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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6396978
· 쪽수 : 180쪽
· 출판일 : 2021-04-0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_5
1부
두루미·12
푸른 구름 붉은 구름·14
사강의 새·16
붉나무·18
살다 보니·20
흰빛·22
해바라기·24
물방울 속에서·26
소나무가 있는 풍경·28
꽃이 흔들리는 시간·30
고래의 섬·32
토끼·34
사각형 하늘·36
한낮·38
컵·40
밤 11시 10분의 피자·42
2부
저곳·46
적암·48
굿당집·50
나는 광렬이가 좋다·52
달을 따라온 여자·54
달밥·56
우리 동네·58
늙은 남자·60
목·62
지느러미·64
천 개의 머리·66
유수지를 지나며·68
죄송한 슬픔·70
또 다른 방·72
사과나무·74
평야를 떠돌던 독수리가 사라진 후·76
3부
저녁이 있는 삶·80
청년 김용균·82
잘 가라, 세상·84
비극을 위하여·86
오리 모양의 변기·88
할리데이비슨·90
벤자민·92
나의 노동으로·94
봄밤·96
경비실 앞·98
풀밭 위의 식사·100
30년·102
돼지 등뼈·104
추억의 내부·106
아름다운 독재·108
백종원 김밥·110
피의 스크린 도어·112
비누 경찰·114
흐린 저녁의 말들·116
4부
동지팥죽·120
메주네떡·122
귀산리 옛집·126
서창득 씨·128
꽃순이 할매·130
장사·132
예당선생유허비·134
오막살이 집 한 채·136
쑥골·138
유동나무를 기억함·140
어머니의 도살·142
신라의 달밤·144
열애·146
호랭이를 만나면·148
해설
허공이자 바닥인 불모의 시간과 마주하기 | 박일환·150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아하게 하늘을 날아가는 두루미는
모든 힘을 저 가파른 허공에 쏟아붓는다
한 철 집을 떠나며
허겁지겁 밥을 먹는다
두루미 울음이 목에 걸린다
―「두루미」 전문
붉나무는
봄에도 붉나무다
푸른 잎 무성한
여름에도 붉나무다
찬 바람 쓸고 가니
붉나무 붉어진다
얼어붙은 붉나무 잎
서릿발도 붉다
붉나무 가지가지
고요히 잠든 벌레들이
죽은지도 모르게 죽고
태어난지도 모르게 태어나고
붉나무 붉은 그늘
멧새가 죽어 있다
홀로 사는 새는
가슴이 붉어져 운다
―「붉나무」 전문
내 영정을 들고
내가 걸어가네
석탄가루를 뒤집어쓰고
부르르, 주먹을 쥐었다 펴면
핏빛 햇살 한 줌
저기 떨어진 내 머리
저기 끊어진 내 몸통을
내가 끌고 가네
맑게 빛나는 내 눈이
차갑게 감긴 내 눈을 보네
내 영정에 양복을 입히고
파란 넥타이 꿈을 동여매고
울먹울먹 절하네
스물다섯이 되지 못한
내가 먼저 가네
차마 돌아서지 못한 나를 안고
내가 울며 붙잡고 있네
―「청년 김용균」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