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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비는 올지라도

오는 비는 올지라도

박세현 (지은이)
오비올프레스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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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비는 올지라도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오는 비는 올지라도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5921805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16-12-09

책 소개

시인 박세현의 네 번째 산문집으로 시인의 문필적 일상과 문학적 잡념이 반영된 짧은 글 103편의 모음이다. 완성도보다 자유로운 재즈적 발상으로 쓰여진 글쓰기의 전범으로 읽히는 에세이다. 글 제목을 생존 시인들(김영태시인만 작고)의 문장에서 가져다 사용했다는 점도 이채롭다.

목차

아늬, 석등 곁에 밤 물소리
나는 모든 것에 서식한다
다시 실패하고 싶다
나는 딱 한번 나였던 적이 있다
산능선 밤물결 푸르다
정말 죄송합니다
운명이여, 나를 내버려두게나
어느날 문득 절필해봐야지
생의 외곽을 걸었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이게 무슨 시간입니까
전국에 비
슬픔이 없는 십오 초
혼자인 것에 기대어
싸구려 커피
열대야 같은 슬픔
파도는 어떻게 돌아오는가
언문으로 쓰여진 밤
개 풀 뜯어먹는 소리
다음 세상은 없다는 것을
저 푸르른 자유의 언덕
느닷없이 행방불명
행복하자
미량
이해하기로 하면 이해가 된다
길에 떨어진 여자 팬티처럼
첫 문장만 쓰는 시인
비만 오면 과부타령
평생을 다 보낸 자
빵빵한 허무주의
서대문구 홍은동 산 일번지
반짝이는 것들의 외로움
나를 생각하느라 너를 생각했다
환멸의 한 연구
바람이 불면 나는 언제나 가을이다
홑치마같은 풋잠
마음의 뒷골목
사람은 그래도 시는 괜찮다며?
빗소리에 어울리는 방식
다른 나라의 기이한 서적
나도 선글라스를 준비해야 하리라
생각이 아프면 내가 아프다
모든 허물어진 것들에게
어렴풋이 생각나오
너무 멀리 왔다
멀리 있으니까
구멍
외로움의 경계를 아는 나이
어둡고 뜨거운 식도
가끔, 아주 가끔
반정(半程)
흔들리는 편견이여
영혼의 지문
모르니까 쓴다
진실을 건져올리는 기술
흰 나무껍질이 눈부시게 빛난다
서로를 견디는 방식
곱게 미친 자의 다정한 혼잣말
저마다 불립문자
바람이 분다고 쓴다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야, 니는 어떻게 살았니?
나는 나에게 말한다
가을엔 시시한 게 좋아
홍대 앞 새벽 세 시
인천행 마지막 열차가 출발하였습니다
미시령
삶 이전의 삶
생의 조각전
몸이 없는 육체
세상이 한번 나를 탕진하니
어쩔 수 없이 우리 모두 잘 있다
다시는 의형제 맺지 말자니까
하나도 새롭지 않은 절망이여
정처없는 건들거림
정선으로 가자
너를 온전히 부를 날이 있을까
영혼의 동지들이여 단결하자
젊은 남녀가 목을 맸다
꿈과 삶이 섞인 자리
목련이 도착했다
누가 나를 씹나 보다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자
누구도 계속 쓸 수는 없다
노년은 가장 명징한 수난
마치
내 고통은 자막이 없다
어느 길손에게 잃어버린 노래를 물으랴
자유에 얽매이지 않고
우체국에 가면
내가 쓰고 내가 읽어야지
중얼거리다
난간
첫눈이 오려는 어느 헐한 저녁
나를 사랑할 수 없는 순간
박정만
죽기 사나흘 전
당신은 얼마나 나쁜 사람입니까
의식도 무의식도 갖지 않은 채
죽은 줄도 모르고
이게 사는 건가요
밤의 해변에서 혼자
가락으로만 생각할 것
뒷말

저자소개

박세현 (지은이)    정보 더보기
강원도에서 태어나 서울의 북쪽을 살고 있다. 고양이는 없다. 시집 ≪시를 소진시키려는 우아하고 감상적인 시도≫ ≪날씨와 건강≫, 장편소설 ≪페루에 가실래요?≫, 산문집 ≪봉평 세미나≫ 등 서른 몇 권의 책을 인쇄했다. 넌더리나도록 휘갈겼다는 뜻인가. 그래도 덜 쓰여진 시는 날마다 재구성되는 징그러운 욕망의 문제라고 본다. 1953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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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눈 떠보니 시월이다. 그것도 한가운데다. 어디를 둘러봐도 부신 계절이다. 시월은 몸 전체가 한 잔의 맑은 술이다. 외딴 절이다. 목탁 구멍이다. 혼자 있어도 취하고 책 없이도 취하고 음악 없이도 취한다. 취한다(이제 문장 부호는 쓰지 않기로 한다 부호들이 문장의 본능을 억압한다) 들길을 걸어가리라 쑥부쟁이 벌개미취들 정신없이 시들고 있는 길을 가면 나는 혼자여도 혼자가 아닐 게다 흔들리고 외롭고 홀망한 정신과 육체의 순간이 다 거기 있을 것이다 경망하게 말해서 시 한 줄 없이도 가슴 그득할 것이다 언어로 옮기지 않아도 시는 스스로 태어나고 성숙하고 사라지지 않는가 눈길 없는 길가에서 혼자 피어 혼자 부시게 제 몸에다 제 마음 부벼대다가 소멸하는 쑥부쟁이가 남 같지 않다 사람의 일이라는 게 부질없기 짝이 없는 줄 알면서 또 그 일에 손을 대고 또 대고 그것이 마음에 찰 리 없어 숫제 부질없음을 껴안고 투신한다 주지스님이 탁발 나간 암자에서 무박자로 목탁을 두드리다가 쫓겨나고 싶군 나는 도사가 아니다 합장 반 배 부질없음이여 오늘 아침 나의 법어는 저 아래 시 한 구절이다

아늬, 석등 곁에
밤 물소리 (황동규)


문득 밤이다 먼 친척같은 밤이 왔다 덥썩 손을 잡고 흔들며 반가와하기에는 좀 멀다 조금은 서먹하고 허전한 표정으로 서 있는다 덤덤한 눈빛 사이로 밤이 데불고 온 어둠이 살짝 얹힌다 살짝보다는 엷게가 맞을 듯 하다 엷게 살짝이 더 맞는 것 같다 이 밤은 어디서 출렁이며 왔는가 나는 공손히 물어 본다 밤은 말이 없다 소이부답(笑而不答)이다 바라보는 나는 나만의 리듬으로 심자한(心自閑)에 휩싸인다 이 밤의 정경과 정황은 무슨 뜻인가 해석불가다 조용하다 이 말 앞에는 수식이 필요하다 더없이 조용하다 한없이 조용하다 자의적인 해석은 이 밤을 그르친다 해석을 지운다 극락이 있다면 지금 이 순간 이 자리다 극락은 지극한 즐거움이다 극단을 삭제해버린 중심의 침착이 밤을 껴안고 있다 쉿 숨소리도 낮게 낮게 조금만 더 낮게 그리고 오직 맹물처럼 황홀하게 앉아 있으라 한 채의 꿈으로 앉아 있으렴 먼 친척같은 밤의 숨결에 귀를 주자 척추를 곧추 펴고 선승처럼 앉아서 우주의 담 너머를 관하자 나는 있다가 없고 없다가 있기도 한다 이 밤은 온통 나 나 나 뿐이다 봄이 섞인 밤을 검지로 슬쩍 밀어 본다 ‘언문으로 쓰여진 (누군가의 유서같은) 밤’(심재휘)이 기우뚱 한다


택시에서 내린 남자가 선 채로 택시비를 거슬러받고 있다 그런 게 눈에 들어온다 별 생각없이 그 장면을 건네다 본다 저렇게 거슬러받을 게 있었으면 좋겠다 거스름을 주머니에 넣으면서 아니 손바닥에 올려놓고 헤아려보는 순간이 우스개같다 내게 그런 게 남아 있지 않은 것을 약간 슬퍼하는데 바람이 휙 불고 신호등이 바뀐다 신호등이 가을바람에도 감응하는구나 아파트 주차장을 나올 때 동네 어귀의 나무들이 아주 차분해져 있었다 나무들이 발밑에 떨군 낙엽들이 스산하다 스산하다 스산하다 스산의 정점이다 백퍼센트 스산하다 스산하다 스산하다 세상과 작별하기 좋은 날이다 이런 날 누가 세상을 떠났는지 갑자기 떠오르지 않는다 모차르트 슈베르트 벤 웹스터 찰리 파커 마일스 데이비스 빌 에반스 모두 늦가을에 간 것 같다 아님 할 수 없고 소팽 콩쿠르 출신 조성진은 베토벤과 브람스는 만년에 음악이 가벼워졌다면서 가진 것들을 하나씩 버렸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스무살에 그런 것을 알다니 맹랑한 젊은이다 스무살 때 나는 멋모르고 신춘문예에 투고한다고 골 싸매고 돌아쳤는데 하나도 된 게 없다 시는 골 싸매고 하는 게 아니었다 뭘 몰랐던 것이다 그래도 뭘 모르면서 돌아쳤던 그 시절에 부디 축복 있으라 브람스처럼 뭔가를 버릴려고 하니 버릴 게 없네 가진 것 없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없는 것을 자꾸 버린다 그게 요즘 내 삶의 습작이다 ‘바람이 불면 나는 언제나 가을이다’ (최영미) 선풍기만 틀어도 이제는 가을을 느낄 것이다 텅 빈 나를 안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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