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6270698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19-10-30
책 소개
목차
기억의 집 7
존재의 첫 번째 거짓말 35
이방인 63
붉은 뼈 89
시칠리아노 춤곡 119
인디언들의 사생활 147
존재의 두 번째 거짓말 179
창백한 기타 205
소설 속의 여름 233
해설 | 죽음을 건너는 애도의 시간 김양호 261
작가의 말 276
저자소개
책속에서
언니가 그녀와 얼굴을 맞대고 작은 쟁반을 사이에 놓은 채 바닥에 앉아 있다. 얇게 썬 고기를 언니 쪽으로 옮겨놓는 그녀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 있고 손으로 그것을 집어 먹는 언니 모습이 들떠 보인다. 잔치가 끝난 후의 부엌 같은 느낌에 나는 손으로 눈을 몇 번 문지른다. 기름기로 번들거리는 입가, 흔들리면서도 묘한 광채가 나는 눈동자, 언니의 모습은 잊었던 옛날이야기처럼 낯설고 슬프다. (「기억의 집」)
촛불은 지나치게 어두웠다. 식탁 위 음식을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지만 누구도 일어나 다른 초를 찾아 켜려고 하지 않았다. 그날 밤의 정전은 유난히 길었다. 아니 어쩌면 다른 집은 다 불이 들어왔는데 우리 집만 어둠에 묻힌 것인지도 몰랐다. 나는 숟가락으로 국을 떠 입안에 넣으며 갈치가 담긴 접시를 눈으로 찾았다. 은빛이 사그라지지 않은 토막 난 갈치가 식탁 위로 팔딱 튀어 오를 것만 같았다. (「존재의 첫 번째 거짓말」)
새벽, 비는 절망스러운 축복처럼 내리고 도처에 슬픔이 스멀스멀 지렁이처럼 기어 다니고 무엇보다도 따뜻했던 한 남자가 죽어가고 있었다. 나는 그의 죽음 앞에서 태연하게 슬퍼하지 못했다. 온전한 슬픔과 내통하지 못해 나는 괴로웠다. (「이방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