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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96008154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17-09-25
책 소개
목차
구멍 穴 6
공장 工場 140
이모를 찾아가다 叔母を訪ねる 322
옮긴이의 말 330
리뷰
책속에서
신발 밑에서 우지끈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작은 하루살이가 나에게 덤벼들었다. 나는 숨을 멈추고 불안정한 제방 위를 살금살금 내려갔다. 딱딱한 것과 부드러운 것을 밟았다. 몇 마리가 날개 소리를 내면서 파다닥 날아올랐다. 큰 새가 강가에 홀연히 서 있었다. 스스로 빛을 내듯 부옇게 보였다. 강변에 패인 커다란 구멍에서 시할아버지의 머리만 불쑥 나와 있었다. 시할아버지는 강 쪽을 보고 있었다. 시할아버지를 따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 옆에 패인 구멍에 들어갔다. 부드러운 물체를 밟았다. 깜짝 놀라 보니 무언가의 눈이 깜빡이면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짐승이었다.
- 「구멍」 중
나는 어쩔 수 없이 내가 맡은 상자에서 종이를 집어 문서파쇄기에 넣었다. 한동안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문서파쇄기에 종이를 집어넣었다. 그리고 내 발밑에 놓아둔 상자 안에서 마지막 한 묶음을 문서파쇄기에 집어넣었다. 그 순간 나는 검은 새가 되어 있었다. 사람의 발이 보이고 팔이 보였다. 회색 덩어리가 보이고 녹색도 보였다. 바닷물 내음이 났다.
- 「공장」 중
“( … ) 사흘 후에 데리러 갔더니 이카리는 없고 이 개를 데리고 가라고 하잖아.”
“어째서 이 개가 아니라는 말을 안 하셨어요?”
“당연히 했지. 그런데 그쪽에서 ‘이 개가 당신 개예요. 저희들이 맡은 건 이 아이라고요. 정신 차리세요. 이 아이가 당신이 맡긴 이카리입니다. 자, 이카리라고 한 번 불러보세요. 보세요. 제대로 대답을 하잖아요’라고 계속 몇 번이나……”
“이카리!” 나는 개를 향해 이름을 불러보았다.
- 「이모를 찾아가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