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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606908
· 쪽수 : 316쪽
· 출판일 : 2021-11-03
책 소개
목차
추천사. 문장은 잔인하다 _ 나태주 시인
프롤로그. 그 시절 내가 가장 사랑했던 친구에게
1장. 한옥집의 세계로: 한옥집과 나
골목을 지나 나의 한옥집으로
이보다 강렬한 곳이 또 있을까
까치에게 헌 이를 남기지 못한 자의 저주
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그렇게 언니는 완전범죄를 꿈꾸었지만
독일제 파마 약의 비극
초코파이 한 개와 흰 우유 한 개
팔팔 끓던 솥뚜껑에는 왜 앉았을까
언니의 눈물
그 길에는 개가 살았다
꼬리가 긴 아이
그날의 설렘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는걸
토끼가 절구를 빻던 달과 깜깜한 밤하늘
2장. 한옥집은 그네들과 함께 꾸던 꿈이다: 한옥집과 사람들
코끝을 간질이는 그 방의 향기와 감촉은 그대로인데
한옥집에서 40년을 산 소년 이야기
오토바이 타는 여자
왕촌 살던 처녀
드가의 그림 속 발레리나 소녀들을 꿈꾸며
동자승 얼굴의 환영은 어디로
삶은 그렇게 이어지고
금슬 좋은 부부
3장. 한옥집을 나와 거리에 서다: 한옥집과 공주 이야기
이승도 저승도, 삶도 죽음도, 사람도 귀신도
그때 그 책들은 어디를 떠돌고 있을까
자수가 놓은 옷감들이 바람에 흩날리듯
창문 너머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
아카시아꽃 흐드러진 멧돼지 농장에서
환상동화의 한 페이지처럼
아름다운 것을 향하여
웅진과 고마나루와 유년의 신화 속에서
흐르는 제민천의 물소리도 맑구나
빛의 교회
4장. 한옥집이 써 내려간 이야기: 한옥과 집
그렇게 집은 한 생애를 마감했다
산으로 둘러싸인 마당 한가운데서 계절을 느꼈다
어디선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할머니의 식초병
상실은 그리움으로, 소멸은 추억으로
따스한 봄날의 생일잔치를
그때 그 이야기들은 황홀했었지
그 밤은 깊고 신비로웠다
한옥집 기와 위로 붉은 어스름이 내려앉고
공주에서 제일 좋은 집
잃어버린 것들
내가 살았던 집
에필로그. 유년의 꿈과 환상 가운데 행복했던 시간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두고 온 삶을 뒤로 하고 이방인의 삶으로 살아가던 어느 날, 그저 이대로도 괜찮다 싶던 어느 날, 병이 도졌다. 아니 중병이 시작됐다. 가슴이 먹먹한 병. 그리운 게 많아서 죽을 것 같은 병. 보고픈 이들이 많아서 마음이 터질 것 같은 병. 코로나 때문에 마음대로 오갈 수도 없고, 만날 수도 없는 이 먼 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하나, 글을 쓰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글을 써야 한다면 반드시 이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야 했다. 그 시절 내가 사랑했던 친구, 나의 한옥집에 대해. 이 이야기를 하지 않고서는 다음 걸음을 내딛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나의 블로그 닉네임은 ‘밤호수’다. 이웃들은 모두 나를 ‘밤호수 님’이라 칭하고, 언제부터인지 나도 내 이름만큼이나 ‘밤호수’라는 닉네임을 편안히 여기고 사랑하게 되었다. 어쩌면 실제 내 이름보다도 더. 그렇지 않은가. 내 이름은 내 의사와 상관없이 부모님에 의해 주어진 것이지만, 닉네임은 스스로 선택하여 만든 나의 또 다른 이름이니까. 사실 ‘밤호수’라는 이름에서 풍기는 차분함이나 고즈넉함은 내 성격과는 어울리지 않는 바이지만, 그 이미지는 누군가가 나에게서 떠올려주길 바라는 그림이기도 하다. 나의 글을 읽을 때 깊고 푸른 보랏빛 밤하늘, 달이 가득한 아름다운 밤호수를 떠올려 준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내가 사랑하던 집. 나의 유년의 삶과 추억이 가득한 집. 나의 유년과 가장 찬란한 시간을 꽃피우고 우리를 사랑하고 보호해주며 스스로를 지켜온 집은 우리가 그 집을, 장독대와 그 오래된 나무를 버리고 나왔을 때, 스스로의 생애를 이미 마감했다. 그리하여 나는 나의 집이, 나와 옛 집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다시 생명을 갖고 그리움의 색을 입기를 바란다. 사라진 옛집을 그리워하는 모든 이들의 기억에서 영원히 살아 있기를 소망한다. 또한 나의 옛집이 지금 그 집에서 사는 이들과 함께 그의 새로운 생의 주기를 아름답게 가꾸어나가고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