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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스파이더맨

아홉 살 스파이더맨

한세경 (지은이), 김동영 (그림)
스토리-i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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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스파이더맨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아홉 살 스파이더맨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98221612
· 쪽수 : 112쪽
· 출판일 : 2024-10-10

책 소개

아빠의 부재로 늘 마음 한켠에 바람이 불던 난다는 그 허전함을 메우기 위해 학교에서도, 아파트 앞 바다공원에서도 말썽을 일으킨다. 아홉 번째 생일날, 취업준비생인 외삼촌에게 스파이더맨 슈트를 선물 받은 난다는 외삼촌의 강요에 못 이겨 똥꼬가 끼는 스파이더맨 슈트를 억지로 입게 된다.

목차

1. 봉사당번
2. 아홉 번째 생일
3. 도착한 택배상자
4. 유채꽃밭에서
5. 콜라분수
6. 할아버지 병문안
7. 술 취한 아저씨
8. 나쁜 스파이더맨과 악당들
9. 마음에 뚫린 구멍

저자소개

한세경 (지은이)    정보 더보기
초등교사 시절 부산일보 신춘 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어 동화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즐겁고 재미있는 이야기, 때로는 슬프고, 속상한 이야기들을 동화에 담고 싶었지만, 학교생활은 늘 분주했습니다. 5년 전 명예퇴직을 하고 이제는 동화를 쓰면서 아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토닥토닥 어깨를 두드려주는 이야기, 가만가만 마음을 쓸어주는 이야기를 쓰기 위해 오늘도 아이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지은 책으로는 『작전명 쪼꼬미 리턴즈』, 『중고 엄마, 제발 좀 사가세요』, 『아홉 살 스파이더맨』 외 여러 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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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영 (그림)    정보 더보기
어린이 책에 관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어린 날들을 되찾곤 합니다. 그동안 『따라 온 바다』 『소리끼리 달달달』 『꿀벌의 수수께끼』 『토마토 연못』 『어깨동무 세 친구』 『끝나지 않을 꿈』 등에 그림을 그렸고 쓰고 그린 동시집 『한여름 소나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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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외삼촌은 티셔츠를 꺼내 들더니 가슴팍에 그려진 거미를 손가락으로 꾹꾹 찔러댔어요.
나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어요. 눈앞에 보이는 옷은 영화에서 본 슈트랑 달라도 너무 달랐거든요.
외삼촌은 옷을 입어보라며 자꾸 내 등을 떠밀었어요.
“어렵게 구해줬더니. 자꾸 그러면 이 삼촌 너무 서운하다!”
나는 마지못해 옷을 갈아입었어요.
“햐, 진짜 스파이더맨이 울고 가겠다. 정말 멋져!”
“이게 뭐야!”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정말 끔찍했어요.
꽉 들러붙은 슈트 때문에 몸매가 다 드러났어요. 볼록 나온 배에 참외 배꼽, 반으로 자른 수박을 엎어놓은 듯한 엉덩이. 고구마 같은 종아리에다가 다리 사이로 볼록하게 튀어나온…….
“외삼촌, 이런 모습으로 어떻게 나가?”
“스파이더맨이 헐렁한 옷 입는 거 봤어? 스파이더맨이 슈트 꽉 낀다고 밖에 안 나가디?”
외삼촌이 눈을 부라리며 언성을 높였어요.


“엥? 제 마음에 구멍이 뚫렸다고요?”
나는 걸음을 멈췄어요. 마음에 구멍이 뚫렸다면 병이 났다는 거잖아요.
“밥을 먹어도 배가 고프고, 뭘 하고 있어도 허전하고, 나만 외톨이가 된 것처럼 느껴지고…….”
“맞아요, 할아버지! 허전하고 심심하고, 뭘 자꾸 건드리고 싶고……. 그러다가 말썽 피웠다고 혼나고요.”
“그게 바로 마음에 구멍이 뚫렸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야.”
“할아버지는 제 마음이 보이세요? 참, 신기하네요!”
나는 할아버지보다 몇 걸음 앞서 걷다가 뒤돌아보았어요.
“혹시 할아버지 마음에도 구멍이 뻥 뚫린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제 마음을 다 아시는 거잖아요.”
“이 녀석이!”
할아버지가 꿀밤 먹이는 시늉을 했어요.
“난다야, 집에 가서 마음에 뚫린 구멍을 어떻게 메울지 생각해 봐라. 할아버지는 답을 찾지 못했다만 난다는 똑똑한 아이니까 찾을 수 있을 거야.”
할아버지는 아리송한 말을 남기고, 갈림길에서 손을 흔들었어요.


“쟤가 또 잘난 척이네. 너나 내복 같은 슈트 벗어버려라!”
점점 짓뭉개진 풀밭이 늘어났어요.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어요.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을 카메라 동영상 모드로 바꿨어요. 화면에는 풀밭에 난 자전거 바퀴 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났어요.
“야, 뭐하는 거야?”
악당 범석이가 고함을 질렀어요.
“당장 그만 두지 않으면 학급 톡에 다 올릴 거야!”
“뭐? 저 녀석이!”
“휴대폰 뺏어야 돼!”
자전거 세 대가 나를 향해 달려왔어요. 나는 자전거가 산책길로 나올 때까지 동영상을 찍은 뒤에 헐레벌떡 달리기 시작했어요.
“가짜 스파이더맨이 도망간다. 빨리 잡아라!”
범석이는 자기가 대장인 것처럼 일당들에게 명령했어요. 내가 아무리 빨리 달린다 해도 자전거를 당해낼 순 없을 것 같았어요. 숨도 차올랐어요.
“휴대폰 이리 내!”
자전거 세 대가 나를 에워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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