의아할 것이다. '정말 캠핑이 그럴까? 집에 있는 게 더 편할 텐데'라는 생각으로 스쳐 보낼 수 있다. 하지만 한 번만 집안의 문턱을 넘어보면 어떨까. 분명 지금은 모르는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 유하준의 <모닥불 앞에서 보내는 따스한 하룻밤> 중에서

도산공원 :: 패션디자이너 최지형
패션디자이너로 일하는 시간은 언제나 6개월 앞질러있다. 가을에는 봄과 여름을, 봄이 오면 돌아오는 가을과 겨울의 옷을 디자인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 계절에 살고 있는지 미처 느끼지도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낼 때가 많다. 정신 없는 시간을 보낸 지 8년 정도 됐을까, 문득 잠시 멈춰 서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순간의 시간, 찰나의 바람, 자연의 색감, 계절의 냄새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절실해진 것이다. 어깨 위에 올려진 모든 짐을 내려놓고 어딘가로 떠나고도 싶었지만 현실은 이상과 달랐다. 무언가를 포기하는 대신,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일을 끝낸 평일 저녁이나 주말 낮 즈음에 공원에 찾아가 시간을 보냈다.
신사동에 사무실이 있을 때는 주로 도산공원으로 향했다. 힘든 시기를 그곳에서 보냈기 때문일까. 도산공원에서의 기억은 특별하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여유를 망각한 채 앞만 보고 달리는 나를 발견할 테지만 조급해하지는 않는다. 13년이라는 디자이너로서의 시간 동안 일과 휴식의 사이를 오가며 나름의 균형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휴식이라는 게 별건가 싶다. 좋아하는 공간에서 좋아하는 것을 하면 그만일 뿐이다. 나는 오늘도 동네의 작은 공원으로 향한다. 오늘 잘 쉬기 위해, 내일 잘 살기 위해.
- 최지형의 <강남의 작은 섬> 중에서

여의도한강공원 :: 소설가 김중혁
막다른 길에 이르렀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2000년 즈음, 나는 여의도의 한 신문사 문화부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무언가 괴로운 일이 있을 때마다 여의도 공원으로 달려가서 한강을 바라보곤 했다. 글을 쓰는 일은 힘들었고, 인터뷰를 하는 일은 더 힘들었으며, 인터뷰를 하기 위해 섭외를 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 기사에 대한 지적을 받으면 하찮은 나의 능력이 몹시 부끄러웠고, 섭외 거절을 당하고 나면 내가 쓸모없는 인간처럼 생각됐다. 나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계속해서 글을 쓸 수 있을까. 암담하고 참담한 마음으로 잔잔한 강물을 자주 바라보았다. 강물로부터 수많은 대답이 되돌아왔다. 물은 거울이 되어서 내가 어떤 모습으로 거기에 앉아 있는지 비춰주었다. 물 속에 초라한 내 모습이 어른거렸다.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자괴감이 '모든 것이 두렵다'는 무력감을 이길 때까지 나는 공원에 오랫동안 앉아 있었다. 공원에서 나올 때면 나는 조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거기는 막다른 길이 아니라 거대한 계단 같은 곳이었다. 앞만 바라보면서 더이상은 길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조금 위쪽을 바라보니 새로운 길이 있었다. 공원에서 나는 자신을 차분하게 바라보는 법을 배웠고, 한 계단 위로 올라서는 법을 배웠고, 쉬는 법을 배웠다. 세상에 막다른 길은 없다는 것을 배웠다. 길은 어디에나 있었다. 아무리 찾아봐도 길이 없다면 돌아나오면 되는 거였다. 돌아나오는 길도 엄연히 길이었다. 나는 계속 글을 썼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길이 없다고 느껴지면 다시 공원에 가서 물을 보았다. 그해 겨울, 나는 소설가가 되었다.
- 김중혁의 <한강에 가서 물을 바라보는 것>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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