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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937729
· 쪽수 : 275쪽
· 출판일 : 2022-09-18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1장 개인주의가 허락한 다양성
• 그들의 색다른 동거
• 밥정은 없지만 깔끔함이 있지
• 사전 승인을 받지 않은 오지랖 금지
• 파티에 참석하려면 ‘남자’ 필수 지참?
• ‘패션테러리스트’와 ‘패션피플’의 도시
• I형이 E형이 되는 마법 같은 공간
• 다정한 약쟁이 친절한 노숙자
• 그 남자 그 여자 그리고 우리들의 ‘사정’
제2장 언어가 곧 문화라는 진리
• 나이를 잊는 나라
• 나이도 성별도 없는 이력서
• 영어가 인권이다
• 영원한 차선책을 선택하는 의지
• 그 때 그 시절 ‘라떼’에 갇힌 사람들
제3장 오, 필승 코리아!
• 캐나다엔 인종차별이 없다?
• 캐나다 정부와 대화할 땐 맥주가 필요해
• 햄버거 하나 ‘사딸라’라면서요?!
• 마트 경품 추첨 1등을 하려면
• 겸손과 과묵은 가난만 연장시킬 뿐
• 내 영어를 키운 건 팔 할이 고객센터
• 코로나보다 무서운 것
4장 감동과 질투의 순간들
• 혼나지 않는 아이들
• 나는 왜 애꿎은 신발끈을 그렇게 묶어댔나
• 곧 죽어도 낫 배드
• 이혼을 축하해 달라고?
• 휠체어가 날아다니는 나라
• 자연이 만드는 농담들
• 명품보다 힙한 깨진 아이폰
• 모든 컬러가 용서되는 곳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러다 정말 내가 입고 있는 원피스와 화장처럼 ‘적당하고 어설픈’ 미래가 나의 유일한 미래가 될 것만 같았다. 상상해보니 그건 싫어서 덜컥 겁이 났다”
사원증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매일 들락날락했던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고 회사 밖으로 나오자, 12월의 겨울 바람이 더욱 차갑게 느껴졌다. 알몸으로 황량한 시베리아에 홀로 서 있는 것 같은 두려움이 찬 바람과 함께 ‘훅’ 하고 파고들었다. 하지만 이미 사인(sign)한 사직서는 제출되었고, 사원증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었다.
“‘떠나보니 행복하신가요?’ 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나는 아직도 바로 대답하지 못한다. 안 좋은 건 아닌데 그렇다고 또 좋기만 한 것도 아니라서 Yes or No 로 대답할 수가 없다. ‘사람 사는 거 다 똑같죠, 뭐.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어요’하고 대답해오다 어느날은 문득, 그 질문이 다시 내게 물었다.
‘그래서 너는 진짜 무엇때문에 여기서 힘들게 버티고 있는 건데?’
답을 찾고 싶었다. 두루뭉술한 대답이 아닌 진짜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 있어야 하는 이유, 그리고 나는 정말 여기서 행복한 건지 알고 싶었다. 그러려면 나 자신과 긴 대화를 나눠야 했다. 2014년으로 돌아가 그 때의 나를 만나 이야기를 시작했다. 수 년을 적응과 생존을 위해 버텨왔지만 캐나다에 산다는 것에 대해서 어떤 것을 내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떤 것은 포기할 만한 것인지 “
“늦깍이 이민자로서 낯선 문화에서 산다는 것은 분명 어렵고, 불편하고, 성가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떠나지 않았다면 모르고 살았을 많은 것들을 몸으로 부딪히며 배웠고 나는 기꺼이 좀 더 불편해하며 아직은 조금 더 배우고 싶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전히 낯설고 어색한 캐나다와 조금 더 친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과 용기가 생겼다.
답답한 한국 사회를 하루 빨리 탈출하라는 이민 권유도 아니고, 캐나다가 ‘킹왕짱’이라는 캐나다 홍보도 아니다. ‘떠나보니 좋은가요?’라고 물었던 사람들의 질문에 7년 이란 긴 시간동안 단 한 번도 시원하게 대답을 해주지 못해 채무같은 마음의 빚이 있었다. 이 책은 그 질문을 한 사람들에게 바치는 나의 긴 대답이다. 퇴사를 한다거나 이민을 한다거나 하는, 삶의 굵직한 변화를 위한 도전은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아니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이민 가방을 들고 떠난 모습만 기억하며 나에게 부럽다는 말과 함께 용기가 대단하다고 덧붙이는 그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