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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7825699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22-05-15
책 소개
목차
사막으로 떠난 인어 _9
순정 _53
응급약 _77
겨울나비 _115
인어의 꿈 _147
원 써머 나이트 _185
공범 _213
영원한 낙원 _245
겨울 재킷 _269
기내식 _297
[해설] 김종회 : 곤고한 삶의 민낯을 넘어서 _327
작가의 말 _339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자그마한 소주잔을 엄지와 검지로 가볍게 들고 웃을 때의 미소는 뭐든 다 들어줄 것만 같았다. 너무 살가운 사람…. 예쁜 사람…. 소주처럼 달달하게 내 마음의 빗장을 녹여주고, 촉촉하게 나를 바라보는…. 장국영을 닮은 그의 눈빛을 언제라도 기꺼이 마주하고 싶었다. 내 앞에 놓인 소주잔을 가득 채워주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남자의 눈빛엔 호감을 뛰어넘은 신뢰와 안정감이 어려있었다.
백인 남편은 엄마에게 가방을 사주면서 무한한 우월감을 느꼈을 것이다. 북한처럼 말도 안 되는 나라와 수십 년째 힘겨루기나 하고 있는 엄마의 조국을 측은하게 여기면서 말이다. 본인이 엄마를 수렁에서 구원했다고 믿고 있을지도 모른다. 엄마의 나라에서 이루지 못했던 꿈들을 자신이 얼마나 손쉽게 이룰 수 있는지 증명하느라 신났을 것이다. 오믈렛와 토스트로 아침을 차리고 백인을 닮은 아이들과 잔디를 깎으면서 엄마는 과연 행복했을까? 나를 포기하는 대가로 엄마는 무엇을 얻었을까?
부푼 가슴을 안고 새해를 맞이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봄이 훌쩍 가버렸는지 모르겠다. 이제 곧 가을이라니, 잊혀진 여름은 잠시 쉬어 가는 경유지 같다. 환승역…. 아, 아직도 목적지에 이르지를 못했다는 말인가. 봄날 품어보았던 모든 기대와 꿈은…. 너와 하나가 되어 평생 해로하리란 약속은…. 잠깐 쉬어 가는 경유지였을 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