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영화이야기
· ISBN : 9791197205149
· 쪽수 : 250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1. 대화를 위한 전제들
1-1. 미메시스 역량
1-2. 대화와 이야기
1-3. 영화와 감응
2. 프레이밍 : 창작자와 세계의 대화
2-1. 프레이밍의 매트릭스
2-2. <기생충>의 프레이밍
2-3. <티탄>의 프레이밍
3. 감응 체계 : 영화와 관객의 대화
3-1. 감응 체계와 감응의 순간
3-2. <기생충>의 감응 체계
3-3. <티탄>의 감응 체계
4. 파토스 포멜 : 관객과 세계의 대화
4-1. 파토스 포멜과 징후적 영화
4-2. 완벽한 그물망 속 액체
4-3. 금발과 스킨헤드를 가로질러
5. 대화로서의 영화
나가며
부록 : 에피쿠로스적 전환
참고 문헌
미주
저자소개
책속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계관이 아니고 세계감이다. 세계와 나를 온전하게 느끼는 감성의 회복이 긴급한 과제다. 우리는 하나의 관점이기 이전에 무수한 감점이다.”(이문재)
영화는 시인이 말한 세계감을 회복시켜 주는 인생의 스승이자 친구이고 연인이었다. 결핍을 마주하게 하고, 욕망을 들끓게 하고, 그러다가도 찰나의 깨달음으로 삶을 뒤집고, 그러나 결국 한 발자국도 나서지 못하는 현실과의 괴리에 앓고, 마침내 울분을 토하며 지난 과거와 다가올 미래를 화해하게 하는 영화는 무엇보다도 늘 나를 충만하게 했다. 이 책은 영화에게 바치는 헌사이자, 영화가 보다 더 나은 오늘을 상상하며 보다 더 좋은 영화가 되기를 바라며 건네는 편지다.
생은 주고받음의 연속이다. 무엇도 주고받지 않는 생은 죽음과 다를 바 없다. 이 주고받음으로서의 생을 인식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영화가 내게 건넨 것과 내가 영화에게 건넬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지만 아무 것도 아닌 영화는 열병을 앓게 할 뿐 침묵했다. 그때 나에게 실마리가 되어준 것은 대안대학 지식순환협동조합에서 만난 맑스와 에피쿠로스였다. 맑스와 루크레티우스를 거쳐 에피쿠로스의 원자론을 만나면서 세계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못지않은 이 인식론적 전환은 나에게 ‘에피쿠로스적 전환’이 되었고, 영화와 생을 주고받는 여정 또한 변했다.
미메시스 능력은 아이들의 놀이Spiel에서 가장 눈에 띄게 나타난다. (…) 아이들은 자신이 경험한—보고 겪은—엄마, 아빠, 의사, 환자, 영웅과 악당을 따라 하며 즐긴다. 그리고 이 놀이를 수행적 연기와는 다르게 ‘자연스럽게’ 행한다. 성인들도 마찬가지다. (…) 연인의 표정과 몸짓만으로 연인의 상태를 알아챌 수 있는 건 미메시스 능력 덕분이다. 우리의 뇌는 타인의 표정과 몸짓을 가상적으로 흉내 내고, 이미 알고 있던 기분 혹은 상태와 연결 짓는다. 이 과정은 기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총체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당신은 이미 경험을 통해 알 것이다. 당신이 타인과 맺고 있는 관계는 미메시스를 통한 앎의 순간들로부터 만들어지고, 이 앎은 미메시스 과정이 축적될수록 점점 더 정교해진다. 미메시스 능력은 타인 혹은 타자라는 외부 세계와 ‘나’라는 내부 세계를 연결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전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