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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97225604
· 쪽수 : 164쪽
· 출판일 : 2020-11-20
책 소개
목차
서문
01 우연이 어떻게 기회가 되는지
02 삐뚤빼뚤의 미학
03 전기난로와 에어컨
04 우유 썩은 냄새
05 얼굴 모를 숱한 연인들에게
06 식구
07 취향
08 시급 만 원
09 할아버지 사랑해요.
10 추천해 주실 수 있나요?
부록 설거지
저자소개
책속에서
인생에서 경험할 일이 없을 것이라 믿었던 것들을 우연히 접하는 일이 생각보다 잦다. 또 생각지도 못했던 그것들이 당황스러우리만큼 마음에 꼭 들 때가 종종 있다. 그럴 때마다, 너무 한 가지 길만이 옳다고 믿으며 살지 말 걸 하는 후회를 한다. 그래서 이제는 후회하지 않기 위해, 조금 덜 망설이기를 시작했다. 우연히 접한 일에 매료되어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다는 충동이 들 때, 내가 선택한 그 어떤 삶의 모습도 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려고 한다. 여전히 어려운 일이지만.
-본문 '시급 만 원' 중-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연인들이 자신의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는 주문서를 읽는다. 그러면 비로소 그 마음들이 얼마나 예쁜지, 애틋함을 표현하는 방법은 또 얼마나 많고도 그토록 다 다른지를 깨닫게 된다. 내 애인을 떠올리며 주문서를 읽을 때면, 복잡하고 어려운 주문도 더는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보다는 받을 사람을 끔찍이 생각하는 정성이 마음을 절절하게 했다.
-본문 ‘얼굴 모를 숱한 연인들에게’ 중-
계속해서 퐁퐁 솟아오르는 눈물을 키친타올로 닦아내며 아무도 없는 부엌에서 엉엉 울었다. 거친 타올로 여린 눈가를 계속해서 문지르니 이내 눈가가 쓰라렸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그제야 실감이 났다. 그날 밤 어떻게 작업을 마쳤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느끼는 슬픔의 크기가 상상 이상으로 커 그 감정을 차마 실감조차 못 할 때도 세상에 기쁜 일은 끊임없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다른 이의 행복을 함께하는 것은 대부분의 순간 내게도 큰 기쁨이었으나, 이렇듯 극소수의 순간에는 너무나 견디기 어려운 일이 되기도 했다.
-본문 '할아버지 사랑해요.'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