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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5575930
· 쪽수 : 132쪽
· 출판일 : 2015-12-01
책 소개
목차
1. 새벽길
모내기 만남 새벽길 살고 있구나 그대 생각 어머니 울 아부지 1 울 아부지 2 당고모님 우리 누나 고마운 신문 소리 경주 법주 왕고들빼기 사월의 잔치 엘린 교토 호텔 적석산 누나 1 누나 2 경부선 와달비 기억 1975년 전방부대 삶 마르코 폴로 산양 어느 가을날
2. 간단한 이치
간단한 이치 봄을보았는냐 남해 야영 송산을 지나며 범석이를 생각하다 라면 반 사발 못머리 마을 행복 지리산 태몽(胎夢) 우리는 네팔로 간다 밥그릇을 씻다가 시험 채점 한 짝 노당 강상필 나의 사부님 의령중학교 도서실 쌍책중학교 못다 한 사랑은 봄 이야기 아름다운 삶에 대하여 비 오는 아침 개를 보면 그렇다 정리 이별
3. 노동의 밥
소진열 영전에 하늘님 전상서 내가 아는 사람 불편한 휴일 선거 혁명 오월이면 그리울 사람 노동의 밥 우리는 서울로 간다 이른 가늘에 벗을 보내며 별이거나 주님의 종이거나 자신의 노래를 배반하지 않은 사람 지독한 사회 대추리 1 대추리 2 중국 어느 인민에게 감사하다 부끄럽고 부끄러워라 미군 폭격에 학살된 양민들의 넋을 기리며 한 많은 한반도의 여인아 목소리 별처럼
발문 1 고비마다 함께한 우리의 동지 정해숙
발문 2 의병장 같은 사람 김영만
시인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울 아부지 2
지게도 가꾸리도
흰 고무신도 벗어 놓고
칠 년 전에
노환으로 등창이 나서
우리 아버지 돌아가셨다
그 동네에서는
꿍꿍 일만 하지 않으시고
편히,
잘 썩고 계실까
― 「울 아부지 2」
삶은 달래며 사는 것이다
바위의 이끼가 물을 머금고 돋아나지만
겨울이면 바짝 말라서 스러지듯이
살다가 가는 것이다
제 빛깔대로
제 모양대로
삶이란 장애를 딛고 사는 것이다
세상에 상처 없는 육신이며
영혼이 어디 있는가
우리는 상처를, 영혼을
보듬고 핥으며
가는 것이다
― 「삶」
나는 확실히 안다
컴퓨터를 쌀 대신 먹을 수 없다는 것을
여러분도 다 안다
자동차로 된장을 담글 수 없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은 너무도 잘 안다
전 세계 칠십억 인구 중에서
밥 먹지 않고 살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을
우루과이 협상에서
쌀만은 확실히 지킨다던
김영삼 대통령이나
하다 하다 안 되어서 농약 마시는 농촌이 아니라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겠다고 전 국민에게
간절히 약속했던 김대중 대통령도
아프가니스탄에 폭탄을 퍼부어대는 부시도
‘밥 안 무모 죽는다’는 것을 확실히 안다
손오공의 둔갑술처럼
붕어빵같이 생명을 찍어내는 유전공학자
실은 풀잎 하나 온전히 만들지 못함을 세상은 잘 안다
공산품 수출하여 돈 벌기를 좋아하는 자본가도
비교 우위 농업정책 신봉하는 정부 관리도
수출 전략 짜는 경제학자도
납이 든 갈치를 먹으면 배가 아프고
방부제 완벽한 미국산 밀가루 먹으면 소화 안 되는 것을
잘 안다
우리는 안다
누가 이 세상의 밥을 만드는지
누가 이 세상 인류의 식량 창고인지
왜 밥을 먹어야 하는지
밥이 하늘님이요 하늘님이 밥이요
밥이 농민이요 농민이 하늘님이라는 걸 잘 안다
지난 역사에서나 동물의 왕국에서도
제 밥그릇 제가 챙기지 않으면 산목숨이 아니다
겨레의 운명도 마찬가지
노예가 되어 스러진다는 걸 이제야 깨쳤다
알고 보면 이치는 간단하다
‘農者天下之大本(농자천하지대본) 밥 안 무모 죽는다’
― 「간단한 이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