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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 문학
· ISBN : 9791197641404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1-11-18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009
PART 1 꿈을 깰 것인가, 꿈을 꿀 것인가•013
-한 번뿐인 인생, 멋있게 살다 가자•015
-우리는 모두 리더입니다•019
-5% 드리고 1,000% 받다•024
-말레이시아, 인도 단기 선교여행•028
-지금 내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035
PART 2 고된 훈련의 시간•043
-로고스호프와의 운명적 만남•045
-미국 플로렌스에서 진행된 훈련•052
-400명 = 400개의 문화•060
-기초생존훈련 (BST: Basic Safety Training)•064
-페로 아일랜드에서 온 펨야의 간증•069
PART 3 떠다니는 UN, 로고스호프 (Logos Hope)•075
-400명의 무급 자원봉사자 •077
-성대한 환영식•082
-한국인 기도그룹•087
-첫 항해와 선상생활 •092
-칠레에서 온 발렌티나의 간증•101
PART 4 지식을 나누는 배•107
-100만 권의 책을 나누는 북십(Bookship)•109
-STEP (현지 자원봉사자 프로그램) •114
-로고스호프 커피클럽 •119
-남아메리카 아이티의 경제 협력 포럼•124
PART 5 도움을 나누는 배•129
-카리브해, 캐러비안 지역의 예측할 수 없는 재난•131
-자메이카 난민촌 재건을 돕다 •135
-힘들겠다, 기도하자•139
-누군가의 도움과 후원•141
-인도계 영국인 루주니의 간증•147
PART 6 희망을나누는 배•151
-내 기도를 잊지 않으시는 하나님•153
-과테말라 선발대 프로젝트•159
-칠레 마마, 마루 •168
-나니아 연대기, 최초의 아시아인 피터•172
-독일에서 온 시나의 간증•177
PART 7 모험과 실패, 그리고 성장•183
-11일간의 대서양 횡단•185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191
-카리브해 바베이도스에서 도진 섭섭병•196
-번아웃, 탈진•201
-코로나 바이러스, 패러다임의 변화•204
-새로운 꿈, 새로운 도전•208
에필로그•212
사진으로 보는 사역현장
저자소개
책속에서
한 번뿐인 인생, 멋있게 살다 가자
1997년 IMF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 등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신화를 쓴 대한민국은 다행히 부도가 나지 않았지만 그 여파와 진통은 엄청났다. 절대 망하지 않는다던 은행과 삼성, 현대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대우그룹과 기아자동차 같은 대기업들이 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졌다. 그 여파로 전국에 우리 아버지를 포함한 3만여 명의 사장님들이 도산했고 신용불량자가 됐다. 덕분에 요즘 것들은 어려움과 배고픔을 모른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나는 어려움과 배고픔이 무엇인지 알게 된 80년대 생 중의 한 명이 됐다. 세상이 한 순간에 바뀌었다. 어제 있던 집, 차, 편리한 삶이 오늘 사라졌고 몰랐던 배고픔, 서러움, 불편한 삶이 시작됐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는 한가지 긍정적인 변화는 우리 가족이 ‘선데이 크리스천’(교회만 오가고 믿음대로 살지 못하는 사람) 의 모습을 벗고 하나님께 매달리는 찐(진짜) 교인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다이어트 하는 방법은 다 알지만 실천이 어렵듯이, 귀에 딱지가 않을 정도로 듣던 머리로 알던 지식을 가슴으로 내려 나의 생활 속에 살아 있는 지식으로 만드는 일은 큰 도전이었고 변화였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히브리서 11:1]”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상황에서 믿음으로 사는 것은 매일매일의 연습이요, 훈련이었다. 실패하는 날도 많았고 원망하는 마음으로 보내던 날도 많았다. 하지만 해는 다시 떠오르고 새로운 날과 기회는 다시 주어졌다. 성경 속의 선지자 엘리야가 까마귀를 통해 빵을 먹었다면 우리 가족은 주변 사람들을 통해 밥과 김치, 반찬을 받아 먹었다. 어쩌면 그렇게 모자라지않을 정도만 딱 맞추어 채워졌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이익 집단인 학원에서 장학금을 받고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받았다.
하지만 모든 일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에 실망과 좌절하는 일도 많았고, 연애도 번번이 실패했다. 어렵던 집안 형편은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았고 모 교회는 여러 가지 이해관계의 충돌로 반 토막이 났다. 이제 막 정을 붙이기 시작했던 교회의 친구들과 집사님, 목사님이 어느 날 갑자기 보이지 않았다. 고달픈 날들이 꽤 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고생하고 응원하며 공부했던 친구들, 지적인 목마름이 있었던 나에게 충분히 공급해주셨던 국문학과 출신의 목사님, 멋지게 살고 싶은 고등학생이던 나에게 하나님 믿는 사람의 멋을 알려주셨던 중고등부 담당 목사님, 이유 없이 사랑으로 나를 안아주고 밥 먹여주고 기도해주신 주일학교 선생님, 뻔히 알고 있는 넉넉지 않은 형편 속에도 용돈하라며 내게 남 몰래 5만 원을 쥐어 주셨던 목사님, 새벽에 이름을 불러가며 사정과 형편을 두고 눈물 흘리며 기도해 주신 교회 어른들은 물에 빠진 나에게 구명조끼를 던져준 생명의 은인이었고 메마른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였다.
‘이토록 남을 돌보는 사람들의 에너지는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분들도 문제 많은 삶을 살아오셨을 터인데 사랑의 삶을 사는 본을 보여주셨다. 그것은 삶의 목표를 찾아 헤매던 나에게 좋은 참고 사항이 되었다. 무슨 일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여전히 알 수 없었고 일상 속 내 삶의 문제들도 여전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나누는 사람을 만나고 도전 받으며 조금씩 방향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돌아보면 방황을 하면서도 완전히 길을 잃지는 않았다.
2001년 한 분의 멘토 목사님이 내가 집에 없을 때 가정 방문을 하셨는데 쪽지 하나를 남기고 가셨다.
‘지현아, 보고 싶었는데 집에 없네. 한 번뿐인 인생, 멋있게 살다 가자!’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그렇다. 난 멋있게 살고 싶었다. 멋있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2004년 갓 대학생이 된 나는 새로 오신 목사님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은 전 세계인을 향한 것이라는 선교 이야기를 들었다. 머릿속은 호기심에 궁금한 질문들로 가득 찼다. 한국을 벗어난 적이 없었던 내게 세계 속의 하나님은 도무지 잘 그려지지 않았다. 국제선교단체 OM, 로고스와 둘로스라는 10,000톤이 넘는 선박을 타고 세계를 돌면서 선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생전 처음이었고 매력적이었다.
… 배를 타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본인들이 만난 하나님을 이야기하고 나눈다? 멋있다!’
군대를 다녀오고 대학을 졸업하면 꼭 한 번 타고 선교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학 생활을 하는 동안 간혹 배를 탔었던 사람들과 타려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들을 보면서 ‘의외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이 20대 청년이었기 때문이다. 신학을 공부하거나 사역을 전문적으로 준비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나도 할 수 있는 일일까?’ 어린 시절 축구선수의 꿈이 꺾인 후 딱히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마음이 움직였다. 오랜만에 도전하고 싶은 꿈이 생겼다.
우리는 모두 리더입니다
자라면서 꽤 많이 들었던 말은 ‘용미사두’다. 용의 꼬리가 되기보다는 뱀의 머리가 되라는 말이었다. 앞서서 이끌어나가는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린 시절의 나는 부끄러움이 많았다. 나서야 할 때면 칭찬보다는 평가받은 기억이 더 많았고 나도 모르게 타인의 시선이 두려워지는 바람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등 떠밀려 나서는 자리에 섰을 때 경험한 실패는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다. 매번 앞에 나서야 할 때면 마치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했고 심장은 터질 듯이 뛰고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무대 공포증’이 생겼다.
그러다 보니 더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고 완벽하지 않은 완벽주의를 가진 사람이 되었다. 나 자신의 불완전한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자존감은 바닥으로 향했고 스스로 리더의 자격이 없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내 상상 속에 존재하는 완벽한 리더의 잣대는 다른 사람들의 완벽하지 않은 모습에 실망하고 심지어 분노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사실에 좌절했다.
중학생 시절 부끄럽게도 친구를 괴롭히는 일을 장난으로 여기면서도 자신에게는 내가 꽤 정의로운 사람으로 생각하면서 살던 날들이 있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고 나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친구가 하루는 버럭 하고 처음으로 반기를 들었다. 놀랍게도 나는 충격을 받았다. 그제야 내가 친구를 괴롭히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눈앞을 막고 있던 안대가 벗겨진 느낌이었고 꽁꽁 싸매어 둔 쓰레기봉투가 터진 느낌, 내 치부가 세상에 발가벗겨진 느낌이었다.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믿어왔던 내가 부끄럽기 짝이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에 마음이 무너졌다.
하고 싶은 일도 누가 상을 준비해서 떠먹여 주지 않으면 하지 못했던 수동적인 나였다. 그저 환경에 끌려가던 나는 길을 찾지 못해 방황할 뿐이었다. 이렇게 철없던 나에게 선물같이 찾아온 청소년 사역에 ‘미친’목사님의 모습은 내 삶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예전의 시대 같으면 장가를 가서 부모가 될 나이에 어린이처럼 수동적으로 살지 말자는 도전은 나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흘려들을 수도 있었던 말이 왜 그렇게 뇌리에 박혔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그렇게 듣고 싶고 목말라하던 따듯한 격려이자 위로였고 도전이지만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아마도 성경 이야기가 이해되기 시작한 첫 순간이 아니었을까? 마치 내가 자기 민족을 돕는답시고 사람을 죽여버린,성경 속의 모세가 된 것만 같았다. 40년 동안 광야에서 생활하던 모세를 민족을 위해 쓰겠다고 다시 부르시는 하나님을 믿는것은 더 어려웠을 것이다.
“이제 내가 너를 바로에게 보내어 너에게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게 하리라. 모세가 하나님께 아뢰되 내가 누구이기에 바로에게 가며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내리이까. 하나님이 이르시되 내가 반드시 너와 함께 있으리라 네가 그 백성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낸 후에 너희가 이 산에서 하나님을 섬기리니 이것이 내가 너를 보낸 증거니라.”[출애굽기 3: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