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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97640070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25-09-23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빚과 빛
작가의 말
꿈꾸는 사람
나는 왜 그리는가
1991년 그 거리에서는
길을 찾아서
만남
쌍굴다리
기억 투쟁
헬리콥터 소리
오래된 기억과 낯선 대화
불온 도서
돼지
누가 짐승인가
빈자리
가리어진 죽음
검정의 의미
거룩한 몸짓
파묻힌 것들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고백
또다시, 마침내 ‘사람’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
새
얼굴
괴물의 모습
어떤 육아 일기
벽돌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노래
무채색 섬
모르는 사람들
이제, 빛이다
감사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정말 두려운 것은 의지가 무너지는 것이었다. 진짜 위협은 외부의 검열보다 내부의 검열이었다. ‘이건 그리면 안 되겠지’ ‘이러면 큰일 날 거야’ 하면서 끊임없이 스스로 사전검열을 하는 것. 자기검열은 더는 창작할 수 없는 상태의 예술가로 만든다. 당시 정부가 노린 것이 바로 이것이었던 것 같다. 창작자들의 순응과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아름다운 위선……._「꿈꾸는 사람」 중에서
굴 안과 철길 사진을 찍고 주변을 돌아보면서 사건의 순서를 파악하다 보니 어느덧 어둑어둑한 밤이 되었다. 낮과는 다르게 밤에 바라본 굴 안은 정말 소름 끼쳤다. 그 옛날 노근리 마을 사람들이 방치되어 있던 시신들을 수습한 이후에도 한쪽에 사람 비녀가 꽂힌 머리카락 뭉치가 보였다는 일도 있어서 공연히 가슴을 쓸어내렸다.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니 굴 안에서 메아리가 울렸다. 마치 나에게 말을 건네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한마디 말을 남기고 왔다._「쌍굴다리」 중에서
선생님은 젊었을 적 사진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하셨다. 가족들이 신상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해 그와 관련된 것을 전부 불태워 없애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를 기억하는 것은 이 세상에 없었다. 눈에 보이는 것들은 전부 사라지고 없었다. 그럼 무엇이 남아 있던 것일까. 오로지 기억이었다. 그 기억들이 이야기로 하나하나 공기 중에 흩어지면, 나는 그 흩어진 조각들을 잡아 흰 종이에 담아냈다.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그렇게 생명을 얻은 기억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또 하나의 역사가 되어 새롭게 다가왔다._「오래된 기억과 낯선 대화」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