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작가. <사구려 출판소> 모임을 만들었다. 그녀는 글을 왜 쓰기 시작했을까. 글쎄, 아마도 중국이라는 가깝고도 먼 땅을 처음 밟았던 초등학교 2학년 시절부터였던 것 같다고, 까마득하게 얘기한다. 말은 안 통하고, 속은 답답하니 책 속의 글자들이 오히려 반갑고 즐거웠다고 한다. 그러니까 글은, 그녀에게 있어서 ‘자아’와도 같았다. 그녀는 하나의 글이 완성되었을 때는 마치 우물에서 한 바가지씩 물을 퍼내는 것 같다고 얘기한다. “그냥 꾸준히 한 바가지씩 퍼내는 거예요, 우물의 깊이는 나도 몰라요.”

작가. 가족과 친구들의 따뜻한 사랑을 먹고 사는 백수이다. 현재 국어 교사가 되기 위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26년을 살아오면서 한 번도 존재의 근원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날들이 없다. 내 글을 책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책을 내기까지 3년이 걸렸다. 그 사이에 몇 번 책을 낼 기회가 유예되기도 하고, 또 사진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하고, 시험에 두 번 떨어지기도 하였다. 하고 싶은 말도 많았고, 쓰고 싶은 글도 많았지만 이렇게 오롯이 책으로 표현하는 일은 ≪책≫이 처음이다.

작가. 이 세상이 지옥, 행복하고자 하는 게 정신병이라 생각하는 초긍정주의자. 이야기하길 좋아해 글쓰기에 적을 두고 티비와 영화 덕후가 되고자 한다.

작가. 말보다 글이 편해서 글을 쓴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과 가볍게 내뱉기 좋은 말보다, 수 번을 고쳐 쓰는 글 속에 숨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작가 오쿠다 히데오를 좋아하고 그렇게 쓰고 싶어 한다. 지은 책으로는 <그자그자남와여의>가 있다.

작가. 술안주 삼아 글을 쓴다. 기분 좋게 취한 채로 아무 말이나 중얼거려보고, 그 궤적을 모아 글로 담는다. 그렇게 쓰여진 글들은 맨정신으로 깬 이튿날 아침이면 대부분 휴지통으로 직행하곤 한다. 이 ≪책≫엔 휴지통행을 피해 살아남은 글들을 실었다. 평소엔 지독한 자존감 리스인데, 혼자 술을 마신 날이면 가끔 나르시스트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