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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232596
· 쪽수 : 156쪽
· 출판일 : 2020-11-30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프롤로그
1장
어린 날의 일상
첫 탈출
명예
벌식(罰食)
외도
비밀친구
언니의 탈출
2장
이렇게 살 수는 없다
세상에 눈을 뜨다
살아남는 방법
청소년 쉼터
정신병동
성장
나락에는 끝이 없다
3장
마침내 살해당하다
독립
검찰 조사
의절
새로운 인생
끝나지 않은 싸움: 현실의 벽
나는 길이 되고 싶습니다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벌식罰食]
엄마는 별안간 탁자 위에 있던 반찬을 바닥에 흩뿌리기 시작했다. 콩나물과 시금치가 바닥에 떨어졌다. 엄마가 명령했다.“너 주워 먹는 거 좋아하잖아. 주워 먹어.”(중략) 나는 모은 것을 손으로 집어 입으로 넣었다.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 소리를 지르며 울고 싶은 것을, 나는 그대로 입을 막고 바닥에 머리를 박아 참았다.
[아무도 믿지 않았다]
나는 여기저기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2010년대의 대한민국은 아동학대 같은 것은 믿지 않는 시대였다.모두가 내가 하는 말을 믿지 않았다.믿지도 않는 이야기를 사람들은 소문으로 잘만 퍼 날랐다. 그리고 그 소문은 내 부모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그러나 예상외로 그들은 태연했다. “그렇게 말하고 다니면 뭔가가 달라질 것 같아?” 여자의 비웃는 듯 한 한 마디였다.“그 사람들이 너를 믿을 것 같아?”
[탈출]
손가락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모친의 통화소리가 들렸다.
‘경찰을 부르려는 걸까. 내가 미쳤다고.’‘아니면 구급차라도 부르려는 걸까. 나를 정신병동에 가두기 위해서.’나는 멍투성이인 몸을 움직여 현관문으로 몰래 기어갔다. 주위에 인기척이 없는 것으로 보아 세 사람이 현관문에서 가장 먼 방 안에 있는 듯했다.나는 신발장 안에 있는 낡은 슬리퍼를 꺼내 신고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