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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세계일주여행 > 세계일주여행 에세이
· ISBN : 9791195592395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19-11-17
책 소개
목차
prologue
Lost&Found - 볼로냐
프레고, 프레고 - 포지타노
뒤섞인 기억 - 베니스
초승달의 크루아상, 두 개의 방 - 피렌체
떠나간 고양이들의 밤 - 니스
팬케이크의 부엌 -엑상프로방스
할아버지의 커피 - 아비뇽
마카롱의 아침 - 파리
그것은 마법의 순간 - 볼리비아
주저하는 토스트 - 인도
바다 위의 식탁 - 발틱해
사우나의 밤, 무민의 아침 - 헬싱키
빙하 맛의 사과 - 노르웨이
시나몬 시리얼과 바닐라 요거트 - 스웨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진한 커피가 몸속을 타고 흐르자 쓰지 않던 근육들이 하나둘 살아나기 시작한다. 아침 일찍 눈을 뜨고, 부지런히 샤워를 하고, 낯선 사람과 인사를 나누고, 남이 차려준 아침을 먹고 오늘도 끝내주는 날씨군, 하며 식당 안에 가득 퍼진 레몬 빛 햇살과 신선한 바람에 감동한다. 여행의 근육이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저녁과 새벽 사이, 홀로 밤을 보내는 데 익숙해져 있던 근육들이 달그락, 달그락 움직이기 시작하는 기분이 간질간질하다. 커피를 더 마실 수 있겠냐고 묻자 할아버지는 프레고, 프레고 하며 다시 한가득 주전자를 채워준다. 프레고의 아침이 시작된다.
많이 보는 게 중요하지 않아질 때가 오지.
오래 전, 여행 선배들이 말했다. 그 말은 신묘한 점쟁이의 예언처럼 딱 맞았다.
많이 보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을 시간 들여 천천히 보고 싶다. 먹는 것과 머무는 곳에 좀 더 돈을 쓰고 무엇을 보기 위해 조바심 내거나 안달내지 않고 싶다. 전전긍긍과 근심걱정은 돌아가면 차고 넘치게 할 수 있다. 우선은 아침을 든든히 먹는다.
니스에 머무는 동안 생활은 간소해진다. 바게트 빵과 와인 한 병, 그리고 과일 약간. 매일 지나치는 시장과 집 앞 가게에서 사는 것으로 족하다. 집을 쓸고 닦아 청결을 유지해야 할 의무도 없고, 한꺼번에 일주일치 장을 봐서 냉장고를 채우고 비워내야 하는 고단함도 없다. 일상의 일들은 저만치 물러나고 유예의 시간이 조용히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