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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국독립서신

북국독립서신

문창길 (지은이)
  |  
들꽃세상
2019-06-20
  |  
8,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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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국독립서신

책 정보

· 제목 : 북국독립서신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6718701
· 쪽수 : 164쪽

책 소개

3.1운동 100주년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 민간공모 지원사업 선정 시집. '조선처녀 옥주뎐', '고 김순덕할머니의 난중일기', '조선누이 이옥선할머니의 란중일기', '지돌이할머니를 추모하며' 등의 시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목차

자서

제1부
조선처녀 옥주뎐 1
조선처녀 옥주뎐 2
조선처녀 옥주뎐 3
고 김순덕할머니의 난중일기·1
고 김순덕할머니의 난중일기·2
조선누이 이옥선할머니의 란중일기·1
조선누이 이옥선할머니의 란중일기·2
지돌이할머니를 추모하며
황금주할머니의 척왜분투기·1 외 1편

제2부
북국에서 독립서신
능곡동 임석이뎐 1
능곡동 임석이뎐 2
서울지하철역 노숙자 노씨의 1월 18일
나팔꽃 외 6편

제3부
소래포구 황씨
에어컨 수리기사 김종상씨
득량만 밀물들 때
샨족 처녀 메이져의 미소 1
샨족 처녀 메이져의 미소 2 외 5편

제4부
표현의 자유
줄리엣과 심심한 연애를
금정아 봉화야 내 딸들아
태백 광부들
랑군의 꽃파는 소녀 외 5편

작품해설

저자소개

문창길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58년 전북 김제 출생. 1984년 <두레시동인>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 <철길이 희망하는 것은> <북국독립서신>. 현 계간 ,창작21> 주간. 한국작가회의 회원. 창작21작가회 대표. 민족작가연합 공동대표.
펼치기

책속에서

북국독립서신


블라디보스톡의 밤은 유난히 차고 어둡다
이따금 석탄차들이 탄가루를 흩날리며
인민들의 희미한 삶을 덧칠하기도 한다
그 검은 안개 사이로 가로등 몇 개 움츠린다
구멍 숭숭한 담장 안에선
무언의 대화가 녹슨 영혼의 창틀을 흔든다
털모자를 깊숙이 끌어내린 채
북국의 어느 고샅을 지난다
아니 조선땅 충청골 살미진 유년의 고샅을
꿈처럼 운명처럼 척왜척사를 외치며
척박한 걸음을 옮긴다
게걸스러운 로스케의 취기에 찬 그림자가
전선의 팽팽한 혈맥을 더듬는다

내 슬픈 식민의 동포여
무명의 흰 옷자락을 흔들어라
척왜의 바람이 북국에서도 일었느니
한번쯤 아니 몇겁으로 스친 백의의 인연들
힘 좋은 조선사내의 무등에
희망찬 아이들을 솟게하라
저 순결한 앙가슴을 움켜쥐고
하냥없이 기다리다 흰 살결을 꼬집는
우리의 아낙들을 위하여
북국의 쨍쨍거리는 얼음강처럼
깨어 일어나라
이제야 다가올 독립조국의 아침을
우리 눈빛으로 숭고히 지켜야 하리니


고 김순덕할머니의 난중일기·1
- 찌든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지리산 산청에서 태어난 순덕이
가난한 농삿꾼 넷째딸년으로
송이버섯을 따고 담배잎을 엮으며
순박쟁이 덕스러운 열두살 가시내로 컸다
어느날 담배잎 줄에 엮다 시름겨워
마른 연기 한모금 내뿜던 아버지
일본 순사에게 끌려가 모진 매질을 당했다
우리가 키운 담배잎이 우리 것이 아닌
왜놈 것이라고, 몰래 빼돌려 피운 죄라고 했다
살집이 터져 그렇게 시름시름 앓다가
그 풍진 세상 토끼새끼 다섯자식과
청상 마누라쟁이 놔두고 떠났다
그것이 참으로 가벼운 아버지의 역사였다

식민의 삶은 삶이 아니었다
여름철 푸른 콩잎 따 말려
겨울 끼니로 삶아 먹었다 나무뿌리도, 시래기도
조선민의 양식은 그것이었다
물죽이고, 풀죽이고 닥치는대로
먹고 살다 어느덧 열일곱 가슴 봉긋한
무명저고리 검정치마 조선처녀 다 되었다

1937년 음력 정월 보름날이었다
일본에 취직시켜 돈 벌게 해 주겠다고
간살스런 조선남자 하나 처녀 공출하러
동네 고샅 뒤지며 돌아 다녔다
이 철딱서니 없던 순덕이년
돈 벌게 해 준다는 그 헛셈에 속아 그냥 따라 나섰다
몇 명의 또래 가시내들과 함께 정암마을 다리를 건너며
울고 또 울었다
큰 돈 벌어 오겠다고 서로를 부둥키며 울었다
그 것이 지 운명의 슬픈 서막인 줄도 모르고
철컹거리는 완행열차에 올라 부산 부두로 갔다
저 넓고도 깊은 바다 건너엔
청청 푸른 내 꿈을 이루어줄 세상이 있을거라고
순덕이년 나카사키행 연락선에 올랐다
처지가 비슷한 조선여자들 선창에 올라
하얀 손수건을 흔들고 흔들었다
어떤 이는 나보다 어린 동생뻘이었다
어떤 이는 돈 벌겠다는 욕심으로
젖먹이를 뿌리치고 달려 나왔단다
우리는 서로의 손등을 어루만지며
언니, 동생으로 말없이 흔들리는 파도를 따라
낯선 이국의 땅에 발을 디뎠다
바람도 눈빛도 차가운 나가사키항
부두가 여관에 우리는 노예처럼 부려졌다
아니 일본군 보초병 총구 앞에 철저히 감금 되었다
나는 물었다
“왜 우리를 여기에 가두나요?”
“우리는 무슨 일을 할 것인가요?”


고 김순덕할머니의 난중일기·2
- 검정치마 무명저고리 벗겨지던 날


왜국의 첫날밤 무언가 이상한 바람이 흘렀다
아니 무서운 명령이 금방이라도 왜군놈의 입에서
터져 나올것만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계급이 높은 군인에게
순덕이년 끌려나갔다 억센 팔걸이에 꼼짝 못하고
검정치마 무명저고리 벗겨져 나갔다
그리고 아 나는 이 순덕이년은
조선처녀의 순결한 알몸을 밟히고 또 밟히었다

아 그 날
그 날부터 이 순덕이년 조선 딸년이 아니었다
그 날부터 조선아낙으로 살 수 없었다
아 어머니 아버지 이제 이 년은 누구의 딸년으로
살아가야 되나이까
채송화보다 아름다운 백옥보다 하얀
낭랑 십칠세 조선가시내 순덕이년
긴 칼끝보다 더 날카로운 왜군놈의 그것이
가랑이를 찌를때마다 더 쓰라린 이름
일본군정신대로 또는 위안부로 불려 나갔다
그것이 나의 운명이었다 아니 이름이었다

또래 가시내들과 우리는 매일 밤 군대 막사 안에서
조선 진달래 붉게 지는 줄도 모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영혼이 내려다 보는 줄도 모르고
거친 숨 몰아쉬며 꽃사슴같은 슬픈 짐승으로
홍익의 어진 조국을 위해 백의의 어진 백성을 위해
승냥이 왜군들을 상대하고 싸워야 했다
우리의 꿈은 이렇게 무너지고 또 무너졌다
참으로 무지렁한 조선가시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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