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의 에덴 2

· 제목 : 서쪽의 에덴 2 (완결)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98041722
· 쪽수 : 500쪽
· 출판일 : 2022-11-30

제25장 주이민 - 낙원의 동쪽
제26장 한준호 - 악의 정체
제27장 민이주 - 그 사람한테 협상 같은 건 없어
제28장 주이민 - 새로운 진리의 움직임
제29장 한준호 - 드디어 정보가 주어졌다
제30장 민이주 - 내가 있어야 할 곳
제31장 주이민 - 지도자와 예술가의 공통점
제32장 한준호 - 천재의 디오라마
제33장 민이주 - 서서히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
제34장 주이민 - 통일된 세계를 상상하는 일
제35장 한준호 - 이야기가 될 수 없는 것
제36장 민이주 - 그녀가 갈 곳은 아무 데도
제37장 주이민 - 그 사람이 있는 곳으로
제38장 한준호 - 주이민의 섬
제39장 민이주 - 나를 통하지 않고는 그 사람을 만날 수 없어
제40장 주이민 - 어디에서 널 만날 수 있을까
제41장 한준호 - 서쪽을 향하여
제42장 민이주 - 나의 존재를 그 자체로 인정해줄 사람
제43장 주이민 - 조금도 변하지 않은 세계
제44장 한준호 - 서로의 중개자가 되는 일
제45장 민이주 - 어쩌면 사실이 아닐지도 모르는 기억
제46장 주이민 - ‘그녀에게’ 낙원인 세계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제47장 한준호 - 동물체험예술가의 죽음의 의미
제48장 민이주 - 다음으로 해야 할 일
제49장 주이민 - 너를 떠올리게 하는 사람
제50장 한준호 - 이야기를 끝낼 수 있는 방법
제51장 민이주 - 당신이 하고 싶은 일
제52장 주이민 - 함께 만들어갈 세계의 아이디어
제53장 한준호 - 언제든 다시 쓰일 수 있는 이야기
제54장 민이주 - 우리는 같은 세계에 있을 수 있을까?

노부인이 얼굴에 약간의 미소를 더 얹는다. 그녀는 언제나 그런 소리 없는 웃음을 얼굴에 띄워놓고 있을 것만 같다. 상대방이 그 표정을 따라 짓거나, 혹은 내 웃음은 어떠한가 하고 자신의 표정을 점검해보게 만드는 미소다. 그리고 그러한 표정을 짓는 데 노부인으로서는 그리 큰 수고가 들지 않는 것 같다. 어쩌면 ‘무표정’이야말로 그녀가 애써 지어야 하는 하나의 표정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한다.

그녀가 가진 열망이라는 건 어떤 직업을 갖는다든가, 무엇을 소유한다든가, 얼마를 벌어들인다든가 하는 구체적인 목표가 아니었다. 대충 이런 것이었다. 분명한 존재가 되어 사람들 속으로 스며든다. 나의 존재에 방해되는 요소는 모두 제거한다.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밤이 찾아와 있는 것처럼, 그들은 나를 받아들인다. 이러한 목소리가 마치 주술처럼 계속해서 그녀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러므로 그녀는 도시 한복판으로 가서 사람들 틈바구니 속으로 흘러들어가야 했다. 하지만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 속으로 열다섯 살짜리 여자아이가 ‘스며든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