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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건축 > 건축이야기/건축가
· ISBN : 9791197635014
· 쪽수 : 132쪽
· 출판일 : 2022-03-27
책 소개
목차
14 Prologue 지층의 단면, 형태의 구축
20 EL ± 0 바다
30 EL 16.52 땅, 그리고 건축의 시작
46 EL 25.12 주차장: 효율과 시스템
60 EL 29.32 2층: 길과 진입
74 EL 33.32 3층: 아치의 반복
브랜드 스토리: 감각이 일렁이는 어나더 그라운드
102 EL 37.32 4층: 방과 테라스
114 EL 41.82 루프탑: 하늘과 바다의 이벤트
122 Epilogue 암남동의 새로운 물결
책속에서
부산의 암남공원은 상당히 흥미로운 곳이다. 수 만년 동안의 퇴적작용이 만들어낸 지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국가지질공원이면서도 부산 시민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매우 중요한 생활녹지공간이다. 바로 앞으로는 송도 바다가 펼쳐진다. 해안절벽, 수평선, 숲, 이렇듯 무수한 시간의 겹이 있는 장소에서 건축은 어떠한 의미를 내포해야 할까? 이 지층의 흐름을 어떻게 건축 공간으로 재현할 수 있을까? 배들이 쉬어가는 곳이란 뜻으로 ‘묘박지’라고도 부르는 송도 앞바다의 풍경을 어떻게 공간에 끌어들일 수 있을까? 카페라는 프로그램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이곳의 장소성은 어떤 모습으로 발현될 수 있을까? 이것은 내가 처음 이 대지에 머물며 던진 질문들이다.
> Prologue ‘지층의 단면, 형태의 구축’ 중에서
내 심상 속의 바다는 고요하지 않다.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목판화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처럼 역동적인 선을 가지고 있다. 한없이 고요한 수평선이 눈앞에 있다해도 나는 그 아래에 감춰진 거대한 에너지를 느낀다. 생계를 위해 매일 어둠을 뚫고 나서야 했던 어부들의 눈에도 바다는 경외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이렇듯 바다를 잔잔함보다는 힘의 근원이자 삶의 역동성으로 느껴왔기에 송도 앞바다의 풍광을 서정적인 이미지로만 해석하지 않고 색다른 모티브로 가져올 수 있었다.
> EL±0 ‘바다’ 중에서
구조체는 암남공원이 지니고 있는 지층의 풍경과 맥락을 같이한다. 특히 켜켜이 쌓인 지층 개념을 건물의 건축적 맥락으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지층의 상부와 하부의 흐름을 단서로 볼륨화하고 이를 구조적으로 패턴화하는 접근이 필요했다. 이러한 의미에서 지층 구조는 반복적인 패턴에 논리적인 근거를 부여한다. 무릇 지층이 시간의 퇴적 작용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라면 이곳의 건축은 그러한 형태적 모티브들이 반복되어 지층화된 결정체이다. (...) 반복되는 웨이브는 지층의 시간성을 담아내는 중요한 건축적 장치이자 바다를 향한 경외와 의미를 담는다.
> EL 16.52 ‘땅, 그리고 건축의 시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