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logo
x
바코드검색
BOOKPRICE.co.kr
책, 도서 가격비교 사이트
바코드검색

인기 검색어

실시간 검색어

검색가능 서점

도서목록 제공

문학시간에 읽은 시

문학시간에 읽은 시

(시인교사의 시 수업 일기)

하상만 (지은이)
  |  
자이출판사
2019-04-01
  |  
14,000원

일반도서

검색중
서점 할인가 할인률 배송비 혜택/추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알라딘 12,600원 -10% 0원 700원 11,900원 >
yes24 로딩중
교보문고 로딩중
영풍문고 로딩중
인터파크 로딩중
11st 로딩중
G마켓 로딩중
쿠팡 로딩중
쿠팡로켓 로딩중
notice_icon 검색 결과 내에 다른 책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중고도서

검색중
로딩중

e-Book

검색중
서점 정가 할인가 마일리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로딩중

책 이미지

문학시간에 읽은 시

책 정보

· 제목 : 문학시간에 읽은 시 (시인교사의 시 수업 일기)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6358525
· 쪽수 : 216쪽

책 소개

시인이자 교사로 재직 중인 하상만 선생님이 문학시간에 시를 가르친 경험을 정리한 책이다.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실린 시 작품 스물일곱 편을 직접 골라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읽고 느낀 것들을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_
1.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랑했다 ∥ 겨울 바다_김남조
2. 지지 않으면 모란이 아니다 ∥ 모란이 피기까지는_김영랑
3. 윤동주는 어느 나라 사람인가? ∥ 참회록_윤동주
4. 이육사(李陸史)는 이육사(李戮史)였다 ∥ 절정(絶頂)_이육사
5. 사랑을 찾아 헤매었다 ∥ 질투는 나의 힘_기형도
6. 엄지, 검지, 중지 ∥ 가는 길_김소월
7. 사람들이 도시로 갔다 ∥ 농무(農舞)_신경림
8. 전쟁 속에서도 피어나는 휴머니즘 ∥ 초토의 시·8_구상
9. 나는 노동자가 아닌가 ∥ 저문 강에 삽을 씻고_정희성
10. ‘옥말다’의 뜻 아는 사람? ∥ 산수유나무의 농사_문태준
11. 백석을 그리워한 사람들 ∥ 여우난골족_백석
12. 나타샤는 누구인가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_백석
13. 절벽을 만나지 않으면 폭포가 될 수 없다 ∥ 폭포_김수영
14. 우리가 절망하는 이유 ∥ 땅끝_나희덕
15. 슬픔의 역설 ∥ 슬픔이 기쁨에게_정호승
16. 소 같은 사람들 ∥ 도축사 수첩_박형권
17. 오해는 사랑을 만든다 ∥ 너를 기다리는 동안_황지우
18. 외로움이 깊어지면 황홀해진다 ∥ 유리창_정지용
19. 의미보다는 느낌이 중요하다 ∥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_김춘수
20. 귀촉도에 대한 세 가지 이야기 ∥ 귀촉도_서정주
21. 외로움이 생기는 이유 ∥ 데생_김광균
22. 좋은 시는 누구에게나 좋은 시 ∥ 흔들리며 피는 꽃_도종환
23. 정의는 건강에 해롭다? ∥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_김광규
24. 무엇이 무서워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 목마와 숙녀_박인환
25. 모방시는 새로운 눈을 가지고 있다 ∥ 갈비뼈_박은혜
26. 단 한 줄의 시가 우주를 끌어당긴다 ∥ 쌀을 뿌려주는 것도_이싸
27. 시를 산문으로 쓰기 ∥ 서시_류시화
에필로그_어떤 것이 시인가

저자소개

하상만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2005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간장』 『오늘은 두 번의 내일보다 좋다』 『추워서 너희를 불렀다』 등의 시집과 『과학실에서 읽은 시1,2』 『문학시간에 읽은 시』 등의 교양서를 썼다.
펼치기

책속에서

겨울 바다
_김남조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의

물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

1.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랑했다

이 시의 화자가 엄마라고 생각해 보라고 했다. 그러면 ‘그대’라는 시어는 자연스럽게 아이가 된다.
청소년을 아이로 둔 엄마들의 최대 관심사는 성적이다. 성적을 올리려고 엄마들은 잔소리를 참기 힘들다. 엄마, 잔소리 좀 하지 마, 하고 말하면 엄마들은 이렇게 말한다. 다 너를 위해서 하는 이야기야.
엄마들은 아이에 대한 사랑을 멈추지 않는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할 만한 것들은 다 한다. 그 중에 하나는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것이다. 학원에 보내는 데는 돈이 든다. 아주 많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능력이 되는데 보내지 않는 부모는 없고, 능력이 안 되더라도 할 만큼 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그렇게 부모들은 노력을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해도 아이들의 성적표는 원하는 만큼 나오기가 힘들다. 이런 일들은 다음 학기에도 반복되기 일쑤다. 엄마는 괴롭다. 그러다 결국 깨닫게 된다. 아이는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구나.

“엄마가 너희들에게 잔소리 하면서 이게 다 사랑해서 그러는 거야. 그렇게 말하잖아. 그게 이 시에 나오는 ‘불’의 감정이야. 성적표가 나오면 엄마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어보았을 거야.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 이것 밖에 못 해. 그게 이 시에 나오는 ‘허무’의 감정이야. 나중에 엄마는 자식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데 그게 이 시에 나오는 ‘물’의 감정이라고 생각하면 돼.”
그렇게 생각하고 시를 풀어보면 ‘겨울 바다’에서 ‘겨울’은 성적표가 나오는 때가 되고 ‘바다’는 그것을 확인하는 공간이며, ‘미지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엄마가 바라던 성적 향상이 되고 ‘죽고 없었네’는 원하는 성적을 얻지 못한 엄마의 허무와 절망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나를 가르치는 건/언제나/시간……’라는 표현으로 볼 때 자식이라도 내 뜻대로 할 수 없음을 깨닫는 데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이 시는 남녀 간의 사랑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사랑하다 헤어진 사람들은 종종 겨울 바다를 보러 간다. ‘겨울 바다’를 그런 공간으로 생각할 때 ‘겨울 바다’는 이미 끝난 사랑을 돌아보고 정리해보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겨울은 사계절의 끝이다. 그러기에 모든 것이 소멸하는 어떤 시간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런 시간과 공간에서 생각하는 ‘그대’는 분명 사랑했던 사람이고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렸다는 것은 연인에게 준 사람이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 ‘미지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연인들끼리 꿈꿀 수 있는 결혼과 같은 행복한 결말이다.
시를 읽어갈수록 ‘겨울 바다’는 깨달음의 공간으로 바뀐다. 그래서 ‘끄덕이며 끄덕이며’하고 시인은 적은 것이다. 그러면 화자가 알게 되는 깨달음이란 무엇일까. 실패했기 때문에 절망하지 말고 실패를 인정하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일 것이다. 아이에 대한 사랑이든, 연인에 대한 사랑이든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는 언제나 다시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그런 영혼’이란 허무와 절망을 극복할 수 있는 영혼을 말한다.
나는 2연의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에 밑줄을 긋게 한 다음 아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글을 받아 적도록 했다.

우리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어떤 사람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생각이다. 이는 우리가 만든 개념이므로 결국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리스본 구석구석을 산책하며 일생을 보낸 페르난두 페소아의 글이다.
우리는 당신을 사랑했다고 믿기 때문에 허무해지는 것이다. 그렇게 사랑을 주었는데 내게 왜 그러냐고 우리는 따진다. 하지만 우리는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엄마가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거나, 사랑하는 연인에게 반지를 끼워주는 거나, 그건 모두 자기가 만든 사랑에 따라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받는 쪽의 입장에서는 사랑의 정의가 다를 수 있다.
나는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는 그게 다 나를 위해서라는 걸 명심해줘.”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도서 DB 제공 : 알라딘 서점(www.aladin.co.kr)
최근 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