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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97129728
· 쪽수 : 170쪽
책 소개
목차
1. 얼른 말에서 내리시오!
2. 백학이 날아간 자리
3. 황정승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4. 청사포엔 도깨비 배가 있다.
5. 김유신과 땅달보 소나무
6. 배씨 총각과 뱀다리 처녀
7. 동백섬에 인어가 산다고?
8. 금정산에 쏟아진 빛줄기
9. 소원을 말해봐!
책속에서
그런데 그해 장마철에 괴이한 일이 또 일어났어.
한 밤중에 뇌성벽력이 천지를 진동했지. 그 바람에 화지산 괴시암 바위가 산산조각으로 부셔져 버렸어.
‘아무래도 묘소를 잘못 쓴 걸까?’
정씨는 심상찮은 일들이 자꾸 생기자 걱정스런 마음이 들었어. 그래 정씨는 아들과 함께 동래부사가 살고 있는 개경으로 찾아갔어.
“선친을 화지산에 모시고 난 뒤, 알 수 없는 일들이 자꾸 일어납니다.”
“뭐, 뭐라고? 어서 나가게! 어서!”
선친을 화지산에 모셨다는 말에 동래부사는 깜짝 놀라면서 정씨와 정씨 아들을 자기 집에서 무조건 내쫓으려 했어.
배씨 총각이 보니, 아가씨의 허리 아래가 뱀인 거야. 다리가 있어야 할 곳이 뱀껍질로 뒤덮여 있었어. 배씨 총각은 놀라서 얼음처럼 굳었어. 세상에 위는 사람이고, 아래는 뱀이라니 얼마나 징그러워.
“어느 날부터 이리 되었지 뭔가. 고칠 수 있겠는가?”
영감의 말에 배씨 총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어. 배씨 총각은 뱀에 물린 사람을 고치는 법만 알고 있을 뿐, 뱀이 되어가는 처녀를 고치는 법은 모르니 말이야.
“신기한 꿈이야. 하얀 옷을 걸치고, 머리에는 하얀 두건을 쓴 관세음보살을 만나다니! 그 분이 앉은 자리엔 하얀 연꽃이 소르르 피어나고 향기까지 은은했어.”
보문사 주지 스님은 눈을 지그시 감고 빙그레 웃으며 바다를 내려다 봤더란다.
“관세음보살이 오색 무지개빛을 보문사에다 뿌려놓더니 용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어.”
용을 타던 관세음보살. 스님은 꿈속의 모습이 영 잊히지 않더라카네. 그래서 절 이름을 동쪽바다의 용궁, 즉 해동 용궁사로 지었다카더라.
그 뒤로 희한한 일이 벌어졌능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