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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6413019
· 쪽수 : 226쪽
책 소개
목차
Intro
이 불편을 소설을 읽는 모든 분들께 / 006
감사의 말을 전하며 / 008
제1장 전역
새집 015 / 우체국 023 / 인연의 끈 029 / 단상 034 / 바람 기억 038 / 살아 있다는 건 043 / 귀 동냥 047 / 탈피 052 / 고추 밭 059 / 교회 사람들 063 / 풍문 068 / 추석 072 / 기수역 076 / 신두리 081 / 면 사무소 085 / 할머니 089 / 두레 093 / 어떤 상징 095 / 선을 안다는 것 098 / 염전 103
제2장 사고 유출
정답 108 / 사고 111 / 유출 115 / 공백 120 / 추상 123 / 대담 126 / 국지적인, 국가적인, 국제적인 129 / 등본 둘, 인감 셋 131 / 메기 효과 135 / 사회적 책임 138 / 긴급 생계비 141
제3장 수습
후임 150 / 계급 153 / 공무원 시험 156 / 따뜻한 밥 한끼 159 / 대상포진 162 / 여행 165 / 뜬 모 168 / 삶의 의미 172 / 인사이동 174 / 지역발전-도로 178 / 지역발전-개발 181 / 민원인 184 / 산유국 187 / 익숙했던 삶 189 / 목욕탕 192 / 일상 폭력 195 / 면민 체육대회 199 / 다시 12월 8일 203 / 부당 요구 207 / 매매 210 / 오해가 없게 213 / 기억과 피곤 216
저자소개
책속에서
오후 세시 반, 우체국 앞 빨간 우체통으로 다가간다. 꽉 차있는 묵직한 빨간 돼지 저금통을 잡은 느낌처럼 만족감과 기대감이 몰려왔다. 텅 빈 우체통이 대부분이었지만, 어떤 날은 한 통의 편지가 들어있었다. 정성껏, 서툴지만 꾹꾹 눌러쓴 글씨와 마주하게 되면서 누군가의 비밀과 보물을 훔쳐보는 것 같은 신비한 느낌이었다. 무슨 심정으로 편지를 썼는지 알 수 없지만 흔들리는 글씨는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었다.
휴가 중 병원에 있는 할머니를 뵈러 갔을 때, 할머니는 그를 보고 삼촌이라 불렀다. 마을에서 삼촌은 모호한 위치였다. 나이가 찬 사람이지만 결혼을 하지 않아 부를 호칭이 없거나 애매할 때 삼촌이라고 불렀다. 그가 할머니에게 손주가 아닌 삼촌인 이상, 더 이상 할머니를 볼 수 없었다.화 보다는 안타까움이었고 슬픔보다는 좌절이었다. 할머니에게는 그를 기억하는 부분이 있을지, 아니면 그를 알지 못하는지 알 수 없었다. 속상하고 답답해서 병원에서 이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