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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사진 > 사진이론/비평/역사
· ISBN : 9791196280147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20-11-10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01 이미지의 형성
· 빛과 이미지
· 원근법
02 복제의 이미지
· 지시
· 유사
· 기억
03 생산의 이미지
· 프레임
· 관점
· 시간
· 기록
04 표현의 이미지
· 재현
· 차용
· 구성
· 조합과 변형
색인
저작권
책속에서
기억
사진의 발명 과정을 보면, 사진이 기억을 오래 보존하고, 덧없이 사라져가는 존재를 영속화하려는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삶의 중요한 순간순간을 오래 기억하려 하고, 주변의 가족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친구들이 영원히 곁에 있어주길 바란다. 자신 또한 주변의 다른 사람에게 잊히지 않기를 원한다. 이는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려는 노력이다. 하지만 인간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기억을 보존하고 수시로 기억을 일깨우는 장치가 필요했고 사진은 그런 목적을 이루는 데 적합한 수단이었다.
사진은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이미지로 전환해서 보존한다. 사진이 보여주는 현실은 과거에 발생했던 현실에 대한 기계적인 복제이다. 사진 이미지는 실재와 완벽에 가까운 유사성을 갖고 있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실제로 있었던 현실을 똑같이 복제한다. 사진은 없는 것을 찍어내지는 못한다. 항상 실제로 벌어졌던 현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사진은 과거를 환기시켜 주는 이미지다.
사진은 옛일을 회상하게 만들고, 추억을 불러일으킴으로써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예전에 알고 있던 것을 다시 환기시키는 사진은 기억의 저장소와도 같다. 기억은 매우 개인적인 특성을 갖고 있어서 사진이 소환하는 기억은 그 사진을 보는 개인에게만 유효하다. 하지만 사적인 기억 외에도 집단이 공유할 수 있는 기억이 있다.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기억은 기록의 가치를 획득한다.
스트레이트 사진
스트레이트 사진이란 어떠한 조작도 가하지 않은 사진으로 미국 사진작가 알프레드 스티글리츠(Alfred Stieglitz, 1864~1946)가 공식화한 말이다. 피사체가 아무리 사소하고 보잘것없더라도 프레임 안에 들어오는 순간 그것은 이미 현실이기를 멈추고 본래 현실에서는 갖고 있지 않던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는다. 이는 이미 사진가가 그 현실을 자기 방식대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티글리츠가 ‘등가성’이라는 말로 제시한 사진의 미학이 그 예이다. 그가 찍은 구름 사진들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구름이지만 프레임 안에 들어오는 순간, 이미 사진가의 감정과 삶에 대한 태도를 담아내는 특별한 이미지가 된다.
스티글리츠의 스트레이트 사진 미학을 계승한 사진가들은 매우 사실적인 묘사가 오히려 추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형식주의 미학을 발전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