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에스더 대화록

에스더 1장│화통한 성격의 아하수에로. 강하게 드러나는 외적 성향은 내면의 약점을 방어하는 기제라는데, 보여지는 아하수에로가 아닌 진짜 아하수에로는 어떤 사람일까?

에스더 2장│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말은 지혜의 가장 힘있는 도구이다. 말을 지혜롭게 하기 위해선 여유가 필요한데, 이 여유는 무엇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에스더 3장│ 예상치 못한 갑작스런 행운에 하만은 얼떨떨하다. 아마도 자기한테 왜 이런 상이 주어졌는지 알지 못했을 것이다. 모든 결과에는 과정이 있다. 불쑥 나타난 행운을 맞이했다면 반드시 과정을 찾아보아야 한다. 그래야 이 행운의 용도, 즉 사용법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아하수에로는 왜 하필 하만에게 이런 상을 내렸을까?

에스더 4장│ 모르드개는 에스더의 대답에 입장을 바꿔 아버지로써 말을 전하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해도 딸의 목숨이 걸린 행동을 요구하는 것인데, 모르드개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왜 이렇게까지 해야만 했을까? 만약 에스더가 끝까지 거부했다면 모르드개도 포기할 수 있었을까? 포기할 수 없었다면 모르드개가 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이 있었을까?

에스더 5장│ 3일을 금식하고 아하수에로를 찾아간 에스더. 무언가를 원할 때 금식은 간절함의 표현일 수도 있지만 하나님에 대한 협박 혹은 거래가 되기 쉽다. 에스더는 왜 금식을 했을까? 그리고 그 3일간 어떤 기도를 했을까?

에스더 6장│ 하만은 모르드개에게 왕의 영예를 전하며 굴욕감을 느낀다. 영예를 받는 자도 영예를 전하는 자도 영광스러울 것인데 하만은 왜 굴욕감을 느낀 걸까? 상대가 모르드개가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하만이 왕의 총애를 얻기 전에 이 일을 수행했어도 똑 같은 굴욕감을 느꼈을까?

에스더 7장│ 전혀 의도치 않은 상황에서 화를 입는 하만에게 오해를 살만한 상황이 계속해서 벌어진다. 흔히들 안 좋은 상황은 한꺼번에 찾아온다고 하는데, 이 상황에서 하만이 해야 했던 지혜로운 행동은 무엇이었을까?

에스더 8장│ 성경을 읽고 난 뒤 에스더를 생각하니 외모보다 말이 떠올랐다. 그 정도로 그녀의 대화법은 아름답다. 에스더는 무엇에 초점을 맞추고 대화를 하기에 말을 이리도 아름답게 할 수 있었던 것일까?

에스더 9장│ 에스더의 지혜. 과연 지혜로운가?

에스더 10장│ 에스더의 편지

#대화록
하닥_ 에스더 왕비님, 이 칙령을 좀 보십시오.
에스더_ 칙령이요? 이리 줘보세요…… 아니, 이게 뭡니까?
하닥_ 칙령에 써있는 대로 유다 민족이 위험합니다. 이 일은 모두 하만이 꾸민 일이라 합니다. 이 일을 위해 왕의 금고에 은 1만 달란트도 헌납하겠다 합니다.
에스더_ 왕께서 그걸 받으셨습니까?
하닥_ 아닙니다. 돈은 거절하셨다 합니다. 허나 인장 반지를 빼주셨다 합니다.
에스더_ 이런…… 어찌 그런 사악한 자가 있단 말입니까? 어찌 그런……
하닥_ 모르드개님께서 왕비님께 '왕께 가서 자비를 구하고 민족을 위해 간청해 달라' 전하셨습니다.
에스더_ 제가요? 제가 무슨 자격으로 그럴 수 있겠습니까? 전 할 수 없습니다.
하닥_ 그럼 어찌합니까?
에스더_ 아버지께 전하세요. '왕께서 부르시기 전에 왕께 다가가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합니다. 단 하나, 왕께서 금으로 된 규를 내밀 경우에만 목숨을 부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왕께 부름 받지 않은지 30일이 지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어찌 왕께 나아갈 수 있겠습니까?'

***

하닥_ 왕비님께서 이렇게 전하라 하셨습니다.
모르드개_ ……
하닥_ 모르드개님, 왕비님의 말씀도 틀린 것이 아닙니다. 왕비님의 입장을 이해해주십시오.
모르드개_ 내 딸 에스더에게 이렇게 전해주십시오. '네가 유다 사람들 가운데 혼자 왕의 집에 있다 해서 이 일을 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라. 네가 만약 침묵한다 해도 유다 사람들은 위험에서 벗어나 구원을 얻을 것이다. 허나 너와 네 집안은 그 일로 망할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때를 위해 너를 왕비의 자리에 오르게 하셨는지 누가 알겠느냐?'

#작가의 질문
모르드개는 에스더의 대답에 입장을 바꿔 아버지로써 말을 전하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해도 딸의 목숨이 걸린 행동을 요구하는 것인데, 모르드개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왜 이렇게까지 해야만 했을까? 만약 에스더가 끝까지 거부했다면 모르드개도 포기할 수 있었을까? 포기할 수 없었다면 모르드개가 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이 있었을까?

#작가의 통찰
모르드개는 고지식하다. 이 단어가 그를 나타내는데 대표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런 고지식함이 모르드개의 달란트다. 이 달란트는 어떤 환경에서 사용되느냐에 따라 최악이 될 수도 있다. 하나님은 이 역사적 사건을 계획해 이후 세대들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남기길 원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모든 등장인물들을 만나게 하셨고 특별히 수동적인 에스더 곁에 모르드개를 두셨을 것이다.

어떤 시각으로는 모르드개의 이 고지식함이 모든 사건의 발단이라 볼 수도 있다. 모르드개가 성문을 서성거리지 않았다면, 모르드개가 에스더를 후궁으로 보내지 않았다면, 모르드개가 자기 민족이 처한 상황을 유연하게 대할 수 있었다면, 모르드개가 하만에게 그렇게 뻣뻣하게 굴지만 않았다면 이 사건은 벌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 무엇보다 민족을 먼저 생각한 모르드개는 이후 아하수에로의 총애를 얻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권력을 얻는다. 그런 모르드개는 아마도 모든 일에 유다 민족을 먼저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후의 유다 민족은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었을까? 안정적인 삶은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행복한 삶을 누렸을지 에는 물음이 생긴다.

너무 강한 고집, 원하는 것만 바라보는 외골수적 성향, 다른 이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듯한 판단과 행동, 무엇보다 민족을 구했다는 역사적인 사실이 그를 더욱 고지식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이것은 불안정할 때에는 유익한 효과를 일으키지만 안정적일 때에는 억압이라는 역효과를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아마도 모르드개는 민족을 혹은 백성을 어린아이 대하듯 하지 않았을까?

이후의 삶이 어떠했는지 성경에 기록되지 않아 모르겠지만, 모르드개도 에스더와 마찬가지로 딱 이 사건까지만 역할을 했으면 싶다. 그렇지 않다면 그의 삶은 참 외로웠을 것이다. 큰 역할을 한 사람은 자신의 때가 언제까지인지를 알고,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